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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감각적 확신의 결과에 나타난 관계를 놓고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이 보편성의 모습을 다 드러낸 것은 아니다.] 이 단계에선 오로지 {주체의 계기가 전혀 없는 실정성으로서의} 그저 있는[1]보편성의 성격만이 겨우 관찰되고 전개되었다. 그러나 보편성의 성격에는 {보편성의 [논리적인] 서술에} 포함해야 하는 다른 면도 드러나 있다. 이를 살펴보자.[2]다수의 {즉자적으로만} 규정된 성질들이 정말 그렇게 단순한 관계에서 서로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전적으로 자신과의 관계 안에만 침몰되어 있다면, 그 성질들은 <규정된> 성질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규정된> 성질이란 다른 성질과 대립관계를 이루는 가운데 서로 구별되는 {대타적으로 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 대립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또한>이라는} 매체 안에 있는 다수의 성질들이 단순한 통일을 이룰 수가 없다. {즉자적으로 규정된 성질들에게는 <또한>이라는 추상적인 매체가 순수한 본질이었다.} 그런데 이젠 부정[운동]이라는 대립도 똑같이 성질들에게 본질적인 것이 된다. {일이 이렇게 되면 다수의 성질이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함께 있는 것은 단순한 통일이 아니라} 이와 구별되는, 즉 다수가 너나 할 것 없이 아무렇게나 모여있는[3]그런 통일이 아니라, 배타적인, 다른 것을 부정하는 통일이다. 그래서 이 통일은 [<또한>이라는] 단순한 매체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단순한 매체란 단지 <또한>이라는 아무런 구애와 속박이 없는 통일일 뿐만 아니라, 둘을 허용하지 않는 배타적인 하나로서의 통일이기도 하다. — 하나, 이것은 부정의 힘으로서[4]자기와 단순하게[5]관계하는 가운데 다른 것을 배척하는 하나가 될 때 작용하는 힘이다. 이런 작용을 통해서 물성이 일개 사물로 규정된다. {An der Eigenschaft ist die Negation als Bestimmtheit, die unmittelbar eins ist mit der Unmittelbarkeit des Seins, welche durch diese Einheit mit der Negation Allgemeines ist; als Eins aber ist sie, wie sie von dieser Einheit mit dem Gegenteil befreit und an und für sich ist.}[6]{문제는 부정 인데} 성질Eigenschaft에서는 부정이 존재의 직접성과 직접적으로 하나를 이루는{즉자적인} 규정성으로 있다. 존재의 이런 직접성은 부정과의 이런 통일에 의해서 {모두가 자기 것만으로 꽉 채우는 대자적인} 보편적인 것이 된다. 그러나 하나로서의 성질은 이런 [자기와만 관계하는 자위행위로서의] 통일에서 벗어나 대립하는 대상과 짝이 지어진[7]즉자대자적인 존재다.
[1]원문<positiv>. 어원<ponere>을 살려 번역하였다. 청년헤겔의 사상형성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실정성/Positivität>에 관해서는<헤겔철학사전, 실정성, 240쪽 참조>.
[2]원문<nämlich>
[3]원문<gleichgültig>
[4]원문<das Moment der Negation>
[5]원문<auf eine einfache Weise>. 빈켈만이 말하는<edle Einfalt>가 이런 것인가?
[6]원문을 올려 보았다.
[7]원문<von dieser Einheit mit dem Gegenteil befreit>. 재미있는 표현이다. <befreien/해방시키다>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즉 무엇으로부터(von) 무엇으로(zu) 해방하는 것이다. 근데 헤겔은 여기서<von>과<zu> 대신<von>과<mit>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서<mit>는 지금까지 이야기된 내용에 비춰보아 수단이나 도구의 의미일 수 없다. 그럼 여기서<mit>는 어떤 의미인가. 헤겔이 사용한<befreien/해방하다>에는<freien/짝을 찾다, 아내를 구하려 다니다>라는 의미가 스며있는 것 같다. 참고로<frei/자유로운>는<보호하다>란 의미에서<사랑하다>란 의미까지 있는<prāi>라는 인도게르만 낱말에 그 어원을 두고있다. <Liebe>에는 순수한 사랑뿐만 아니라 몸으로 성행위/성관계를 맺는 의미가 있는바, <von dieser Einheit mit dem Gegenteil befreit>은 사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적쾌감을 자위행위에서 알게 되지만 짝과의 성관계에서 정말 알게 되는 것과 비교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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