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부터 만나기로 약속했으니까 다른 행사나 집회 참가는 모른 체하고,

금욜 저녁 퇴근하고서는 바로 불광동으로 갔다.

근데,,, 열댓명이 넘는 연맹 여성간부들이 저녁 먹고 있는 자리에 가서

그저 고개만 꾸벅이며 인사하는 건 너무 어색했더라.

그렇게 저녁 먹고 나와서는 과기노조 식구들만 2차로 가서는 소주에 맥주 마시고

느지막히 달려온 가문비가 있어서 맘은 편했지...

 

일산으로 와서는 한결이 불러 내서는

불야성의 라페스타에서 또 소주 마시고,

잠시 한시간 노래방 갔다 와서는 해장 겸 또 소주 마시고,

그랬더니 밖이 훤하게 밝아왔던가...

 

학교 다닐때 공부하면서도,

어디 수련회를 가서도,

상가집에 가서 밤을 새워야 할때도,

밤새워 돌아가는 화툿장 사이에서

밤을 새우며 눈을 부릅떠야 할때도

결코 산오리 생애에

밤새워야 할 일이 없었다.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결코 밤새우지 못하고

잠들었다... 산오리는...

 

그런데, 그날밤에는

잠들지 않고 밤을 새웠다...

 

대전식구들 보내고,

한결이의 음주운전 차를 얻어 타고 집에 왔더니

6시....

 

그렇게 술마시면서도

밤을 새우기도 하는구나....

 

허나 산오리는

두번 다시 그러고 싶지 않다..

잠들고 싶다, 잠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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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6 21:56 2005/06/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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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산오리와 한결이

    Tracked from 2005/06/27 01:50  delete

    산오리님의 [술마시면서 밤도 새우고...] 에 관련된 글. 우선은 산오리가 보고 싶어서 밤 10시에 불광동에 갔던 거였다. 함께 있을만한 다른 동지들은 그 이틀 전에 리베라 투쟁 1주년 기념문화

  1. 바다소녀 2005/06/26 22: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좋으셨겠네요.. ^^

  2. 간장 오타맨... 2005/06/26 23: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그런날이 달에 한두번은 있는데... 도통 아침에 일어나면 밀려오는 속쓰림과 졸음으로 고생하였던 기억이... 이전엔 밤세워서 술 마시면 다음 날 연차를 쓰던가 해서 푹 쉬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오고가는 이야기가 있어 좋았겠습니다. 비록 잠은 자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렇게 소주 잔을 앞에 놓고 밤세우는 것도 해볼만한 일인것 같습니다.
    하여튼 부럽습니다. ^^

  3. 자일리톨 2005/06/27 00:2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밤새워 술마시거나 그러면 항상 한주이상은 골골 되게 되더라구요. 밖에는 시원한 빗줄기가 주룩주룩 쏟아지는데, 지금쯤 산오리님은 쿨쿨 단잠을 자고 계실까요?:)

  4. dorothy 2005/06/28 10:1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제는 잘 들어가셨나요? 혹시 또 밤새셨나요? ㅎㅎ

  5. 산오리 2005/06/28 12: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바다소녀 / 자주 밤새워 술마시잖아요....
    오타맨 / 산오리의 가장큰 즐거움이 잠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이야기와 분위기 있어도 잠보다는 못해요.ㅎㅎ
    자일리톨 / 그 비오는 날도 빗줄기 바라보면서 소주 마셨지요. 그리고는 빗소리에 잠들었다 깨었다 했어요.
    dorothy / 택시타고 집에 갔지요... 아까바라 택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