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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생(生)자본주의와 신체의 가치화 - 1

원제: Biokapitalismus und Inwertsetzung der Körper - Perspektiven der Kritik

저자: Susanne Lettow

출처: Prokla [Probleme des Klassenkampfes/계급투쟁의 문제들], Heft 178, 2015년 1호

[일러두기: 접두어 bio는 일괄적으로 '생'으로 번역함]

 

 

생(生)자본주의와 신체의 가치화 (Biokapitalismus und Inwertsetzung der Körper) – 비판의 관점들

 

지난 몇년 생의학과 생명공학의 자본주의적 관점을 놓고 강도 높은 논의가 진행되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생-개념”들이 줄줄이 정의되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몇 개를  언급하자면  생가치(Biowert), 생자본(Biokapital), 생경제(Bioökonomie) 등일 것이다. 이 논쟁의 배경은 한편으로는  생정치(Biopolitik)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 역시 오래동안 경제적인 과정을 등한시 했다는 사실에 있다. 예컨대 신체적 재료(Körperstoff)의 상품화가 특히 생식의학 분야에서 오래 전에 지구화되고 일상적인 것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랬다.1 다른 한편으로는 OECD와 그 회원국 다수가 “생경제”라는 제목아래 생명공학이 경제적인 성장 추진력의 핵심 동력이 되다는 미래전략을 기획함으로써 이 논의가 부상되었다. 이 글에서 나는 우선 이 [미래]프로젝트를 간단하게 스케치하고, 생경제 또는 생자본주의를 운운할 때 이게 의미하는 게 뭔지 이에 대한 서로 구별되는 견해를 요약하여 기술하려고 한다. 이때 나의 관심은 먼저 OECD가 뜻하는 바에 따라 “생경제”란 표현이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지적하는 것 외에 두가지의 서로 다른 비판적인 분석 관점을 뚜렷하게 하는데 있다. 이런 관점의 하나는 생명공학과 생의학에 기반하여 자본축적의 과정에 착시한다. 반면, 보다 강력하게 사회이론적으로 각인된 분석들은 자본주의적 가치화(Inwertsetzung)의 과정들이 신체적 재료의 순환의 비자본주의적 형식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나아가 자본주의적 가치화가 어떻게 생활양식, 몸가꾸기/사리기(Körperpraktiken), 그리고 주체성의 형식들과 연결되어 있는지 질문한다. 이와 같이 확대된 관점에서는 “생자본주의”라는 표현이 – 기술이 규정적인 역할을 하는 – 시대구분을 암시하는게 아니라 신체적 재료의 가치화의 사회적 과정을 암시하고 자본주의와 생정치와의 엉킴을 주제화 한다.

이 글의 그 다음 단락들에서는 나는 생자본주의적 과정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화 되었는가 추적할 것이다. 관련 지배적인(dominant) 비판전략들을 검토하고 각자의 맹점과 결함을 논할 것이다. 이 상론의 중심에는 첫째 상품화 과정에 윤리적인 울타리를 치는 걸 목적하는 또는 시장화의 한계(Grenzen)의 윤곽을 그리는 논증들이 자리한다. 여기서 나는 생윤리(Bioethik)에서 출발한다. 생윤리 담론이 영향력이 크고, 이런 형식의 문제화 그 자체가 신체의 생자본주의적 가치화(Inwertsetzung)의 과정에 공조하기 때문이다. 이걸 나는 자기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억지로] 만들고(Konstruktion) “모든 정보를 제공받았기 [때문에 하자가 없다는] 동의”("informierte Einwilligung")란 가설을 사례로 하여 보여주겠다. 둘째, 나는 시장의 한계와 함께 신체적 재료의 상품화의 한계를 규정하려는 시도를 논한다. 이때 나는 우선적으로 허구적 상품이라는 칼 폴라니의 구상을 수용한 낸시 프레이저를 논한다. 프레이저가 생상품화(Biokommodifizierung)의 과정을 주변적으로 주제화했지만 그의 접근은 전적으로 그 과정의 비판에 유용하다. 이 접근은 자연으로 귀납하여 상품화된, 생명공학적인 자기최적화의 한계를 설정한 하버마스의 논증을 한참 넘어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이저의 시장화에 대한 비판 역시 현재 진행중인 생자본주의적 과정을 포착하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런 배경하에 나는 이 글의 네번째 단락에서 생산, 재생산, 그리고 노동 등 정치경제학의 핵심개념들을 재고찰하는 접근들을 소개한다. Charis Thompson, Sarah Franklin, Catherine Waldby, Melinda Cooper 외 일련의 저자들이 이런 시도에 착수하여 지구적 생경제의 사회적, 생정치적 차원들을 밝히는데 기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석들 [역시] “생명 자체”를 운운하는 생기력적인 기본전제들을  사용하여 진행될 경우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글을 끝내면서 나는 생자본주의를 생정치의 양태로 개념화하고 자본주의이론적인 고찰에 생활양식, 욕구구조, 그리고 자기관계의 변형에 관한 분석을 접목하는 통합적(integral) 관점을 제시하고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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