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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언론과 얼어 죽을 '민중'

“여기서 직접적으로 주제가 되는 것은 경제적 범주들의 비판, 이게 더 편하다면, 비판적으로 서술된 부르주아 경제 시스템이다. 이것은 시스템의 서술과 동시에 그것의 서술을 통한 비판이다.”(MEW 29, 550쪽) (“Die Arbeit, um die es sich zunächst handelt, ist Kritik der ökonomischen Kategorien oder, if you like, das System der bürgerlichen Ökonomie kritisch dargestellt. Es ist zugleich Darstellung des Systems und durch die Darstellung Kritik desselben.”)

 

이집트 사태를 두고 이집트 ‘타흐리르 민중’을 운운하는 이른바 ‘진보’의 분석을 보면 마르크스가 절망하지 않을까 한다. 천박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보수의 사실 찍어 올리기는 이에 비해 고상하다.

 

“중산층을 대변하는 무슬림형제단”을 운운하는 등 현실 서술에 검증되지 않는 것들을 나열한다. 특히 이집트 언론의 역할에 대한 비판, 이른바 “이집트 혁명세력”이란 “민중”의 의식에 대한 서술과 비판이 없다.

 

서구의 중재 실패 선언으로 정국은 대참사로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발전하게 불질한 이집트의 언론과 이른바 “민주주의” 신봉자들의 의식상태는 서술의 가치가 없는가?

 

“The diplomatic phase has ended."(2013.8.7 Los Angeles Times)라는  대통령궁의 발표 이후 군부와 무슬림형제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면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이를 두고 독일 주간지 “Die Zeit”의 카이로 주재 M. Gehlen은 이렇게 평한다.(http://www.zeit.de/politik/ausland/2013-08/aegypten-krise-vermittlung-politische-kultur)

 

"한번은 “혁명의 구세주”라 했다가 다른 기회엔 “제2의 혁명가들”이라고 자찬하는 정권을 새로 장악한 진영에서는 [혁명에 걸 맞는 덕을 찾을 수 있기보다는] 오히려 [분쟁 양자를 토닥거려 긴장을 완화하는, 양쪽에 거리감을 두는] 안목(Augenmaß), 진정한 타협을 받아들이려는 자세, 상대의 정당한 요구에 대한 인정 및 존중, 나아가 정치적인 융합을 지향하는 능력 등의 덕목들이, 그런 게 없다고 수많은 비난을 받은 무슬림형제들에게서보다 더욱 더  찾아보기 힘든 드물게 뿌려진 씨앗이다."

 

이어서 이른바 혁명진영의 언론플레이를 이렇게 진단하다.

 

"옐로 페이퍼와 TV-채널에서 자칭 리버럴하다는 이집트 언론재벌들이 정치적인 오물캠페인을 연출하는 건 암흑했던 무바락의 다년간 정권에서도 단 한 번 볼 수 없었던 일이다. 무슬림형제들 아래 이집트의 정치문화가 이미 기대에 못 미치게 되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지금 각본에 맞춰 자행되는 일은 공론장의 분별력이 온통 붕괴되는 일이다."

 

"무르시 축출 후 이집트의 언론은 국영, 민영 할 것 없이 히스테리와 무슬림형제들을 뒤덮는 몰이사냥의 물결로 범람되었고, 이렇게 주민들 사이에 특정집단학살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잡설로 평론가들은 무슬림형제들을 한번은 나치와 비교했다가, 다른 한번은 이태리의 붉은 여단과 비교하는가 하면 캄보디아의 붉은 크메르와 비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집트의 엘리트들이 2년 반 동안 이런 권력 재장악의 기회를 노리고 조성하고 기다렸다는 것  

 

"2년 반 동안 왕좌에서 쫓겨난 무바락-엘리트들은 권력[재]장악 기회를 기다렸다. 군부가 강제한 무르시의 축출은 이집트를 국수주의적으로 도취되게 하였고, 이런 도취는 곧 더 이상 제어될 수 없는, 꼬이고 꼬이면서 악순환하는 폭력으로 폭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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