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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잠에서 깨어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오랜만에 내리는 비다. 차분하게 내리고 있다. 독일의 기후가 아열대가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올 여름은 무덥다.
거실로 자리를 옮겨 창문을 열어놓고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다. 참 좋다. 평화란 것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자연의 이치에 순종하는 것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비 내리는 소리
작년, 사람의 체온이 부족해 이젠 말라 비틀어지고 더 이상 반들거리지 않는 마루턱에 앉아서 앞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것이 변했다. 산허리를 갈라 만든 길에는 남도의 황토가 상처에서 흐르는 피와 같이 붉었다.
살며시 내리는 보슬비 소리만 변함없이 나를 찾아오고 차분히 내리는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무더위 한여름 마루턱에서 낮잠을 자던 어린 아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
(§41) 여기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고 싶은 것은 [이렇게 비철학적인 진리를 운운하는 사람들도] 역사적인 진리에 관해서는 [그런 독단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를 순수한 사건으로만 제한해서 살펴보면 역사적인 진리라는 것은 [사건을] 개별적인 존재로 다루는 것이고 그 내용은 우발성과 자의성에 의한 특수한[1] 것이고, 그리고 이런 우발성과 자의성이 개별적인 존재에서 규정하는 것은 [태어난 날과 같이] 필연적이지 않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다고 억지를 부릴 수 없을 것이다. — [이런 역사적인 진리는] 앞 문단에서 예를 들어 보여주었다시피 앙상한 진리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진리라도 자기의식의 운동이 없으면 있을 수가 없다. 이런 유의 진리 하나를 알기 위해서도 많이 비교하고 서적들을 참고해야 하며 또한 어떤 식이든지 간에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2] [역사의 앙상한 진리 하나를 알기 위해서도 이렇게 노력해야 하는데, 직관이라고 해서 다를 수가 있을까?] [직관을 운운하는 사람이야 다른 것은 다 팽개쳐버리고] 앙상한 결론만을 놓고 이것이야말로 진정 취득하려고 노력해야 할 알맹이라고[3] 말하겠지만 뭔가를 직관하고 있다고 해도[4] 그에 관한 지식에 근거가 곁들어져야 비로소 참다운 값어치가 있는 진리로 인정받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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