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노동자정치세력화

‘진보’에 숨어 있는 민주대연합, ‘묻지마 통합’에 가둬진 진보정치

[대표칼럼]

진보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 현 시기 진보는 개혁을 주장하는 세력과 보수에 반대하는 세력을 뭉뚱그려 ‘진보’라고 통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진보의 범주에 자유주의 정치세력을 추종하는 시민단체를 비롯해 민주적인 대중조직은 물론이고 계급적 좌파까지도 이 범주에 넣고 ‘범진보세력’이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진보’규정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전혀 과학적이지 않고 편의적 발상에 의해 규정되는 지금의 ‘진보’라는 개념에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진보개혁세력’이라는 용어가 생겨나 ‘진보’의 개념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진보개혁세력은 자유주의 정치세력들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범진보’ 속에 이들을 포함시키고 싶은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진보개혁세력이라는 것은 ‘민주대연합’ 론을 전제하는 것으로 여전히 민주대 반민주라는 낡은 패러다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자유주의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한 치도 뛰어넘지 못하는, 그리하여 노동자민중운동을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이중대로 전락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진보’의 규정은 좀 더 분명해 져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의 ‘묻지마 대동단결’이 유행을 타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이 진보정당 및 진보단체 대표, 원로를 초청해 ‘진보정당세력 대단결·대통합과 2010년 승리를 위한’ 간담회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간담회는 파행으로 마무리됐다. 이런 결과는 이미 예상되었고 향후에도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노동자계급의 치열한 투쟁의 성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들의 이념과 노선은 물론 이행경로와 전망에 대해 차이가 있다. 더욱이 복수의 정당이 현실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정치세력이 단일한 정당을 만든다는 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될 수도 없다.
각 당에 속해있는 당원들은 자신들의 이념과 노선에 따라 조직을 선택했고 이는 자신의 전망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 차이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노조-전임자문제와 내년 지자체 선거를 들먹거리며 당의 해산과 통합을 강조하는 것은 민주노총의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수정당들이 ‘권력’을 위해 ‘대의와 명분’으로 포장해 이합집산했던 신한국당 창당, 민주당과 자민련의 연합과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
‘반MB’, ‘현장정서’를 ‘대의’인 것처럼 앞세우고 있지만 이 역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적어도 ‘진보적’ 정당이려면 당대표에 의한, 상층의 합의에 의한 이합집산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을 권력의 주체로 세우는 운동이 돼야 한다. 그래서 만약 단일한 정치세력으로 결집되어야 한다면 첫째, 민주노총 스스로 정치조직과 대중조직과의 관계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둘째 각 당의 성격과 이념, 노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가 확인해야 하며, 특히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경우 10년간 함께 활동하다 왜 분당되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하고 그 근거를 찾아야 한다. 그 결과를 통해 ‘이념과 노선이 같다’고 확인되는 정당들이 있다면 해당 정당들은 당원들의 토론을 통해, 그 결과로 논의테이블을 구성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민주노총이 진행하는 현재의 일방적 통합논의는 각 당에 속해있는 당원들을 들러리로 만들고 있다.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합의 속에 진행됐던 ‘진보정당 대단결 TFT’는 민주노총의 일방적인 통합촉구 결의와 사업진행으로 이미 파행을 경험한 바 있다. 그 속에서 이른바 진보정치세력들간의 연대의 필요성조차 그 자리에서는 논의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의 행보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FT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으로 말미암아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본질은 물론, 대중조직과 정치조직의 특성들이 부각되기 보다는 매몰되는 거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은 각 당의 태도가 좀 더 분명해 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동의하지도 않으면서 대중조직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양규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충북] 민주노총이 통추위 사업을 할 때가 아니다

노동자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세력 단결과 통합 실현을 위한 충북지역 토론회’가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2시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에서 열렸다.
주발제에서 최동준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통추위 활동 8개월동안 각 진보정당 세력은 자신의 당과 조직에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판단하는데 치중하는 등 미온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며 “진보정당세력의 통합은 민주노총이 살아남느냐의 중대한 문제이므로 진보민중진영을 포괄하는 대통합이 추진되어야하고, 성과 있는 결과물로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김성민 동지는 ‘진보정당세력의 분열이 현장을 갈라놓고 있다’는 현실 분석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현 시기 무엇보다 진보세력의 단결이 통합이 우선’이라는 인식에 대해 실천적 연대와 조직적 통합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왜 민노당이 분당되었는지를 내용적·역사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지난 민주노총 정치세력화사업에 대한 반성적 평가토론이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또 “무조건 통합과 같이 내용없는 대동단결이 아닌 투쟁을 통한 민주적 정치연대의 틀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연맹 운수노조 속리택시분회 양인철 동지는 “민주노총의 배타적지지 방침은 투쟁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전제하고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법, 제도를 바꾸지 않고 투쟁으로 돌파하기는 어렵다. 법과 제도를 만들고 수정하는 주체인 지자체의원, 국회의원, 대통령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보정당 세력이 통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분열의 원인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며, 통합의 과정은 각 조직의 상승발전에 의미있다”며 통추위 사업을 지지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농협노조 손한수동지는 “민주노총의 위기임을 인정하며 그간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정치적 계산이 앞서고, 대리만족이 기승을 부렸고, 위탁 정치의 모습이 있었다”고 평가 했다. 덧붙여 “현재 민주노총 통추위는 포커스를 잘못 맞추고 있고, 아직까지 민주노총이 자기성찰을 충분히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분당 전 민노당은 ‘정략적 결혼’이나 마찬가지였다”며, “강제적인 통합은 불가능하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어 토론에서는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핵심이 아니다’, ‘배타적지지 방침으로 노동자 계급의 정치적 자생력은 약화 되었다’, ‘일상적 정치활동과 투쟁이 없고, 선거때만 노동자정치세력화가 이야기되는 현 상황에서 통추위 활동이 지역과 현장에서는 멀게 느껴진다’는 비판이 대두됐다. 더불어 ‘진보정당 세력의 통합 논의는 대중을 기반으로 한 정치세력화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현장정치활동의 명확한 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출됐다.
이번 토론회는 충북지역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의 혁신과 발전, 그리고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지금 민주노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다. 민주노총 통추위 사업에 대한 현장의 비판에 대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귀를 기울여주길 기대한다.
 

조장우
 

 

배타적 지지방침 지키려고 ‘통합’ 운운했나


민주노총 진보정치세력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가 지역별 순회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 강원, 울산 등과 같이 간부들을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곳도 있고 아예 지역본부 차원에서 토론회를 열지 않는 곳도 있다. 통추위의 ‘진보정치세력 통합’을 촉구하는 지역순회토론은 예상했던 것처럼 조합원대중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기 보다는 기존 논쟁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추위가 주장하는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의 핵심적인 근거는 현장조합원의 정서다. 그리고 얼마 전 진행됐던 설문조사를 근거로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추위는 통합과 재창당을 염두해 둔 10만 조합원 서명운동을 통해 제정치세력을 압박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통추위의 행보는 몇 가지 지점에서 현실화되기 어렵다.  우선, 지역토론회에서 통추위가 확인해주고 있는 것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사노준을 비롯한 각 정치세력들은 “민주노총의 주장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가장 먼저 배타적 지지방침을 철회하고 실질적으로 각 진보정치세력과 민주노총이 함께 할 수 있는 의제를 가지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 고수 입장은 제정치세력간의 연대와 단결을 위한 논의는 물론 민주노총 내 노동자정치세력화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가로막을 뿐이다.
둘째,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민주노동당의 분화를 비롯한 정파운동의 폐해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는 이미 몇 년동안 계속되어온 문제다. 그 위기의 핵심에는 연이은 간부들의 부패비리로 인한 도덕성-자주성의 위기가, 지도부의 패권적 조직운영으로 인한 민주성의 위기가,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관료적이고 여성차별-억압적인 조직운동의 폐해가 존재한다. 정규직-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이뤄내지 못하고 자본의 노동분할 공세에 무력하게 패배하면서 계급의 대표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바로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다. 이를 정파운동의 폐해로 떠넘기는 것으로, 무조건적인 대동단결주의를 내세우는 것으로는 위기를 심화시킬 뿐이다. 
셋째,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여전히 정당에 대한 지지문제로 이를 국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복수의 진보(변혁)정당운동은 현실이 돼있다. 오히려 지금은 각 정치세력이 자신의 노선과 실천을 가지고 대중과 직접 만나고 그 속에서 참여와 지지를 조직할 때다. 만약 각 정당의 자신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면 그것은 대중속에서 검증될 것이다. 민주노총이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조합원들의 정치의식 고양과 당 지지로만 제한되지 않는 다양한 정치사업이다. 그렇지 않고 이를 상층에서 억지로 통합하려 든다면 노동자 정치세력화운동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울산, 충북 등 지역토론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통추위가 ‘배타적 지지방침 고수, 무조건 통합’ 주장을 지속하는 그토록 알라달라는 ‘진정성’은 알기 어렵다. 오히려 통추위 활동은 배타적 지지방침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제스츄어로 인식될 뿐이다.   

김명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현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길을 말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96·97 총파업 때의 희망찬 열기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이하 정치세력화) 10년을 거치면서 냉소로 바뀌었다. 정치세력화에 대한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의 배타적 독점구조는 분당으로 깨어졌다. 이런 변화는 정치세력화에서 ‘위기’이자 ‘기회’이다. 정치세력화 10년이 실패했다는 점에서 위기이며, 실패의 경험이 진정한 정치세력화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치세력화를 둘러싼 현 시기 핵심쟁점을 살펴본다.


쟁점1
진보정당 통합이 정치세력화를 위한 핵심고리인가?

 

8월 21일 열린 민주노총 '진보정당세력 통합추진위원회' 3차 토론회

최근 정치세력화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진보정당 ‘통합’문제다. 민주노총이 최근 대대에서 ‘진보정당통합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진보정당통합운동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의 분열이 현장 분열로 이어져 조합원들이 패배감과 회의감에 사로잡혀 정치세력화운동이 무력화되어 가고 있다’며 통합의 절실함을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현재를 낳은 역사는 생략한 채 현재의 현상’만을 문제 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난 10년 간 민노당이 노동자계급의 당답게 활동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냉소주의는 이미 광범위하게 퍼졌고, 이 대중적 실망이 민노당의 07년 대선참패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분당 역시 대선패배, 근본적으로 정치세력화 실패의 결과이지, 분당(분열)이 정치세력화의 실패를 낳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분열로 인한 현장 혼란도 마찬가지다. 이는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이 낳은 자업자득이다. ‘노동자정치세력화=민노당 지지’로 등치시켜온 상황에서, 민노당 분당은 대중에게 정치세력화의 혼란 그 자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에게 현재 제일 필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적 접근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정치세력화 사업 전반에 대한 반성적 자기성찰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떠한 정치세력화운동도 일보를 내딛을 수 없다.

쟁점2
배타적 지지방침, 왜 계속 문제가 되는가?

민노당의 분당으로 배타적 지지방침(이하 방침)은 현실에서 무력화되고 있다. 그러나 방침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방침은 폐기되지 않았으며,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 구상이 ‘통합된 진보정당-통합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구도이기 때문이다.
배타적 지지방침은 왜 문제가 되는가? 이는 정치세력화에 득이 되기보다는 ‘독’으로 작용하한다. 당은 대중조직의 조직적 지지결정에 의존할 뿐 독자적인 활동을 통해 노조(대중)으로부터 신뢰받고 검증받는 것을 게을리 한다. 조합원을 선거 때 몸대고 돈대는 정치활동의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대중조직은 독자적인 정치역량 강화사업은 방기한 채 지지정당에 대한 지지로 모든 걸 대신하면서 대리주의를 양산한다. 배타적 지지 대상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의 활동과 조합원의 정치활동의 자유는 철저히 배제·억압된다. 이것이 민주노총–민노당 관계에서 드러난 배타적 지지의 폐해다.
따라서 배타적 지지방침은 폐기대상이다. 복수 정당의 존재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결정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하소연도 문제가 안 된다. 중요 시기마다 민주노총이 자신의 정치적·내용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준해 지지·연대 정당을 결정하면 된다. 지금은 혼란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런 당–노조의 관계정립은 방침에 근거한 특정정당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보다 훨씬 발전적인 것이다. 대중조직의 정치적 판단능력과 다양한 정치활동 경험을 축적시킴으로써 노동자계급의 정치역량을 강화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쟁점3
정치세력화의 지향과 주체는 누구인가?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토론되어야 하는 것이 이 주제다. 민노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노동자정치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이다.
보수에 반대되는 막연한 의미의 ‘진보’는 노동자정치의 정치적 지향을 분명히 담아낼 수 없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보다는 통일투쟁과 반미투쟁을 최우선의 과제로 두며 반MB전선 구축이란 이름아래 보수야당과의 무원칙한 연대를 우선하는 ‘민족주의’는 노동자의 계급의 정치를 왜곡시킨다. 데모당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며 계급으로부터 멀어지고, 정규직 양보에 기초한 정규–비정규연대를 추구하며, 자본주의 틀 내 안주하려는 ‘사민주의’ 역시 대안이 아니다. 양자가 공히 갖고 있는 의회주의·선거주의 집권전략은 당의 선거를 통한 집권을 노동자의 권력장악과 동일시함으로써, 선거중심 활동과 정치적 대리주의를 필연적으로 낳는다. 그 결과 노동자정치의 목표인 노동자계급의 자기해방을 이룰 수 없다.
우리가 진정한 노동자계급정당, 반자본주의·사회주의에 대한 분명한 정치적 목표로 하는 정당, 노동자계급을 정치와 권력의 주체로 세우는 활동을 펼쳐나가는 사회변혁적 투쟁정당을 건설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 쟁점이 공론화되거나 전면적으로 토론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오히려 ‘분열은 죽음이다. 통합만이 살길이다’라는 내용이 빠진 대동단결주의나 지자체 선거 중심으로 고민과 논의로 집중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고민과 논쟁의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목표는 무엇이고, 그 주체와 경로는 무엇인가를 둘러싼 치열한 모색과 토론으로 말이다. 이러했을 때, 정치세력화를 둘러싼 모색과 논의는 내용을 갖는 논의로 전환될 수 있으며, 현장의 냉소주의를 극복하는 길도 열릴 수 있다.

쟁점4
현시기 핵심 정치투쟁 전선의 성격은 무엇인가?

현정세의 핵심투쟁전선을 어떻게 설정하는가도 쟁점이다. MB 정권 들어 반MB민주연합전선 구축의 절실함이라는 이름으로 보수야당과의 무비판적인 연대에 집중하는 실천이 상반기 동안 횡행하였다. 지자체 선거를 맞이해 반MB선거연합론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정치활동의 내용과도 연관된다. 보수야당과 질적 차별성을 가지는 독자적인 내용과 전망을 제출하고 투쟁(활동)하기보다는 DJ의 ‘3대 위기론’을 카피하거나 보수야당과 ‘양’적 차원의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주로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류는 현 시기 노동자민중의 절실한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자, 어렵게 일궈온 노동자정치운동의 독자성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역사는 보수야당의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의 독립의 역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현재는 ‘반신자유주의·반자본(주의)’라는 기조 하에 반MB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그 투쟁의 중심축은 ‘자본의 위기전가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제권리 쟁취’와 ‘파시즘적 탄압 분쇄와 민주주의의 확장(민주수호가 아니다!)’이다. 이 양대 투쟁을 ‘인간을 위한 생산체계’와 ‘노동자민중권력 쟁취’라는 방향 아래, 즉 반자본(주의) 전망 아래 묶어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보수야당에 종속된 또는 다를 바 없는 활동(투쟁)을 한다면, 노동자의 정치는 진전이 아닌 후퇴를 맞이할 것이고, 독자적 정치세력화는 또한번 공문구로 전락할 것이다.
 

장혜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노총 제주본부 토론회 열어

노동자 정치세력화, 현장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어야 힘이 생긴다


지난 8월 28일 민주노총 제주본부 주최로 지역 활동가 약 40-50여명이 함께한 “정치세력화 10년의 평가와 전망” 토론회가 있었다.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 준비모임 부대표,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진보신당 부대표가 초청되어 각각 기조발제를 하였다.
세 발제자 모두 지난 10년간의 노동자 계급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기간 진보정당에서의 노동자의 수동적 참여와 소극적 개입으로 인해 노동자 할당제 이건, 민주노총과의 전략적 관계 설정이건 간에 효과적이지 못했으며, 오히려 현장과 정당운동의 괴리를 가져왔다는 공통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평가 하에 앞으로 당 운동에서 노동자 당원의 적극적 참여와 개입을 어떻게 실현 할 것인가가 핵심임을 공감하였다.
사노준은 반자본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적 전망을 현장 노동자와 공유하면서 정당운동의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제기했으며, 민주노동당은 사무총장의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체계상 지역과 현장의 수평적 관계를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고민을, 진보신당은 당 내 노동위원회 건설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제기하는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은 적극적 입장을 보였고, 준비모임과 진보신당은 배타적 지지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조합원의 정치활동의 상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노준 이경수 부대표는 “지금과 같이 지침에 의해 정치활동을 선택하고, 무조건 하나여야 한다는 정치활동은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다” 며 “무엇을 정치활동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현장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어야 힘 있는 노동자의 정치가 될 것”임을 주장했다.
토론회 마무리에서는 세발제자 모두 이러한 토론회를 주최한 제주본부의 노력에 감사하며, 상층만의 논의가 아니라 지역에서의 활발한 논의가 있기를 희망했다. 토론 참석자들 일부는 “내용이 좀 어렵다”, “각 있는 토론이 없어 아쉽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지역에서 오랜만에 이러한 토론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사노준은 이후에 현장/지역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자 정치세력화 10년의 평가오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진보정당 통합추진위원회’,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우자

배타적 지지를 유지, 연장하려는 태도는 곤란 

 

민주노총은 ‘진보정당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를 구성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을 대상으로 개별 간담회를 진행했다. 

 

‘통추위’는 간담회를 통해 네 정치조직에게 ‘진보진영이 단결과 통합의 정신으로 세력을 결집시키고 이 속에서 당 운동을 재구성해보자’는 것과 이를 위한 구체 방안으로 ‘T/F팀을 구성해서 각 정당 주체들과 민주노총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해 보자’고 제안했다. 

 

알다시피 민주노총의 이러한 움직임은 민주노동당의 분화로 인해 ‘배타적 지지’ 방침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 상황을 우회적으로 타개하기 위한 발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현장조합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며, 진보진영의 단결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통합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민주노총이 모를 리 없는데, 결국은 ‘배타적 지지’를 어떤 형태로든 유지, 연장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그럴 경우 민주노총이 우려하고 있는 현장조합원의 혼란은 더 심해질 것이며, 단결도 더 힘들어 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

 


 

 

지난 10년 노동자정치세력화 실패 인정해야 

 

따라서 지금이라도 민주노총은 사태를 적당히 봉합하거나 명분을 얻으려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이번 기회에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의 형식과 내용이 어떻게 되어야하는가를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그 출발은 민주노총이 시도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기존 과정을 전제한 위에서 ‘통합’ 여부만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는 방식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함은 물론 조합원대중에게 그 어떤 정치적 긴장도, 그 어떤 정치적 활력도 불어 넣을 수 없다.

 

민주노총 또는 ‘통추위’가 지난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 때와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지금은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정치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98년 당시에는 대중조직의 지지와 지원이 당 건설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면,  지금은 이미 정치조직이 자립한 조건에서 역으로 노동자대중을 직접 조직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태이다. 민주노총과 그 산하의 조합원대중이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 형식과 내용은 새롭게 짜져야 한다. 

 


 

 

통합이 아닌 조합원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길을 열어야  

 

민주노총 조합원은 물론 그보다 훨씬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총 바깥의 노동자대중은 이미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에 따라 정당 또는 정치조직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결정하고 있다. 사실 이는 지난 시기에서도 그러했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작동된 공간은 전체 계급세력 관계 속에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진보진영’ 내부의 정파를 향한 것으로 제약되었으며 이것이 곧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대중의 정치적 성장을 가로막는 역의 효과를 가져 오게 하였다. 민주노총은 일방적인 ‘정치방침’으로 조합원대중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한다. 

 

민주노총은 먼저 자본가정당과 분명히 선을 긋는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것을 통해 조합원대중의 정치적 성장을 꾀하고, 나아가 진보진영’ 내 정치세력들에게는 문호를 개방해 조합원대중이 스스로 정치적 판단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통추위’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가를 실질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추위’ 뿐만 아니라 요청받은 정치조직들도 이점을 먼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고민택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