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427일 흐림 비
술이 안깬다 - 오늘 부샤레행 포기 - 10시 일어남 - 간단한 아침 구시가지 - 닭 반마리 먹고 - 한가한 청년들 - 숙소 무스타파 음악시디 사옴 힙합 뮤직 - 나와 팔레페 극장 - 프랑스 3류영화 - 중간에 나와 시샤집
2.
- 오늘 9시에 부샤레 가는 버스를 탈 계획이었다. 그런데 술이 안깬다. 50도 아락 너무 강했다. 내일가기로 하고 다시 잠을 잤다. 10시에 일어나 하나남은 인도네시아 라면에 고추가루 타서 해장을 했다. 속이 좀 풀린다.
- 거리에 생과일주스가 싸다. 오랜지와 당근 두 종류다. 한 병 사들고 바닷가쪽으로 걷는데 아무래도 멀다. 다시 올드 타운으로 방향을 틀었다. 회전통닭집에서 먹을까 말까 하는데 주변에 귤이 떨어진다. 돌아보니 아이 셋이 던지고 멋적게 웃고 있다. 몇 초 째려봐주고 통닭집에서 반마리 시켜 먹었다. 다시 나와 걷는데 한가해 보이는 청년들이 몰려든다. 몇 마디 나누었는데 자기들끼리 좋아 죽는다.
- 터키 가이드북을 보면서 루트를 생각했다. 터키는 상당히 넓은 나라다. 동부를 빠뜨리지 말아야겠다. 크루드족의 땅, 크루드노동자당의 독립투쟁과 저항의 땅이다. 동부추위만 넘기면 그럭저럭 봄 기운을 느낄 수 있을거 같다.
- 저녁이 되었다. 길을 걷다가 얼떨결에 극장에 들어갔다. 극장아저씨 끝내준다는 손짓을 하며 영화포스터를 가리킨다. 이른바 애로물을 중심으로 상영하는 허름한 극장이다. 언제 시작하냐고 물으니 그냥 들어가란다. 극장안에는 사람이 몇 명 들어와있다. 큰 극장이다. 이건 써비스인가. 야한 장면만 짜집기해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애로비디오물과 비슷한 노출수위인데 여성의 음모가 노출되는게 약간 다르다. 중간쯤에 앉는데 두 남자가 양쪽으로 와서 그 텅빈 넓은 극장에서 굳이 옆자리에 앉는다. 호의적이긴 한데 이 남자들의 성정체성은 알수가 없다. 미안하다고 하고 몇 칸 앞쪽으로 옮겼다. 또 한 남자가 와서 옆자리에 앉는다. 다시 뒤쪽으로 옮겼다. 이제는 더 접근하지 않는다. 이제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 포스터의 그 영화가 시작된다. 프롤로그는 삭막한 공업도시에서 한 여성이 노숙을 하고 일어난다. 그리고는 간결한 구성이다. 오토바이 폭주족 만나서 밤일치르고, 옷가게 주인만나 밤일 치른다. 30분정도 보니 지겨워서 더이상 앉아있기가 힘들다. 극장을 나왔다.
- 거의 남자전용의 물담배 찾집으로 들어갔다. 시샤를 피며 일기를 썼다. 창밖의 거리 풍경이 슬로우모션처럼 느껴진다. 숙소로 들어왔는데 같은 방 무스타파 치킨을 먹으라며 건넨다. 고맙다고 하고 치킨을 먹었다. 그가 사온 음악씨디중 2PAC이란 힙합뮤지션의 음악을 같이 들었다. 이 가수 살해당했단다. 가사 때문이라는데 들어도 알수가 없다.
3.
1500레바논리라=1000원
잠/ 트리폴리 도미토리 7달러
식사/ 점심 닭반마리 콜라 4000 저녁 팔레페 1000
간식/ 주스 500 호떡 500 물 1000 시샤티 4000
기타/ 영화 4000
총 17000원 = 7달러 15000레바논리라
노동의길
2006/03/13 02:31 Delete Reply Permalink
오랜만야~~
글을 보니까 잘 지내는 것아서 안심이야!
올 여름이 오기전엔 볼수 있는 건지
서울은 이번 추위만 지나면 봄이 눈앞에 올것 같아.
광양엔 매화꽃이 한참이라니까...
건강하고 서울에서 보자. -수근-
aibi
2006/03/13 22:29 Delete Reply Permalink
노동의길/네글을 보니 봄기운이 느껴진다. 왜이리 간지럽지... .^^ 노동의 길이란 것도 노동계급을 살랑살랑 간지럽혀서 큰 기지개를 켜게 하는 것 같아. 여기 도우베아짓에는 노아의 방주가 발견되었다는 5100미터대의 아랏라트산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지. 정말 멋진 산인데 여름시즌에 허가받아서 가야한다네. 나는 내일이나 모래쯤 여기서 한번에 터키를 횡단해 이스탄불로 갈 생각이야. 하여튼 쫌 있다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