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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5
    성탄절 아침에 읽은 시(4)
    손을 내밀어 우리

성탄절 아침에 읽은 시

아침에 일어나나자마자

신현림의 신간 <침대를 타고 달렸어>를 펼쳤다.

 

무심코 읽다가 눈이 번쩍 뜨이는 구절을 만났다.

 

무라카미 류의 '69'에서 나왔죠

"상상력은 권력을 쟁탈한다"고

이 시대에 딱 맞는 얘기죠

돌들이 사랑 넘치는 빵이 되거나

황사 대신 향기로운 장미꽃잎들이 불어오거나

전쟁터에 쏟아진 포탄이 빼빼로 과자거나

 

......맨날 운동적 상상력이 어쩌고 하면서

하는 일들은 여전히 상상력의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를 꾸짖는 것 같다.

 

올해가 딱 1주일 남았다.

몇 달이나 미뤄둔 일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일이든 투쟁이든 글쓰기이든

유쾌하고 경쾌한 상상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좀 자유롭게 놓아 둘 일이다.

 

성탄절, 교회에 가든지

집에 있든지 어디 여행을 가든지

여전히 투쟁의 현장에서 묶여 있든지

여기 오는 분들 모두,

뜻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내가 못 본 이야기를 해 봐요

 

                                                        신 현 림

 

내가 못 본 이야기를 해 봐요

모르는 사연, 모르는 음악을

막 씻은 야채처럼 신선한 말을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나니

성경 말씀처럼 다 어디선가 들은 소리

 

앤디 워홀이 말했죠

"돈이 되는 건 모두 예술"이라고

돈이 안 되면 예술도 쓰레기가 되고

안 팔리는 책이 재활용 종이로 돌아가면 다행인가요?

나는 얼마죠?

당신은 얼마면 사나요?

 

돈이 많으면 쉬 늙고, 돈 없으면 없는 대로

인생이 간단하단 사실을 생각해 봐요

다들 돈의 감옥, 권태의 감옥으로

찰칵, 찰칵, 찰칵

스스로를 가두는 이기적인 힘에 끌려가죠

찰랑, 찰랑, 찰랑

무슨 일이든 감정의 물결이 일어나야만 해요

돌아 버리겠어요

주기보다 가진 것을 더 많이 떠드는 세상살이

뻔한 인생살이가 지루해서 돌아가시겠어요

 

무라카미 류의 '69'에서 나왔죠

"상상력은 권력을 쟁탈한다"고

이 시대에 딱 맞는 얘기죠

돌들이 사랑 넘치는 빵이 되거나

황사 대신 향기로운 장미꽃잎들이 불어오거나

전쟁터에 쏟아진 포탄이 빼빼로 과자거나

 

말랑말랑한 사랑의 상상력이 그리워요

가지려고만 드는 세상에서

남 주고, 나누고, 보살피는 손들이 그립고

사랑 넘칠 나 자신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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