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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네에서의 글쓰기

* 이 글은 헤헤님의 [나는 왜 글을 완성하지 못했을까....]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헤헤님의 두번째 글이 첫번째 글에 비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진보넷에 블로그를 만들고 이른바 불로거가 된지도 이제 꽤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적다가 왼쪽 밑의 숫자를 보니 제가 여기 둥지를 튼 게 올해 8월6일이네요. 기술이란 훌륭한 것이군요.)

 

저는 이 공간에 제가 읽었던 책이며, 보았던 영화를 주로 적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나름의 생각을 쏟아붓는다거나 하는 일기장류의 글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마도 그 이유는 진보넷에서 느껴지는 어떤 분위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요.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어서 2달 정도 운영을 해 본적이 있었는데, 왠지 너무 가벼운 느낌이 들어서 그곳을 폐쇄하고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이곳은 왠지 정치적인 색채도 강하고 뭔가 좀 더 의미있는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4달정도를 보낸 지금 이곳에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기는 하지만, 또 다른 불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른 불로거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헤헤님이 글을 쓰는데 있어서 어떤 강박같은 걸 느끼셨다고 쓰셨는데, 저도 이 공간에 글을 쓰면서 그런 강박을 많이 느낍니다. "이걸 쓰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여기서 이런 내용을 써서는 안 될 것 같아. 이거보다 좀 더 뽀대나는 표현이 있을텐데..."라는 식의 자기 검열을 많이 하게 된다는 얘기고,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불로거들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걸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리고 이곳에서 어떤 사안에 대해서 장문의 논리적인 글을 읽고는 많이 놀라기도 합니다.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내가 이렇게 무식했구나" 등등의 감정을 느끼고는 하지요. 그렇다고 그 글 밑에 덧글을 달지도 않아요. 잘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들었던 단순한 감상 같은 것을 적을 수도 있을텐데, 그리고 그 글이 어려운 내용이라 글의 중간중간에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덧글로 물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텐데도 그에 대한 질문도 잘 하지 않게 돼요. (이런 걸 아는 척이라고 하나? 사실은 모르면서...)

 

그럴 땐 나라는 인간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에는 의도적으로 불로거 여러분들의 글 밑에 질문덧글도 달아보고, 진보넷의 딱딱한 이야기와는 또다른 외부 블로그에 자취를 남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진보넷 블로그의 진지함도 좋아하지만, 그 진지함이 진보넷 블로그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며 가지는 평범한 고민거리들도 들을 수 있는 곳, 그리고 그에 대한 논리적이고도 훌륭한 답변과 해설도 들을 수 있는 곳, 내가 해보지 못한 새로운 많은 것들이 있는 곳, 언제라도 가볍게 내가 느끼는 걸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곳... 그런 블로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읽어보니 제가 써놓은 글이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이것도 자기 검열인가?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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