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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9
    “철도파업, 배후는 바로 사장과 정권”
    PP

“철도파업, 배후는 바로 사장과 정권”

임도창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인터뷰

 

MB정권은 철도노조 간부 15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지방본부장 역시 수배 중이다. KTX승무 노동자 연대투쟁에서 맺은 인연을 앞세워 인터뷰를 요청했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어렵게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임도창 본부장을 만났다.

정부와 불법파업 vs 합법파업 논란을 벌이고 있는데

솔직히 필수유지인원을 제외한 파업은 실질적인 의미에서 파업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내부에서 고민이 많았다. 합법과 불법이라는 이분법 구도에 갇히면 노동자들의 투쟁은 한계가 많다. 조합원들도 그것을 안다. 하지만 정권과 보수언론의 이데올로기 공세가 워낙 강하고 내부 현실을 감안해 합법파업을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불법이니까 불법이다’ 논리다. 왜 불법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선진화방안에 반대해서라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철도공사는 선진화방안을 이유로 자동승급제, 비연고지 전출 논의, 고용보장, 신규사업에 따른 인력충원 등의 단협내용 삭제를 요구한다. 해고자 복직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2월 19일 노사합의로 “2009년 상반기에 해고자 복직방안을 논의한다”고 결정했다. 노사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노동조합을 불법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철도노조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정부와 사측은 공공선진화방안을 추진하는 데 있어 최대의 걸림돌을 노조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노조를 뿌리 뽑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는 사실 매우 소박하다. 오히려 사측의 요구가 훨씬 강경하다. 노조는 단협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요구가 없다. 다만 신규사업으로 인한 인력충원을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공사는 일방적으로 단협을 파기했다.
사측은 오히려 5,115명에 대한 정원감축을 단행했다. 인력충원을 해야 할 상황에 정원을 감축하고 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외주화, 정원감축, 조직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해왔다. 철도공사도 인력충원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만 검토하겠다고 말한다.

파업이 막가파식 사장 때문이라는 반응도 있다
사실 조합원들은 신자유주의, 선진화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그들은 현장에서 피부로 느껴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생존권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사장의 언행이 불을 붙였다. 고액연봉 범죄집단으로 몰아붙이면서 본교섭에 참여조차 하지 않는 사장을 보면서 ‘철도공사 사장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사장의 언행이 노동자들에게 ‘산교육’이 됐다. 일례로 중노위 조정 때 허준영 사장은 “내가 해외에 나갈 일이 있는데 한판 붙으려고 안나갔다”고 말한다. 도대체 이 파업의 배후가 누군가. 바로 철도사장이고 이 정권이다

예년과 비교할 때 조합원들의 파업 참가율이 높다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관차, 열차승무는 거의 100%가 참여했다. 차량 역시 90% 이상이다. 분산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조직하기 어려운 시설, 역 등도 70% 이상이다. 이탈했던 파업대오도 파업이 지속되자 다시 파업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파업 참가는 노조집행부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경일변도로 대응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경제위기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니 철도에서 ‘여기 현장에 사람이 부족하니 인력을 충원하면 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대통령은 “실업자도 많은데, 일자리를 보장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박탈하고, 노조를 죽이겠다는 논리다.
정부와 사측의 탄압이 극에 달했다는 것은 역으로 노조 죽이기에 사용할 카드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 파업대오를 튼튼하게 유지한다면 승리의 길로 다가갈 것이다. 철도노조가 여러 직종으로 나눠져 있고 5개 지방본부가 있지만 서울이 중요하다. 12월 2일 결의대회를 통해 굳건한 투쟁동력을 확인했다. 지부별로 산개해 파업을 유지해나가고 다양한 형태의 투쟁을 벌어낼 계획이다.

전체민주노조운동 진영에게 요청하는 바가 있다면

바랄 게 있나. 모두들 어려운데… 지난여름 쌍용차 노동자투쟁을 보면서도 철도가 처한 현실이 있었지만, 우리가 전체노동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괴감이 컸다.
지금 철도노동자들이 어렵게 투쟁을 하고 있다. 이명박과 공사경영진의 막가파식 탄압을 보면서 쌍용차 파업 당시의 나와 같은 심정을 느끼는 노동자들이 많이 것이라고 본다. 노동자들이 이 자괴감을 떨쳐 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철도노동자 파업에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

인터뷰 | 선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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