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백석임도(3/28)

from 잔차야! 2010/03/30 11:09
 

토욜 놀다가 느지막히 집으로 가는 바람에 일욜 아침에는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집에 있으면 하루종일 빈둥거릴거 같아서

아침 챙겨 먹고 자전거 타고 백마역으로...

 

백마역에 모인 삶자 회원들 가운데,

산오리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도 많이 계시고,

그 분들께서 '쉬엄쉬엄 가자'고 하시고

번짱도 '허접한 번짱이라 빨리 가지도 못한다'고 해서

저으기 안심하고 출발했는데,

나이드신 분들이나, 번짱의 말도 별로 믿을 건 없는듯..ㅎㅎ

(문제는 산오리의 허접한 체력이건만, 왜 화살이 그리로 가는지..)

 

고양 소방서 앞에까지 가는데도 만만치 않게 내 빼는데.

속도계가 없어서 얼마나 달리는지 모르겠지만 따라가기가 벅차다.

뒤에서 좀 천천히 가자는 소리가 나오는데도,

들리는지 마는지 마구 달리고...

(이거 오늘 고생좀 하겠는걸...)

 

소방서 앞에서 인사하고 출발했는데(16명), 역시나 몸은 안풀리고, 자꾸 뒤로 쳐진다.

깍두기 끼고 왔다고 고생좀 하겠다는 소리도 생각나고,

이놈의 기계가 문제인가??하면서 기계탓도 하지만,

북한산길 포장도 큰 길을 따라 가는데도 뒷자리는 내차지가 되고 말았다.

 

겨우 겨우 송추 정신병원 앞에까지 왔는데, 벌써 힘을 다 써버렸고,

그동안 안먹어도 초콜릿이라도 넣어 다녔는데,

먹을건 하나도 가져 오지 않았고, 물도 겨우 한통 가져 왔는데,

벌써 다 마셔 버렸고..ㅠㅠ.

(식당에 갈때까지 물 빈대 붙었고, 담배가게에도 쉬는 부근에 없어서 돌아올때까지

담배도 빈대 붙었다... 으이그..)

옆에서 이것 저것 먹으라고 챙겨 주는데,

별로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 겨우 조금씩 떼어 먹는데

맛도 별로 없고, 배고픈 생각도 없었고....

 

그리고는 콘크리트 업힐...

2km라고 하는데, 첨부터 경사가 빡세다

그래도 지난해 구룡령 갔던 생각을 하면서, 슬금 슬름 밟아서 가니까,

끝까지 올라가기는 했지만, 역시 꼴찌였다.

그리고는 약간의 진흙탕 싱글을 끌고 밀고 하다가 본격적인 임도...

아, 이제는 좀 편안하게 갈 수 있으려나 했지....

 

임도도 계속 오르기만 하고

그게 그렇게 힘든 업힐도 아닌데,

나만 그냥 힘든거다.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거지??

군데 군데 조형물도 만들어 놓았고,

볼거리도 좀 있었는데, 따라 가기 바빴고,

겨우 따라가서 쉴 만 하면 다시 출발했고..ㅎㅎ

그렇게 올라서니까 주변 경치는 멋있었고,

백석고개까지는 길지 않은 다운을 신나게 내려갔다.

 

백석고개 올라서서 백석임도로 들어섰을때는 이제는 좀 갈만하겠지... 했는데,

또 업힐이다.

얼마나 올라 가야 되는 거지? 하는데, 한 친구가 아직 좀 더 가야 한다고..

몇구비를 돌아서 올라가니까 드디어 다운..

힘 빠져서 그런지, 다운도 반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배도 고파 오고, 힘은 점점 빠져 가고...

 

그리고는 임도 끝.

본격적인 끌바.

길 없는 곳을 바위와 낙엽과 나뭇가지를 헤치며 내려오는 길이

오히려 산오리에게는 쉴수 있는 길이었다.

자전거만 붙잡고 있으면 슬슬 미끄러져 내려갔으니까..

 

겨우 포장도까지 내려와 장흥 초입에서 맛있게 밥은 먹었고,

다시 가까운 길로 출발했는데, 역시 힘들기만 하다.

도로에서도 계속 뒤로 처지고..

겨우 고양소방서 앞에 와서는 헤어지는데,

농로길 따라 가는 것도 힘들거 같아서 아예 중산으로 가는 분들에게

따라 붙어서 큰길로, 지름길로 달려서

겨우 집에 왔다.

 

일산시장 가서 술한잔 하자 하시는 선배님의 요청이 있었는데,

일산시장까지 갈 힘도 제대로 남지 않았을 거 같아서

포기하고 집으로....

 

집에 와서는 목욕이라도 하면 몸 좀 풀릴까 하고

목욕탕 가서 뜨거운 물에 좀 담갔는데,

그래도 피곤해서 , 저녁 먹고는 완전 다운됐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살아 났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처음 목야 갔던 생각이 났다.

죽어라 밟아 가는데,

다들 앞에 사라져 버리고, 도대체 불빛도 하나 안보여서

길도 모르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캄캄했던 기억이...

 

술도, 담배도 끊고 부처님 처럼 생활하면

체력 좀 좋아질라나..ㅠㅠ

 

송추정신병원앞... 왼쪽으로 콘크리트 업힐.

 

내리지 않고.. 끝까지 오르기는 했고..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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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0 11:09 2010/03/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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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30 17: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힘들다 하면서도 사진찍힐 땐 웃으시는 모습이 좋아요. ^^ 근데 단체사진에 항상 나오는 여자분..완전 감동..
    자전거만 타지 마시고 언제 워킹이나 한 번?

  2. 연부네 집 2010/04/01 22: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 옷에서 광채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