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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그거 이겨 뭐하게?

  • 등록일
    2009/07/26 16:57
  • 수정일
    2009/07/26 16:57

최시중이 말하길, 미디어법에 대한 헌재의 판단과는 상관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 시장점유율을 측정하는 건 불가능하다, ... 란다.

 

사람들은 이제 인내심을 잃어 버린 것이 아니라, 냉소할 힘조차 없다. 촛불을 들고 나서는 것도 힘겨워한다. 단숨에 저들의 권력을 뒤집어 보고 싶다는 생각, 은 마음 한 자락 어딘가에서만, 소용돌이칠 뿐이다.

 

이쯤해서 한국사회 수구기득권세력의 심중을 헤아려볼 만하다. 이들이 저렇게 일을 급하게 처리하는 걸 보고 있자면, '선거'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다음 선거에서 지더라도 다시 집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대로 지금 자신들이 틀을 짜 놓은 수구적 틀거리 내에서 말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미디어법, 금산분리법, 사이버모욕죄, 방송법 등을 개정해 놓으면 야당이 집권하고서도 이 달콤한 권력의 양분들에 길들여질 것이라는 예상 말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다음 대권까지 차지하는 것이 목표지만 이차적으로 전사회적 틀 자체를 수구기득권의 '호구'로 전락시켜 놓는 것이 먼 전망을 봤을 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저들을 알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를 저들도 잘 알 것이고, 루퍼트 머독이 지켜주는 미국의 보수 애국주의 세력을 저들은 너무도 잘 알 것이다. 그리고 저들은 김대중과 노무현 시절이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한다고 뼈속 깊이 깨닫고 있으며 노무현 서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다중들은 민주주의를 생각했겠지만) 그 생각이 더 절실했을 것이다.

 

저들의 짱돌 안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그래서 한국사회의 (형식) 민주적 구조(인적, 제도적, 절차적 구조)를 수구기득권 구조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다. 이게 더 장기적이고 그래서 그렇게 서두는 것이며, 선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물론 선거에 이미 그 구조가 작동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상존한다. 이 낙관론에 동의하지 않는 온건수구세력들이 이들 안에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하겠다)

 

그럼 우리 쪽은?  저들이 저렇게 수를 세고 있다면, 분명 진보주의자들이 선거에서 비판적 지지와 후보 통합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것도 말이다. 저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 이번엔 이기겠지. 그럼 다음은? 박근혜가 되면 금상첨화고, 민주당에서 되더라도 문제 없어. 이미 모든 권력(경제와 정보와 제도에서)은 우리가 쥐고 있으니 말이야. 대통령? 그런 건 너희나 해 먹으라고, 우린 더 우월한 권력을 가질 테니 말이야"

 

이 순간 두 마디의 말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권력이 이기나  신문이 이기나 한 번 해 보자고!"(어느 언론사주가 김영삼에게 했다는 말)

"권력은 이미 시장에 넘어 갔습니다"(고 노무현)

 

그래서 난 지금쯤 모든 걸 작파하고,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선거에 희망을 가지는 축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선거? 그거 이겨서 뭐하려고? 막 내리고 징 칠라고? 두 눈 뜨고 지금 나라 꼬라지를 봐! 젠장, 지금 당장 엎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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