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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현상학 서설 §9

 

(§9) 이와 같이 [속이 텅 비어있어] 구할 줄도 모르고 [시시콜콜한 것만 받아도 만족하는] 태도의 이면에는 줄줄 모르는 인색하기 그지없는 옹졸한 태도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런 태도는 학문에 어울리지 않는다. 단지 자세나 가다듬는 일에만[1] 몰두하는 사람은, 이리저리 갈라지는 자신의 삶과 사상은 신성이라는 두루뭉실한 안개로 덮어놓고 그런 불분명한 신성이나 어떻게 든 향유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그런 것을 찾아 나서라고 내버려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2]. 아무튼 그는 쉽게 뭔가 고무적인 것을 찾아낼 것이고, 이것을 수단으로 하여 가슴에 바람을 불어넣고 자기가 무엇이나 되는 양 으쓱거릴 것이다. 그러나 철학은 자신을 지켜 경건한 자세나 가다듬는 일에[3] 빠져서는 안된다.



[1] 원문

[2] 괴테의 파우스트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3]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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