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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가 둘이더라

 

1월 8일 낮 2시에 용산 웨딩코리아 5층 그랜드홀에서

우리 연맹의 박준형 동지와

보육노조 인천지부에서 일하는 박지영 동지의 결혼식이 있었다.

 

두 동지는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하고

둘 다 사회진보연대의 열심회원이기도 하다.

 

나도 좀 별나게 결혼식을 올렸지만,

이 결혼식은 몇 가지 특색이 있었다.

 

-주례가 둘이었다. 따라서 주례 말씀도 둘이었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결혼서약 대신에 "결혼에 대한 약속"을 신랑 신부가 낭독했다.

-낭독 직후 곧바로 신부, 신랑의 순으로 결혼에 대한 다짐어린 인사말을 했다.

-다른 곳에서 종종 보지만, 신랑신부가 동시에 나란히 입장하였다.

-가끔 있는 일이지만, 사회자의 역할을 주례가 거의 대신하였다. 사회자는 주례 소개, 신랑신부 입장 안내, 자기 소개만 했던 것 같다.

 

예식순서는,

신랑신부 입장/ 남성주례 말씀/ 여성주례 말씀/ "결혼에 대한 약속" 낭독/ 신부 발언/ 신랑 발언/ 신랑부모님 말씀/ 신부부모님 말씀(생략)/ 축가/ 신랑신부 행진, 의 순이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남성주례(박하순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장) 말씀, 여성주례(여성학자 조주은) 말씀, "결혼에 대한 약속" 낭독, 신부의 발언, 신랑의 발언, 신랑 아버님의 말씀까지 연달아 들어야 했는데, 나보다 젊은 주례들 말씀도 재미있었고(음미해 보려고 녹음까지 했었음^^, 신부와 신랑의 생김새와 능력에 대해서 한껏 추켜세우는 것은 여느 주례들과 똑같았지만 생동감은 있더라-) 신부와 신랑의 얘기도 쏙쏙 와 닿았다.

 

전통적인 결혼식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신부와 신랑이 생각하는 결혼의 의미를 잘 담기 위해서 꽤나 고심한 것 같던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번드르르한 예식장을 떠나서 다른 공간을 결혼식 장소로 선택했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두 동지의 결혼을 축하하고,

아마도 두 동지의 역작임에 틀림없을 "결혼에 대한 약속"을 덧붙인다.



박지영과 박준형, 우리 둘은 우리 자신의 의지에 따라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또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결합합니다. 우리의 우정어린 결합의 유대에서 서로는 고유한 성적 차이를 존중하고 그러한 차이에 근거한 각자의 권리를 갖습니다. 이에 따라 둘은 결혼으로 구성하는 가족의 성격과 각자가 속한 공동체의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의무를 서로에게 가집니다. 임신여부와 그 회수를 선택할 시민적 권리는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여성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고유한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재산을 소득에 상관없이 공동으로 소유합니다. 부득이한 경우, 공정하게 분할하거나 남은 사람이 그것을 물려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결합할 것을 우리는 약속합니다.

 

* 이 '약속'은 프랑스혁명기의 여성혁명가 '올랭프 드 구즈  Olympe de Gouges(1748-1793)'의 [여성의 권리와 여성시민의 권리에 대한 선언](1791) 중 "남성과 여성의 사회계약의 형식"에 따라 현재의 문제의식에 맞게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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