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임금협상..

from 단순한 삶!!! 2005/12/29 17:47

올해 우리 직장 임금협상이 어제 끝났다.

연말에 돈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파악이 되어야만 임금협상이 진행되는

희한한 구조가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정해주는 인건비(수권예산이라고 한단다)를 넘을수도 없고,

또 정부에서 정해주는 가이드라인(올해 우리 연구원은 3%란다)을 넘을수도 없고,

임금협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이런저런 정부의 지침을 깨자고 수없이 교섭에서 외쳤지만,

그건 깨지도 못한 채 끝났다.

저 정부의 지침을 언제라도 한번 깨 볼까나...

 

 



도대체 연구의 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돈벌이는 계속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연구부서에서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하는데도

그래도 연구과제나 사업도 늘어나고,

또 벌어들이는(?) 돈도 늘어가고 있다.

 

그 돈을 어떻게 나눠 먹을 것인가가

결국은 임금협상의 주 내용인 것이다.

소위 성과급이라고 하든, 인센티브라고 하든 뭐 그런 것으로..

연말에 호주머니 제법 채울만큼 돈은 주게 되었는데...

 

문제는 여전히 비정규직의 문제다.

몇년전부터 떠들고 난리쳐서 위촉직까지는

성과급을 정규직과 같이 지급하게 되었는데,

더 열악한 일용직, 박사후 연수생, 석사후 연수생,

(연수생이란 이름을 쓰지만, 실질적으론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이름도 뭐도 잘 모르는 갖가지 비정규직에게는

한푼 배려가 없다.

 

교섭이 마무리될 즈음에 교섭위원들에게 이얘기를 꺼냈더니,

조합의 교섭위원들도 난색을 표시한다.

두어차례 비정규직 문제로 홍역을 치른 탓에,

아예 얘기를 꺼내서 논의 하기 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교섭회의 막판에 다시 그 얘기를 꺼내서 사측은 이런 걸 어떻게

고려하고 있느냐고 했더니, 사측도 역시 껄끄럽다는 반응에

여기서 얘기하지 말고 '나중에 따로 검토해보자'는 정치적인 발언만

되돌아 올 뿐이다.

 

막판에 몰린 탓에다, 차등을 주는 문제도 건드리기 어려운 문제라

'지난해와 동일'로 조합은 입장정리를 했는데,

오늘 하루종일 노조게시판에는

'열심히 일해서 돈많이 번 부서에 왜 차등을 많이 주지 않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차마, 그 많이 벌었다는 돈이 열악한 비정규직의 인건비 줄인데서

나오고 있다는 말은 하지 못하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돈이 있어도 없어도,

교섭을 잘해도 못해도, 교섭을 끝내 놓고 나면 '엄청' 우울하다...

 

내년부터는 절대로 교섭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또 다짐해 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12/29 17:47 2005/12/29 17:47
Tag //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sanori/trackback/357

  1. 바다소녀 2005/12/30 09: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내 일이냐, 내 일이 아니냐. 그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2. 이재유 2005/12/30 15:3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산오리님 심정 조금 이해가 갈 것 같네요... 언제쯤 시간이 나는지 제 메일로 연락 한번 주세요. 제 메일 주소는 sophiajy@jinbo.net입니다.

  3. 이재유 2005/12/30 15:4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역 위원회 있는 친구는 말이죠... 그 친구가 자기가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더라고요*^^*... 근데 아주 잘 아시는 후배일 겁니다.*^^*... 풀소리님 블로그에 그 이름이 거명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사를 했다네요*^^*...

  4. tree 2005/12/30 15: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12월 막바지가 되니 다들 임금땜에 정신이 없더군요.. 공동요구 집회 회의 비정규직문제 거의다 시큰둥하더니.. 임금에 관련해서는 저녁 10시가 넘어서도 전화가 와요.. 본부에서 머라하기도 전에 다들알아서 잘하네요.... =.=

  5. 바두기 2005/12/31 14: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형.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좋은 소식 많이 전해주세요. 가정에도 더 넘쳐나는 평화가 있기를!!

  6. 삐딱 2005/12/31 19:0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새해 복이나 많이 받으세요. 지난 일일랑 뭐....제쳐두시고...

  7. 감비 2006/01/02 08: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고생하셨네요. 2004년 12월 31일에 있었던 섬유개발연구원 교섭을 끝으로, 무려 12년만에 교섭위원으로 들어가지 않았던 2005년이었습니다. 글을 읽으니 교섭위원으로서의 비애와 울화가 다시금 확 치밀어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