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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3.24 한국일보에 게재된 4.11 총선 여론조사결과를 봤다. 다른 건 별로 관심이 없었고 진보신당의 지지율이 어떤지 궁금했다. 0.3%. 오늘 아침 검색해보니 3.29 KBS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진보정당은 여기서 아예 거론되지도 않는다.
이해가 안 간다. „진보“의 토대가 이렇게 약하단 말인가?
한국 정당들은 시대를 호흡하는 정당들인가? 아니면 대통령 뽑기를 위한 사조직에 비슷한 패걸이들인가? 그리고 정당의 번식주기가 대통령 임기에 맞춰져 있어 족보를 모르면 어떤 놈이 어떤 놈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한국정당의 속성이 박정희의 „통일주체국민회의“와 뭐가 다르지? 차라리 „통일주체국민회의“였으면 좋겠다. 적이라도 분명하게.
각설하고.
„진보“의 정치세력화의 토대가 이렇게 약한가? 대의민주주의에서의 선거는 별 볼일 없다고? 그럼 뭐하려 참여해? 선거가 무슨 올림픽 게임인가? 깃발 한번 게양하고 참여하는 것이 다인가?
답답해서 한마디 지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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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이란 당명 때문에 진보신당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진보신당이 최근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 잡음의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을 국민들이 많이 헷갈려하기 때문입니다. 진보신당 당사로 "왜 이정희 대표는 사퇴하지 않는 것이냐"는 항의 전화가 옵니다. 동네에서 발로 뛰는 20여명의 지역 후보들은 주민들에게 두 당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데 선거운동의 절반 이상을 써야 합니다.“ (http://www.newjinbo.org/n_news/news/view.html?no=659)
„진보“란 이름과 함께 모든 걸 갈아치워야 할 때가 왔나 보다. 기회로 봐야지 이름을 남용한다고 통탄할 일이 아니다.
한국에 분명 호명법이 있을 것이다. 이건 잘 모르겠고, 단지 고대 희랍에서도 ‚이름’을 심각하게 생각했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이름’을 사유하는 고대 희랍은 세가지를 놓고 고민했다. 즉 오노마, 에포스, 그리고 로고스다. '다 뭘 두고 말하다'란 기본 의미에 오노마는 ‚부르다’란 동사 오노마째인을 명사화한 것이고, 에포스는 ‚말하다-서사하다’란 동사 에이페인을 명사화한 것이고, 로고스는 ‚앞뒤가 맞게 말하다’란 동사 레게인을 명사화한 것이다. 이런 구조 안에서 오노마와 에포스가 공유하는 의미인 „약속“을 로고스가 실천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이름’과 ‚실천’을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근데 „새누리당“이란 당명과 강령에 이런 고대희랍적인 이름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 그냥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약속이 있고, 그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강력한 윤리강령을 내놓고 있다.
한국 좌파의 이름, 약속, 그리고 실천은 뭔가? 이제 어떻게 이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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