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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3
    달력을 넘기다가
    손을 내밀어 우리

달력을 넘기다가

오전에 지역 회의 하나 끝내고 돌아와

오랜만에 느긋한 자세로 책상 앞에 앉았는데

컴퓨터 위에 놓인 달력이 아직도 4월이다.

 

한 장을 넘겨 오늘 날짜를 확인한다.

5월 하고도 13일....

5월이 2주일 지나는 사이에 나는 뭘하고 있었나?

 

오늘 끝내지 못한 일은 내일로 이어지고

그것이 그 다음날로 이어져 기어이 끝을 보고 말아야 할텐데

오늘과 내일과 모레와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날마다 다른 일정과 다른 일들이 첩첩이 쌓여있고

무어 하나 말끔하게 끝나는 일이 없구나.

 

어디 오라고 해도 가지 말고

사무실에 붙어 있으려고 애 좀 써야 하나.

누구 말마따나

술이라도 끊고 밤낮 일중독자로 전환해야 하나.

 

달력 한장 넘겼는데

한달의 절반쯤을 그냥 잃어버린 것 같아서

투덜투덜 푸념 한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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