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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7
    5일째...(4)
    손을 내밀어 우리

5일째...

"눈을 감으면 깜깜할 겁니다. 어떻게 승리하는지 저는 보지 못할 겁니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이런 식의 선택을 해야 되는지, 그래야 한 발짝이라도 전진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속상하고 분합니다.

 

이름을 거론하자니 너무나 많은 동지들이 떠오릅니다. 저를 이만큼 건강한 간부로 활동가로 있게 해 준 소중한 분들. 저를 믿고 따라준 형님, 동생, 친구들. 이 의미있는 투쟁, 힘겨운 투쟁에 끝까지 남아 준 동지들 모두가 저에겐 희망이었습니다."

 

고 박종태 동지의 유서 중에서 눈에 밟히는 대목이다.

 

처음 문자로 그의 죽음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그저 우리나라 자살율 1위를 구성하는 하나의 사건인 줄로만 알고

곧바로 달려가지 못했다.

둘째날 아침 박 동지의 죽음의 의미를 뒤늦게 알고는

병원으로 달려갔고 촛불집회에 다시 가고 집회에 뛰어갔다.

 

유서를 되풀이해서 읽으면서

살아서 투쟁할 수 있는 동지가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 화가 났고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을 특별한 죽음으로 몰아세운 것이 아팠고

관짝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뜻을 새삼 확인하면서 진저리쳤고

동지의 죽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동지가 죽지 않았을 때보다 아주 쬐금밖에 더할 수없다는 것이 슬펐다.

 

이런 감정조차 

이미 여러 동지들의 죽음을 통해 익숙해진 것이라는 것도

나를 매우 부끄럽게 하고

하던 일을 자꾸 멈추게 한다.

 

...........

아무 것도 쓰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마음이 일렁거려서 몇 마디 끄적거려 본다.

오늘은 그의 주검이 발견된 지 5일째 되는 날이다.

 

빈소 앞

 

촛불집회 첫날, 5월 4일, 대전 중앙병원 앞

 

용역들과 경찰들, 5월 5일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촛불집회 둘째날, 5월 5일 저녁,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화물연대 투쟁결의대회, 5월 6일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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