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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3호>5월 19일 추모의 불씨를 투쟁의 불길로

 

위기감
지금 한국사회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최대 관심거리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와 중앙위원회는 언론사들의 취재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새통을 이뤘다. 통합진보당은 사람들의 관심에 부응이라도 하듯 연일 자극적인 기사거리를 제공한다.
야권연대에 적극 동조하면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조직적 지지를 결정했던 민주노총 지도부들은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재창당 수준의 혁신대책을 요구하고 나섰고 저마다 정당 민주주의에 먹칠을 했다며 부끄러워한다. 연일 기사를 써대는 좌우언론은 물론이고 운동세력들도 모두 한국 사회 진보운동의 흥망성쇠가 통합진보당에게 있기라도 하듯 이 사태에 모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에 쌍용차 22번째 노동자의 죽음, 이 연이은 죽음을 막아내지 못하면 전체노동운동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 위기감과 분노다. 

추모가 아닌 투쟁을
자본과 정권은 예상대로 쌍용차 노동자들의 피맺힌 절규에도 끄덕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비웃기라도 하듯이 생산 12만대, 80억의 흑자를 낸 마힌드라 자본은 경력직 신규채용을 발표하고, 용역을 앞세워 평택분향소를 무참하게 짓밟고 있다. 전국적 관심과 추모의 물결만으로는 이 문제가 결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5월 19일. 22번째의 노동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범국민추모대회가 예정돼 있다. 대한문에서 부산으로, 대구와 순천으로, 창원과 청주로, 인천으로까지 확대된 분향소는 추모물결의 확산이지만 동시에 ‘쌍용차 문제 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전사회적 투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이제 5/19범국민추모대회는 추모를 끝내고 전사회적 투쟁의 돌입을 선포하는 것이다. 따라서 범국민추모위원회는 대책위원회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쌍용차 문제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전사회적 투쟁으로 만들어낼 투쟁체로써 성격을 분명히 해야 한다.

헛된 기대
추모에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민주당의 ‘쌍용차 문제 해결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석행을 앞세워 쌍용차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처럼 등장하고 있는 민주당은 등장과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해결방안으로 무급휴직자 우선복직 추진과 정리해고자들의 취업알선을 내놨다. 이미 쓰레기통에 버려져 불속에 태워졌을 8.6합의 휴지조각을 들고 와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들은 연이은 죽음의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선거에서 노동자투쟁을 또다시 활용하려 할뿐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어김없이 노동자들의 요구와 거리가 먼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연이은 죽음을 막는 것이다. 연이은 죽음을 막아내는 진정한 해결책은 바로 쌍용차 공장에서 쫓겨난 모든 노동자들의 복직, 쌍용차 문제의 본질인 정리해고제를 과감하게 폐기하는 것이다. 싸움은 오직 이 방향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 저들의 기만적 대책에 현혹돼서는 안된다. 그것은 투쟁을 교란시킬 뿐이다.

진정한 해결책
쌍용차 투쟁은 야만적인 정리해고제 자체에 대한 투쟁으로 확대되고, 이명박-박근혜정권의 유지와 재창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사회적 투쟁으로 확장될 때 승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지금 요구되는 것은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이다.
현재까지 쌍용차 문제 및 정리해고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쌍용차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조직노동자들의 광범위한 투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제 5월 19일 범국민추모대회 이후에는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과 맞물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노동자 투쟁이 조직돼야 한다. 지역마다 ‘쌍용차 문제 해결, 정리해고 철폐’를 기치로 지역노동자들의 집회와 투쟁이 열려야 한다. 이 속에서 6~8월 총파업 결의와 함께 평택과 서울 분향소를 찾는 조직노동자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이러한 흐름을 모아 6월 ‘살인정권, 이명박이 해결하라’는 기치로 MB정권과의 한판 투쟁을 조직노동자들이 전개해나가야 한다. 그럴 때 희망버스가 우리에게 던진 과제,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투쟁의 기운과 조직노동자들의 투쟁을 결합으로 승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최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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