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장벽붕괴 25주년 - 단상

장벽붕괴 25주년.

 

말로 붕괴된 장벽이 말을 믿고 장벽을 넘으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붕괴되었다. 동독을 떠나 서독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세웠던 장벽이 – 공식적으로는 “반파쇼보호장벽”(antifaschistischer Schutzwall)이라고 이름하였지만 – 다시 넘어가려는 사람들의 힘에 견디지 못하고 허물어지면서 갈라진 독일은 통일의 길로 나아갔다.

 

통일이라기보다는 좌파당 원내대표 기지가 지적하였듯이 넘어가는 “가입”(Beitritt)이었다. 그리고 통일의 형식이 아니라 기본법이 제시한 가입의 형태로 정치.경제적 독일 통일이 이루어졌다.

 

가입으로 이루어진 통일은 가입하는 쪽이 모든 것을 포기하는 배제의 통일이었다. 구동독은 싹쓸이 되어 서독이 진출하는 와일드 웨스트가 되었다.

 

 그러나 ‘반파쇼보호장벽’이란 표현에 어렴풋이 스며있는 대립은 사라지지 않았다. 현존사회주의의 일상적인 실천까지, 예컨대 90% 여성의 풀 타임 취업활동과 이를 가능하게 한 사회 인프라 (서독의 경우 40% 선, 그것도 대부분 파트타임), 사라지지는 않았다. 배제된 통일에 이의가 제기되고 통일은 복잡해 졌다.

 

이제야 비로서 진정한 통일의 길로 들어서는 것 같다. 배제의 통일이 대립물의 통일을 넘어서 이제 일상차원에서의 사회주의의 실천이 통일이냐 대립이냐가 아니라 통일과 대립이 서로 삼투하는 통일안에서 전승되어 실천되고 있다.
 

너무 긍정적인 판단인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