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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사노위 : 18호>도대체 ‘사노위’가 뭐요?

도대체 ‘사노위’가 뭐요?

 

“정동지, 오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사노위가 뭐야?”


경찰서 조사과정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최저임금법을 1년 이상 위반한 대림교통 사장에 맞서 투쟁해 온 늙은 택시노동자의 질문이다.


그들은 회사의 최임법을 위반,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전직 위원장을 중심으로 어용노조를 세우고,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요구하는 사측과 어용노조에 맞서 당당히 전면파업을 한 큰 형님같은 동지들이다. 회사와 어용노조의 민주노조파괴 꼬임에 넘어가 19명의 조합원밖에 남지 않아 힘들었을 텐데도 전면파업과 고용노동부 농성투쟁을 전개해 승리를 이끈 동지들이다. 그들의 질문에는 민주노동당도, 진보신당도 찾아오지 않는데 당신들은 뭔 목적으로 그리 열심히 연대하냐는 의구심까지 내포되어 있다.


졸지에 10여명이 빙 둘러앉아 사노위가 뭔지를 갖고 즉석 간담회가 이뤄졌다. 한 동지가 먼저 “노동자를 사랑하는 위원회, 그게 사노위야”하고 말하니 다른 한 동지가 “그건 ‘노사위’지 사노위가 아니잖아” 한다. 또 다른 한 동지가 바로 “그럼, 사랑하는 노동자를 위한 위원회로 하면 되겠네. 사노위 맞잖아”하며 웃으신다. 한 차례 웃고 난 후 나는 사노위가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의 약자임을 알려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주의는 사장들 없이, 정치인들 없이 노동자가 정치경제권력을 장악해 잘못된 정치경제사회문화를 확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주의노동자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들은 바로 다양한 자기주장을 했다. 박재성 동지는 “상조회와 함께 어용노조를 만든 전직위원장은 진보신당 당원이다. 아직도 진보신당 당원이라며 자랑한다. 이런 놈과 같이 하는 진보신당, 민노당을 어찌 믿을 수 있냐?”며 진보정당에 대한 회의를 표하기도 했다. 한준승 동지는 “필요에 따라 분리했다, 의석 수 늘리려 재합당하는 그런 정당들은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민노당, 진보신당 마찬가지다”며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박세웅 동지도 “사노위는 조직원 늘리려고 아무나 받지 마세요. 세 불리려고 아무나 하고 합당하지 마세요. 사노위도 의회진출을 위해 민주노동당-진보신당 통합에 함께 하는 것 아니죠. 사회주의 정당으로 독야청청 하세요”하며 충언을 하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사회주의를 폐기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노동자탄압 세력인 민주당, 국참당까지 함께 민주대연합하자는 민주노동당 등과 정치가 너무 달라 함께 할 수 없다고 누차 얘기했지만 “사회주의 정당으로 독야청청”하라는 박세웅 동지의 충고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험한 세상살이를 오래 한만큼 못 볼꼴을 많이 봐왔고, 그런 탓에 아직 사노위를 완전히 믿기 어려운 것 때문이리라. 사회주의 사회, 사회주의정당 건설이 큰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의회주의 유혹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으리라.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느낀 것은 사노위가 민주노동당-진보신당보다 작지만 실질적인 연대투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이다. 꾸준한 연대는 누구하고도 충분히 사회주의정치를 토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주저하지 말고 사회주의정치와 투쟁을 만나게 하자.


택시동지들, 후원회원 하신다고 했던 동지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부터 후원회비 받으러 갑니다.


정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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