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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세력 단결과 통합 실현을 위한 충북지역 토론회’가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2시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에서 열렸다.
주발제에서 최동준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통추위 활동 8개월동안 각 진보정당 세력은 자신의 당과 조직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판단하는데 치중하는 등 미온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진보정당세력의 통합은 민주노총이 살아남느냐의 중대한 문제이므로 진보민중진영을 포괄하는 대통합이 추진되어야하고, 성과 있는 결과물로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동지는 ‘진보정당세력의 분열이 현장을 갈라놓고 있다’는 현실 분석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현 시기 무엇보다 진보세력의 단결이 통합이 우선’이라는 인식에 대해 실천적 연대와 조직적 통합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왜 민노당이 분당되었는지를 내용적·역사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지난 민주노총 정치세력화사업에 대한 반성적 평가토론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또 “무조건 통합과 같이 내용없는 대동단결이 아닌 투쟁을 통한 민주적 정치연대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연맹 운수노조 속리택시분회 양인철 동지는 “민주노총의 배타적지지 방침은 투쟁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법, 제도를 바꾸지 않고 투쟁으로 돌파하기는 어렵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수정하는 주체인 지자체의원, 국회의원, 대통령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보정당 세력이 통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분열의 원인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며, 통합의 과정은 각 조직의 상승발전에 의미있다”며 통추위 사업을 지지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농협노조 손한수동지는 “민주노총의 위기임을 인정하며 그간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정치적 계산이 앞서고, 대리만족이 기승을 부렸고, 위탁 정치의 모습이 있었다”고 평가 했다. 덧붙여 “현재 민주노총 통추위는 포커스를 잘못 맞추고 있고, 아직까지 민주노총이 자기성찰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분당 전 민노당은 ‘정략적 결혼’이나 마찬가지였다”며, “강제적인 통합은 불가능하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어 토론에서는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핵심이 아니다’, ‘배타적지지 방침으로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자생력은 약화 되었다’, ‘일상적 정치활동과 투쟁이 없고, 선거때만 노동자정치세력화가 이야기되는 현 상황에서 통추위 활동이 지역과 현장에서는 멀게 느껴진다’는 비판이 대두됐다. 더불어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 논의는 대중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화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현장정치활동의 명확한 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출됐다.
이번 토론회는 충북지역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지금 민주노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다. 민주노총 통추위 사업에 대한 현장의 비판에 대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귀를 기울여주길 기대한다.
배타적 지지방침 지키려고 ‘통합’ 운운했나
민주노총 진보정치세력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가 지역별 순회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 강원, 울산 등과 같이 간부들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곳도 있고 아예 지역본부 차원에서 토론회를 열지 않는 곳도 있다. 통추위의 ‘진보정치세력 통합’을 촉구하는 지역순회토론은 예상했던 것처럼 조합원대중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기 보다는 기존 논쟁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추위가 주장하는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의 핵심적인 근거는 현장조합원의 정서다. 그리고 얼마 전 진행됐던 설문조사를 근거로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추위는 통합과 재창당을 염두해 둔 10만 조합원 서명운동을 통해 제정치세력을 압박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통추위의 행보는 몇 가지 지점에서 현실화되기 어렵다. 우선, 지역토론회에서 통추위가 확인해주고 있는 것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사노준을 비롯한 각 정치세력들은 “민주노총의 주장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가장 먼저 배타적 지지방침을 철회하고 실질적으로 각 진보정치세력과 민주노총이 함께 할 수 있는 의제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 고수 입장은 제정치세력간의 연대와 단결을 위한 논의는 물론 민주노총 내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가로막을 뿐이다.
둘째,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민주노동당의 분화를 비롯한 정파운동의 폐해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이미 몇 년동안 계속되어온 문제다. 그 위기의 핵심에는 연이은 간부들의 부패비리로 인한 도덕성-자주성의 위기가, 지도부의 패권적 조직운영으로 인한 민주성의 위기가,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관료적이고 여성차별-억압적인 조직운동의 폐해가 존재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이뤄내지 못하고 자본의 노동분할 공세에 무력하게 패배하면서 계급의 대표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다. 이를 정파운동의 폐해로 떠넘기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대동단결주의를 내세우는 것으로는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셋째,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여전히 정당에 대한 지지문제로 이를 국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복수의 진보(변혁)정당운동은 현실이 돼있다. 오히려 지금은 각 정치세력이 자신의 노선과 실천을 가지고 대중과 직접 만나고 그 속에서 참여와 지지를 조직할 때다. 만약 각 정당의 자신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면 그것은 대중속에서 검증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조합원들의 정치의식 고양과 당 지지로만 제한되지 않는 다양한 정치사업이다. 그렇지 않고 이를 상층에서 억지로 통합하려 든다면 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울산, 충북 등 지역토론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통추위가 ‘배타적 지지방침 고수, 무조건 통합’ 주장을 지속하는 그토록 알라달라는 ‘진정성’은 알기 어렵다. 오히려 통추위 활동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제스츄어로 인식될 뿐이다.
8월 21일 열린 민주노총 '진보정당세력 통합추진위원회' 3차 토론회
최근 정치세력화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진보정당 ‘통합’문제다. 민주노총이 최근 대대에서 ‘진보정당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진보정당통합운동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의 분열이 현장 분열로 이어져 조합원들이 패배감과 회의감에 사로잡혀 정치세력화운동이 무력화되어 가고 있다’며 통합의 절실함을 얘기한다.
장혜경
배타적 지지를 유지, 연장하려는 태도는 곤란
민주노총은 ‘진보정당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구성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을 대상으로 개별 간담회를 진행했다.
‘통추위’는 간담회를 통해 네 정치조직에게 ‘진보진영이 단결과 통합의 정신으로 세력을 결집시키고 이 속에서 당 운동을 재구성해보자’는 것과 이를 위한 구체 방안으로 ‘T/F팀을 구성해서 각 정당 주체들과 민주노총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 보자’고 제안했다.
알다시피 민주노총의 이러한 움직임은 민주노동당의 분화로 인해 ‘배타적 지지’ 방침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상황을 우회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발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현장조합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진보진영의 단결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통합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민주노총이 모를 리 없는데, 결국은 ‘배타적 지지’를 어떤 형태로든 유지, 연장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그럴 경우 민주노총이 우려하고 있는 현장조합원의 혼란은 더 심해질 것이며, 단결도 더 힘들어 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지난 10년 노동자정치세력화 실패 인정해야
따라서 지금이라도 민주노총은 사태를 적당히 봉합하거나 명분을 얻으려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이번 기회에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의 형식과 내용이 어떻게 되어야하는가를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민주노총이 시도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 과정을 전제한 위에서 ‘통합’ 여부만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함은 물론 조합원대중에게 그 어떤 정치적 긴장도, 그 어떤 정치적 활력도 불어 넣을 수 없다.
민주노총 또는 ‘통추위’가 지난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 때와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지금은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정치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98년 당시에는 대중조직의 지지와 지원이 당 건설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면, 지금은 이미 정치조직이 자립한 조건에서 역으로 노동자대중을 직접 조직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태이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의 조합원대중이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형식과 내용은 새롭게 짜져야 한다.
통합이 아닌 조합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길을 열어야
민주노총 조합원은 물론 그보다 훨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바깥의 노동자대중은 이미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에 따라 정당 또는 정치조직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결정하고 있다. 사실 이는 지난 시기에서도 그러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작동된 공간은 전체 계급세력 관계 속에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진보진영’ 내부의 정파를 향한 것으로 제약되었으며 이것이 곧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대중의 정치적 성장을 가로막는 역의 효과를 가져 오게 하였다. 민주노총은 일방적인 ‘정치방침’으로 조합원대중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한다.
민주노총은 먼저 자본가정당과 분명히 선을 긋는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것을 통해 조합원대중의 정치적 성장을 꾀하고, 나아가 진보진영’ 내 정치세력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해 조합원대중이 스스로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통추위’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를 실질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추위’ 뿐만 아니라 요청받은 정치조직들도 이점을 먼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고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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