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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만이 아니다, 피터 J 리처슨 등

  

문화가 인간의 진화를 이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2009-08-05 15:13)
'유전자만이 아니다' 출간
 
진화론이 인류의 변화상을 상당 부분 그려줄 수는 있더라도 여전히 빈칸은 남는다. 인간이 생존에 꼭 필요하지 않는 성질조차 발달시키고 후손들에게 전해왔던 것이다. 이런 성질을 이끌어내는 것은 유전자도, 환경도 아닌 '문화'다. 문화는 진화론에서의 환경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독특한 것이다. 자연선택설에 따른다면 개인적인 학습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학습할 때 개인적 학습을 넘어서 그 행동에 깃든 의미까지 배우고 모방한다.
 
피터 J. 리처슨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환경과학정책학부 교수와 로버트 보이드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인류학과 교수가 공저 '유전자만이 아니다'(이음 펴냄)에서 논하는 문화란 인간의 사회적 삶뿐만 아니라 인류의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생물학적인 개념이다. 진화론에서처럼 인간을 개개인이 모인 집단인 개체군으로 보고, 이 개체군의 문화가 다시 그 안의 개개인을 변형하면서 인류가 진화한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간의 힘과 문화의 힘 모두에 경이로운 시선을 보낸다. 결국 인간이 스스로 능동적으로 복잡한 문화를 형성하면서 진화해 왔으나, 인간의 문화는 거대하고 복잡해져 개개인이 구속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진화에 대단히 많이 관여한다. 우리 모두 어떤 문화적 변형을 채택하고 무시할 것인지 선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화를 구속하려고 애쓰지만, 문화의 진화는 쉽게 구속당하기에는 너무나 크다. 우리는 집단 수준의 과정을 엄밀하게 관찰함으로써만 문화적 진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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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유전자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 홍지민기자, 2009-08-08  14면)
 
유전자가 결정적인 요소라면 해외 입양아가 본디 태어난 곳보다 성장한 곳의 사람들과 비슷한 의식을 갖게 된다는 점을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환경이 중요한 것일까. 이는 이민자 사회처럼 각기 다른 역사와 배경을 지닌 집단이 동일한 환경에서 살더라도 다른 행동을 한다는 인간 집단의 특징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미국 남부는 북부보다 폭력적이라는 통계를 살펴보자. 1865년부터 1915년까지 남부 살인율이 현재 미국 전체의 살인율보다 열 배나 높다고 한다. 현재 미국 남부의 살인율 또한 높다. 남부의 더운 기후 때문일까. 아니면 남부 사람들과 북부 사람들의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일까. 한 연구 결과는 이러한 차이가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정착한 북부와는 달리 남부에 정착한 사람들은 주로 목축업에 종사했고, 과거 목축 사회에서는 약탈 행위를 막기 위해 기꺼이 폭력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 이른바 ‘명예의 문화’에 대해 잔뼈가 굵은 남부 사람들은 모욕적인 상황에서 북부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리적인 변화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진화 사회과학자인 저자들은 문화를 켜켜이 쌓아가는 사회적 학습 과정을 유전자 승계와 같은 독립적인 전달체계로 생각한다면 유전자의 진화와 문화의 진화가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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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환경에 따라 유전자도 진화한다 (한국, 유상호기자, 2009/08/08 02:37:57)
유전자만이 아니다, 피터 J 리처슨 등 지음·김준홍 옮김, 이음 발행·511쪽·2만5,000원
 
저자 피터 J 리처슨과 로버트 보이스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진화생물학의 분석 방법을 이용해 인간의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이다. 현대 진화론에서는 자연선택의 단위, 곧 진화가 이뤄지는 기본 단위를 유전자로 인식한다. 저자들은 이런 지배적인 관점에서 탈피해 ‘문화’라는 요소 또한 인간의 진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에서는 유전자 중심의 진화심리학, 인간생태학과는 달리 인간 행동을 유전적ㆍ문화적ㆍ환경적 원인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한다. 또 유전자의 변형은 심리학적, 동물행동학적 요인뿐 아니라 문화적 환경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문화와 유전자의 상호영향에 대한 저자들의 관점은 ‘모든 문화는 진화론의 시각에서만 이치에 맞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는 인간 행동에 대한 통합 이론으로서 유전자-문화 공진화론의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유전자와는 달리 문화는 인간의 의지에 의해 변이의 형태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간은 자신의 진화에 대단히 많이 관여하고 있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저자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는 엄밀한 관찰을 통해 문화적 진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다. 문화의 진화에 대한 개요도를 손에 넣은 뒤에야 우리는 인간을 종종 고통에 빠뜨리는 작용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4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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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문화와 유전자는 ‘진화의 단짝’ (동아, 이새샘 기자, 2009-08-08 02:59)
식문화가 인간유전자 변화에 관여, 낙농지역 성인도 우유분해효소 지녀
모방-학습 통해 환경에 빠르게 적응, 유전자와 함께 폭발적 발전 가능케
 
저자들은 문화와 유전자의 상호작용이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던 선사시대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영장류가 처음 인류로의 발걸음을 내디딘 홍적세(洪積世·약 200만 년 전∼1만 년 전의 시기)는 기후변화가 심한 시기였다. 만약 인류가 온전히 유전자의 자연선택만을 따라 진화했다면 급격한 자연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멸종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문화’가 있었다. 여기서 문화란 점진적 누적적으로 축적된 정보의 집합, 즉 많은 세대에 걸쳐 진행된 환경에의 적응이 한데 저장된 것을 가리킨다. 인류는 함께 모여 살면서 타인의 경험을 모방하고 학습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축적된 지식은 인류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자연선택을 통한 유전자의 진화에만 의존했던 다른 종과는 달리 인류는 문화적인 적응을 통해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었다.
 
이 적응이 반복되면서 인류는 모방과 학습, 사회적 협동에 유리한 종으로 유전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이 진화가 임계점을 넘어 자연에 적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연을 인류에 맞춰 변화시킬 정도가 되면서 인류의 문화 수준은 현재와 같은 폭발적인 발전을 이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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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달라지면 유전자도 변형된다" (조선, 박돈규 기자, 2009.08.07 21:10)
 
이 책은 문화가 생물학의 일부분이라고 주장한다. 문화는 개인과 집단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준다. 어떤 문화적 변형은 잘 퍼지는데 어떤 것들은 사라진다. 문화적 변형이 유전자 변형만큼이나 실질적이고 중요한 진화를 이끄는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성공을 모방한다. 미국 남부에서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가 주는 이점이 없어진다면, 그것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상승할 것이고 결국 명예의 문화는 사라지게 된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은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배달부'일 뿐이라고 주장한 리처드 도킨스와 비교하면 더 근본적으로 인간의 진화를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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