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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6
    스스로에 실망하다
    redbrigade
  2. 2008/08/26
    이명박 타임머신
    redbrigade

스스로에 실망하다

  • 등록일
    2008/08/26 17:29
  • 수정일
    2008/08/26 17:29

 

실존적인 고민 따위는 없는 줄 알았다. 그런 건 사춘기의 몽상 정도? 내가 누군가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 몽상이 귀환한다. 그리고 묻는 거다. '너는 대체 누구야?'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토록 끌어 당기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이토록 페시미즘으로 몰아 넣는 것일까? 내가 오늘 할 일을 못했다는 것,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켰다는 것, 내 '가족'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나를 그 흔한 '절망'으로 몰아 넣는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삶은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특히 내 삶은 항상 위기의 징후였지 않은가? 나를 불안으로 몰고 가는 그것의 정체, 난 그것이 궁금하다.

 

난, 참으로, 잘못 살고 있는 것일까?

 

그토록 많은 책을 읽고, 그토록 많은 경험을 하고, 또 그토록 불행을 많이 겪었음에도 난 이 가장 허접한 질문에조차 답을 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난 그리운 사람이 없구나. 그래서 그토록 그리움을 찾아 다녔구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시립도서관에 처박혀 있을 때, 난 니체와 더불어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했다. 이 그림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도박과 술, 파산과 자살을 오가며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썼다. 이 모습. 난 세계문학 전집 도스토옙스키 편 맨 앞장에 있었던 이 그림을 사랑했다. 라스콜리니코프와 제부시킨의 두 모습이 함께 어려 있는 이 모습을 말이다. 이 그림은 '절망'을 표현한다. 그렇지 않은가?

 

뱀발: 사우나에서 몸무게를 잰다. 정확히 78.8을 가리켰다. 믿기지 않아 다시 잰다. 마찬가지다. 85에서 78까지 왔다. 더 야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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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타임머신

  • 등록일
    2008/08/26 17:00
  • 수정일
    2008/08/26 17:00
학원 앞 식당에 도착한 시간, 6시 20분. 오징어 덮밥을 시켜 놓고, 이 식당의 유일한 신문인 [국민일보]를 펼쳐 든다(조중동이 아니라 그나마 ...). 수업 시작 전의 평화로운 시간이다. 느긋하게 밥을 먹고 수업 준비를 하면 된다. 그러나 왠 걸. 포복절도할 장면이 생기고야 만다. 난 순간 귀를 의심한다. 신문에 고개를 쳐 박고, 되도록 오늘 있을 명바기의 ‘강제 올림픽 선수 퍼레이드’를 보지 않기로 했는데, 그 노래가 들리고야 만 것이다. 아, 난 고개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래는 바로 ‘To the Victory’. 이럴 수가! 이건 ... 제발... (아니기를, 그러나) 이건.... 내가 지우고 싶었던 88년도의 그 노래? 제목만큼이나 숭고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 . 난 믿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화면을 보았다. 기어이 말이다. 흰 옷을 입은 할머니 가수는 80년대 카바레 춤을, 할아버지 가수는 동그란 썬그라스를 끼고 깡패춤을 추는 거시어따!! 기어이 말이다. 바로 그룹 ‘Koreana’!!!! 두. 둥. 난 단전으로부터 올라오는 웃음 때문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리고 외치고 싶었다. 이 얼마나 위대한 ‘퇴행’인가! 전두환, 노태우 때나 듣던 그들의 목소리, 그 (불쌍한? 권력에 찌든) 율동, 그 패션(정말 그때 그 시절, 패션이어따. 88때도 저 옷이어따), 그 노래를 다시 듣다니 말이다. 난 갑자기 명바기한테 오체투지 하고 싶어졌다. 정말 위대한 지도자가 아닌가? 이토록 포복절도할 웃음을 국민들에게 안겨 주다니 말이다. 당신은 정말 ... 정말 ... 종교적이야 ~~~ 선지자 이사야를 태극기 뒤집듯이 뒤집어 놓은 것 같아 ~~
이걸 어째야 할까. 태극기를 들고 앞서며 찡그리다가 웃다가 하는 박태환 선수와 목발을 짚은 저 선수. 어째서 병원에 있지 않고 저기 저러고 있는 거지? 명바기는 어디 있을까? 고생시켰으면 최소한 나와야지. 이건 뭐 지가 얼차려 시켜 놓고 변소에 짱 박혀서, 뽀글이 처먹고, 담배 피우는 군대 고참이다.
참으로 위대한 국가주의 올림픽 퍼레이드. 미친 놈 널뛰기는 물론 명바기 차지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난 갑자기 궁금해 진다. 이런 경우는 세계, 어떤 경우가 있었을까? 혹시, 폴 포트나, 뭐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을까?
밥을 먹다 말고 나온다. 그리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제 올림픽 끝. 났구나. 마침표 꽝! 아니, 폭탄 펑!
 
뱀발: 정말 난 가끔 스스로의 이데올로기 성향이 의심스럽다. 가장 많이 공부한 것은 맑스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우 매우, 아주 매우, 아나키즘, 그것도 극렬한 아나키즘의 ‘증상’(그러니까 정신이 아니라, 책하곤 상관없이 ‘신체적인’)을 느낀다. 이런 경우 말이다. Blue House 만쉐!!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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