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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3/04
    이게 뭐야(3)
    hongsili
  2. 2005/02/20
    호연지기 소진증(2)
    hongsili
  3. 2005/02/17
    엄마의 걱정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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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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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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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01/17
    미국생활의 보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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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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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1/02
    앗싸..귀인이 떼로 몰려오는구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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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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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4/12/22
    방문 이벤트??(6)
    hongsili

번개...

* 이 글은 님의 [진심을 알아주오..] 에 관련된 글입니다.

이번 주에 예정대로 필라델피아 학회에 갔다가  뉴욕에 들러 민지네 회원 사과나무님과 번개...

 

역시 예상대로....

만나자마자 호구조사를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탐색전을 펼쳤는데... 이/럴/수/가...

사과나무님이 홍제동을 주름잡던 3대 초등학교 중 하나인 ** 를 나왔단다. 우리 학교랑 엄청 라이벌이었지... 항간에는 옛날에 수위 아저씨가 용을 잡았는데, 머리는 @@, 몸통은 **, 꼬리는 ## 학교에 각각 묻혀 있어서 이 학교들이 소풍을 갈 때마다 비가 내린다는, 지금 보면 황당무개하기 그지 없는 전설을 공유했던 아주 친숙한 학교... 학교 시설이 후지기로 난형난제하던.... 

근데, 더욱 놀라운 건 세상에 울 오빠랑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을 뿐더러 학년도 같았다는 것.... 갑자기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팍 기울어지는 듯한.... ㅜ.ㅜ

참말로... 세상 좁더라....  

 

어쨌든 사과나무님의 극진한 환대(??) 속에 맛난 술과 안주를 먹어가면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주옥같은 설법(ㅡ.ㅡ)을 듣노라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만... 사과나무도 요즘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또다른 승리적(!) 관점의 소유자...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미국 사회의 변혁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낙관하고 있다는 것.... (이 양반은 뉴욕 이민자 권익 옹호 단체에서 상근하고 있는 분이자 당원)... 그리고 지난 30년을 절치부심하면서 지역사회 조직화에 힘을 쏟았던 공화당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는 지적....

 

아이고... 쓸 말이 많은데 정말 피곤하다.

여행 댕겨온 것은 담에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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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와 날계란의 추억...

학생 때 몸 담았던 의대 신문사에서는 술과 관련한 각종 기상천외한 일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났었다.

 

그 중에 가장 악몽처럼 떠오르는 것은, 소주에 날계란...

 

레시피는 아주 간단...

맑고 투명한 유리컵(소주잔 말고 ㅜ.ㅜ)에 역시 맑고 투명한 소주를 가득 채우고, 날계란을 하나 톡...

 

이것의 진정한 파괴력은 그 끊어지지 않음에 있었다.

입과 코를 거의 동시에 압박해오는 대량 소주의 화학적 향기 + 중간에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달걀의 끈끈한 점성...... 벌컥.. 후루룩~ 꼴깍.

 

우욱... 생각만 해도 속이 또 울렁~

 

지금의 보고서 작업이 바로 그 때를 생각나게 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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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알아주오..

오늘 민지네(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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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욜은 드뎌 뉴욕에 있는 사과나무님과 번개를 때리기로 한 날이다.

아까 난데없이 사과나무님이 휴대폰을 날리셨다.
혹시 뉴욕에 와서 피아노 연주회에 갈 생각이 있냐는....
공짜표를 얻을 수 있다는...

근데...
평소와 다름없이 낭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나무... 어째 목소리가 영 반가운 거 같지 않다고 투덜투덜..... ㅡ.ㅡ

그러고보니, 상대방한테 전화로 이런 소리 들은게 첨은 아니라는게 떠올랐다.
나는 진짜 반가운 맘이었는데... 상대방들의 불만은 참으로 다양하였다.
목소리가 권태롭다, 전화 받기 싫으냐, 자다 일어 났냐, 내 목소리 들으니 짜증이 나냐 ..등등등 별 시비가 다 있었다.

어쩌란 말인가. 유전자가 그런 것을....
"우와... 진짜 반가워요... 방가방가... 월매나 보고 싶었는데... 호호호..."
그들은 정녕 이걸 원했던 말인가...

큰일이다.
토욜에 사과나무님 상봉할 때, 표정관리를 잘 해야 할텐데...
무념무상의 표정으로 뻘쭘하니 인사하면 또 투덜델게 분명하다.

남은 기간 거울보구 연습해야지.

"사과나무니임~~~ 넘 보구 싶었어요....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꿈인지 생신지.... 흑흑흑.....감격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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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제일 당혹스러운 경우는

"오랜만에 전화했는데 안 반가워(요)?" 하고 직접 물어보는 것...

"무스은 소리..... 진짜 반갑지..."

"근데 전혀 안 반가운 목소리인데?"

"아냐, 아냐..."

 

흑흑흑... 나의 썰렁 유전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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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게에서... ㅜ.ㅜ

제목만 보고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했더니만....

넘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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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이메일

엄마가 딸이랑 이야기 한 번 해보시겠다고 컴을 배우기 시작한지 어언 10개월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컴을 만지는 것도 불안해하시더니, 요즘은 혼자 영화 예고편을 동영상으로 보시질 않나, 불쑥 메신저에 나타나서 말을 거시지 않나...

심지어 "ㅎㅎㅎ ㅋㅋㅋ" 같은 문자를 보내서 나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신다. 

그야말로 일신우일신이로다.

 

사실, 엄마가 나한테 처음으로 보낸 이메일에는 딱 세글자가 써 있었다.

아직도 기억난다. "미얀해"

내가 대전에 있을 때 한 30분 동안 전화통을 붙들고 똑같은 이야기를 수십번 하면서 이메일 쓰는 법을 갈쳐드렸는데 (목소리는 자꾸 커지고 ㅡ.ㅡ)... 기어이 성공하면서 이런 편지를 보내셨던 거다. 엄마가 뭐 미안해.. 내가 미안하지....  어디 나가도 생전 전화 안하는 딸한테 어떻게듯 연락을 닿아보려고 하는 필사의 몸부림인데....

 

하여간 우리네 엄마들 정말 대단하다. 한다면 하는 정신.... 지금 다니는 구청 주부 교실에 한 아주머니는 아들이 컴퓨터를 만지지도 못하게해서 오셨단다. 암 것도 모르는 엄마가 잘못 손대면 고장난다고... 그 이야기 들은 학급 동료 아줌씨들... 일치 단결하여 어디 보란 듯이 우리도 배워 봅시다. 하며 결의가 장난 아니란다.....  

 

컴을 다룰 줄 모르는 울 아빠, 딸이랑 연락하려면 엄마 눈치를 슬슬 봐야 한다. 얼마 전에 엄마가 음성채팅을 연결하더니 "야, 너네 아빠가 말 한 번 해보려고 저렇게 잠도 안 주무시고 기다리고 있다. 바꿔줄께..." 하신다. "아빠.. 요즘도 술 많이 드신다면서요?" "누가 그래? 개떡같은 느이 엄마가 그러지? 요즘 통 술 안 마셔.." 이 때 혜성같이 나타난 엄마의 목소리.... "어디서 애한테 거짓말을 하고 그래요? $$$%%% " 급기야 아빠는 마이크뺏기고 깨갱.... 정보 권력... 대단하다... ㅡ.ㅡ

 

오히려 최근에 엄마의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부쩍  부실해진거 같아 신경 좀 써달라고 (독해가 어렵다고) 했더니만 엄마의 답변... 

  

"엄마가 타자를 않보고 치느라 그런데 이해하슈 ㅎㅎㅎ"

이해하슈 ㅎㅎㅎ............... 허거덕....

 

 

지난 주에는 류미례 감독님의 다큐를 꼭 봐야 한다고 엄마한테 강추했더니만 주말에 혼자 어렵사리 찾아가서 기어이 보셨나보다. 같이 갔었어야 하는데.... 근데 영화평이 진짜 간명하다 -.-;;

 

"오늘 성다에 갖다가 극장에가서 보고왔어,

봄이오면 이라는 엄마라는것을 동시상영 하드라

손님은 나혼자더라 나 하나 때문에 필림을 돌리니 미얀하기도 하고 무섭기도하드라

봄이오면 이라는영화는 언니는한국살고 동생은 외국 사면서 서로 그리워하는 것이고 엄마라는영화는 남편이 술 먹고 때리고하여 집을 나갖다가 남편이죽자 들어와서 엄마도 장사하면서 아이들 한테 불친절하게하고 시장바닥에서 춤추고하다가 나이먹어 남자친구를

사귀어 술도 끊고 웃는얼굴를 하니 자식들이 불만을 하면서도 이제야 엄마가 새 인생을 산다고 좋아하는 영화더라 재미있다기보다 우리가 사는 현실인것 같드라 압구정 역에서 버스로 4정거장이더라 찿느라고 고생이 많었어 아빠 저녁차려야하니까 고만쓸깨

 

지난 번에 산에 다녀왔을 때에는 이런 편지를 보내기도 하셨다.

 

"딸

엄마야

썰매장 가서 잘 놀았니?

너는 운동하고는 담 싼 사람인데 걱정이 돼는 구나

다칠까 걱정이다 "

 

예리한 엄마 같으니라구....

 

하여간...

오늘 편지를 보니 부쩍 엄마가 보구 싶다. 그리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봄나물과 된장국이 떠오른다. 흑흑.... 어무이....


"딸 잘있니?

오늘 OO엄마가 우리집에와서 자기메일열어보고 눈물를 흘렸다 왜냐하면 OO가 자기엄마한테 메일를 보냈는데 그동안 잘못한 일과 컴퓨터 배우려고 애쓰는데 곰살굳게 가르쳐주지못해서 미얀하다는 글을 썻거던 그래서 너무감격해서 으으으

엄마들은 자식이 열번잘못해도 한마디 사과에 감격 하느법이다....

이제는 날씨도 따뜻하고 꽃도 피는데 우리딸 쑥국먹고 싶어서 어쩌나 꾹 참고 있어 한국에 오면 엄마가 많이 끓여 줄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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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게 보기

하버드 필름 아카이브에서 3월 21에 다큐멘터리 [송환]을 상영한단다. 김동원 감독이 직접 참석한다는군....

 

오늘 영어 선생한테 같이 보러가자고 했다. 사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봤지만, 웬지 미국 친구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도 남의 나라 역사를 잘 모르지만, 미국 사람들은 정말 바깥 세상에 대해 잘 모른다. 애국애족심이 넘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우리의 현대사를 보여주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리하야.. 오늘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우리네 현대사에 대해 엄청 썰을 풀어놓았다. 일제 점령부터 시작하여 한국전쟁, 남북의 대치, 국가보안법, 군사독재 등등등.. 되도 않는 영어로 이 파란만장한 사실들을 전달하려니 식은 땀이 삐질삐질...  내용이 맞았는지도 좀 의심스럽고....  이전에 볼 때, 영어 자막이 같이 나오는 걸 봤었는데, 아무래도 그것만으로는 내용 전달이 안 될 것 같아 사전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이다. 

 

경제발전과 군사독재 이야기를 하다가 전태일 열사를 언급했는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사고가 났냐고.. 아니라니까 그럼 왜 그렇게까지 했냐고.... 영어로 이를 표현하다보니, 이게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던가 스스로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보아왔기에 둔감해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누가 죽었고, 누가 죽음을 시도했고 뉴스를 통해 진도를 따라가기마저 힘들지 않았던가.... ㅡ.ㅡ

 

그 불에 타 숨진 노동자의 어린 여동생이 힘들게 공부해서 영국에서 여성 노동자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아 한국에 돌아왔고, 여전히 여성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주었더니만, 이 양반 진짜로 감동해버렸다. 그러고 보니, 어느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도 보기 힘든 드물고도 극적인 인간 드라마...

 

송환에 관한 대략의 줄거리를 알려주었더니만, 이제는 남북한이 자유롭게 왕래를 하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다고 했더니만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후에 여전히 남북 가족들이 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니까 황당해하기까지 했다. 내가 말하고도 상황이 진짜 어처구니 없어 보이긴 했다. 원래도 부당하다고는 생각했었지만 막상 사전 지식 없는 외국인에게 설명하려고 보니 역사적 맥락이고 정치적 배경이고를 떠나서 진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한국 사회에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나 자신의 역치가 무섭도록 높아져 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다.

관성의 무서움, 그리고 낯설게 보기의 소중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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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 이 글은 뻐꾸기님의 [토성에서 왔다니] 에 관련된 글입니다.

 

해왕성이라니....

 

타고난 영적 능력을 가진 당신은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당신은 음악, 시, 춤을 좋아하고 그 무엇보다 넓은 바다를 사랑합니다.

당신의 정신은 가능성으로 가득 채워져 있고, 당신의 가슴에서는 열정이 샘솟습니다.

당신은 친한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을 때도 외로움을 느낄지 모릅니다.

한 가지 생각에 너무 깊이 잠기지만 않으면, 당신의 영성이 예리한 통찰력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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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시, 춤이라.... 가장 거리가 먼 것들만 줄줄이 ......

거기다 영적 능력에 몽환과 신비라니...  

그리고 외로움이란 걸 평생에 별로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인간이야 원래 고독한 존재 아니겠어. 근데, 넓은 바다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담?

 

영성이 예리한 통찰력을 가져다 준다니 감나무에서 감떨어지기를 기다리듯 한번 기다려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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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지기 소진증

나의 불치병...

 

소진된 호연지기를 주기적으로 보충하기 위해 (엄마 표현에 의하면) "들로 산으로" 쏘다녀야 하는데, 그걸 못 하고 있다. 설날이 있던 주에 정말 거하게 놀다오긴 했으나, 호연지기와는 무관한 형태의 놀이였다는게 문제였던 듯.... 뭐 놀 때는 정신 못차리게 재밌었으나, 약효가 다르다는 것을 이제서야 절감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특히 겨울도 봄도 아닌 이 시즌은 나의 호연지기 소진증이 가장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때 아니던가. 아... 눈이 대충 덮혀 있던 2월의 계룡산에서 "sugar-free" 사탕을 까먹으며 배고픔과 추위에 떨던 해괴한(?) 기억, 3월 통영의 국제 음악제와 소매물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감동먹고 거의 정신을 잃을 뻔한 기억..... 흑....

 

호연지기를 다시 충전하기 위해 내일은 찰즈 강가에 산책이라도 나가야겠다. 오래된 휴대폰 밧데리처럼 충전해도 약발이 얼마 안 가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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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걱정병....

지난 주 수욜이 엄마 생신이었다.

설 다음 날이라 오빠랑 새언니가 친정에서 설날을 쇠고(우리 집은 양력설) 집으로 왔단다. 이날 아침에는 거의 몇 달 만에 모처럼 집에 전화를 해서 착한 딸의 면모를 과시했다.

엄마는 맛난 것도 드시고, 함께 찜질방도 가서 재밌게 지냈다고 밝은 목소리를 들려주셨는데....

 

오늘 보내신 이메일을 보니... 뭐 그닥 좋지만은 아니셨던 거 같다.

찜질방에 갔는데(울 부모님, 오빠네 부부 + 7살/5살 조카들, 친척같은 이웃사촌 부부 + 초딩 두 명)..... 술을 좋아하시는 울 아버지. 찜질방 안에서 술 못마시게 한다고 단단히 삐치셨단다. 다시는 그런 데(!) 가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하셨다니 원....일년에 한 번 엄마 생신이라고 간 건데, 서비스다 생각하고 좀 참으시지.....

거기다 아이들의 친엄마들이 모두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울 엄마가 아이들 네 명을 쫓아다니며 건사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어서 너무 피곤하셨단다... 뭐 갓난 아기들도 아니고, 아빠들도 있는데 왜 울 엄마가?

 

상황이 어땠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울 엄마의 걱정병.....

몇 년 전 아빠가 편찮으셔서 입원을 준비하고 있을 때, 수속 중에 선배를 만났는데 아빠가 아닌 엄마를 환자로 착각한 일이 있었다. 너무너무 걱정을 많이 하셔서 얼굴이 까맣게 변하고 입술이 타들어가고..... 반면, 나는 수술 당일 밤 병실 빈 침대에서 지나치게 푹~ 자다가 아침 회진 도는 전공의 선배한테 야단을 맞았다. 아버지가 수술하셨는데 참으로 천하태평이라고... ㅜ.ㅜ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가 전공의 시절 갑자기 입원을 하게 되었을 때 내 몸 상태보다 이걸 어떻게하면 엄마에게 덜 충격적으로 전달할까 고민이 앞섰다. 작년에 귀 수술할 때도 마찬가지. 그 때는 아예 말을 하지 말고 그냥 혼자 몰래 입원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넘 처절하지 않은가..... 입원이니, 수술이니 입을 여는 순간부터 엄마가 걱정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울게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울 엄마의 근심걱정은 유명하여 내 친구들도 나의 수술 사실을 전해듣고 울 엄마 걱정을 했더랬다. 한 친구는 수술 당일 새벽에 월차를 내고 찾아왔는데, 나를 위로하러 온게 아니라 울 엄마랑 수술방 밖에서 같이 기다리려고 온 것이었다. (허나, 이 양반, 내 침대에 누워서 한 잠 늘어지게 자고, 결국 울 엄마 혼자 수술방 밖에서 전전긍긍했단다)

 

엄마는 나보구 어쩜 저렇게 성정이 고래심줄이냐고,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천하태평일 수가 있냐고 놀라시곤 한다. 내 생각에 가족들의 걱정 총량은 일정한 거 같다. 누군가 지나치게 근심걱정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책임감을 벗고 상대적으로 둔감해지는......

 

아이고... 불쌍한 울 엄마... 엄마가 그렇게 걱정근심하고 챙기고 거두지 않았으면 우리 식구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딸이 집 떠나 있는 2년 동안 얼마나 많은 밤들을 근심걱정으로 지새우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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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조카

효경이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울 엄마 표현에 의하면 김씨 집안의 유일한 인간인 효경이.... (아빠, 오빠, 언니, 나, 둘째 조카는 인간도 아니다 ㅜ.ㅜ )

 

어찌나 보고 싶은지...... 앞니 빠져 있을때 실컷 놀려줘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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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
보고싶어.
나 초등학교 1학년 7반 됐어.
고모 사랑해.
고모 미국가서 같이 놀자.
나 이 2개 빠졌어.
윗니 2개 더 빠지면 밥알이 빠질것 같아.
고모는 지금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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