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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1호>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의 역사를 환기하자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의 역사를 환기하자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 대회의 의미와 비정규직 투쟁의 방향

2003년 10월 26일 열린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의 이용석동지가 행진도중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하였다. 이후 매년 10월 26일을 전후로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10월 22일, 전국비정규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올해 열리는 비정규전국노동자대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예전 주요시기 열린 비정규노동자대회를 돌아보며 대회의 의미, 비정규직철폐투쟁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하라 - 2003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1998년 정리해고제가 도입된 후, 자본은 자신들의 이윤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을 끊임없이 늘려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어가면서 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10월 26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양대 노총 공동주최로 비정규직 차별철폐,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 참석한 근로복지공단 이용석동지가 행진도중 분신하게 된다. 이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는 매년 열사가 분신하신 10월 26일을 전후로 열리게 되었으며 2005년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자발적 연대체인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가 출범하는 시초가 되었다.

 

파견법 개악안 국회 상임위 상정시 총파업 결의를 이끌어낸

열린우리당사 점거투쟁


2004년 9월, 16일 열린우리당 대회의실에서 파견법 관련 ‘노·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비정규노조 간부와 조합원 다수가 공청회를 참관하였고 노동부 측의 기조발제 직후 40여명의 조합원들이 열린우리당 당 의장실 점거농성에 돌입하였다. 점거농성은 1주일간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열린 민주노총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파견법 개악안 국회 상임위 상정 시 총파업” 결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 10월 10일 양대 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 전국에서 30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이 참가하여 대회장을 “개악안 저지! 권리입법 쟁취!”의 요구가 담긴 손피켓으로 붉게 물들였다.

 

비정규직투쟁, 단결과 연대의 대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출범

2003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이후,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5년 비정규노동자들의 자발적 연대체인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가 공식출범하였다 전비연은 출범식을 통해 △기간제법안 폐기와 기간제 엄격 사유제한 △파견법 완전 철폐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3권 보장 △불법하도급 근절과 원청의 사용자 책임 인정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중단과 노동허가제 쟁취를 주요요구로 확정했다. 이후 전비연은 비정규직철폐투쟁에 상당한 역할을 하였으며 매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를 주도적으로 치러왔다.   

 

무엇을 할 것인가!

2003년 이후, 때로는 양대노총의 공동주최로, 혹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주관이나 민주노총 주최로 매년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노동운동 내에 만연해 있는 개량주의와 노조관료주의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비정규직 처우개선투쟁으로 끊임없이 후퇴시켜 왔다. 더구나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6년 파견법수정동의안을 제출하는 등 자본과 정권의 요구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는 정권과 자본에게 타협하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력용 투쟁이 아니라, 비정규노동자들을 투쟁의 주체로 세워내고 비타협적인 투쟁을 전개할 때만이 요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정리해고제가 도입된 지 13년, 비정규법이 도입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를 어떻게 맞아야 할까. 전국 곳곳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서로의 상황과 요구를 주장하고 공유하며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확인하고 투쟁하는 대회가 되어야 한다. 자본의 위기 속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자본과의 투쟁을 통한 비정규직 철폐 이외의 것이 될 수 없다. 동지들! 조직하자. 연대하자. 나아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야만의 자본주의를 갈아엎자.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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