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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50호> 영혼을 팔아버린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영혼을 팔아버린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사회적 규제 
 
자본주의의 위기와 경쟁이 격화되면서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물건을 생산하기보다는 부동산 값이 뛰는 것에 더 관심이 많고, 자본가들은 노예제와 같은 비정규직도 만들어내고, 단기적 이익만 노리는 먹튀자본도 횡행한다. 하청업체들이 죽든 말든 단가인하 압력을 행사하며 쥐어짜고, 환경파괴도 일삼고 마을 공동체도 훼손한다. 노동안전비용을 절감해 하청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자본에게 영혼을 판 자본가들은, 사회적 규제가 없다면 돈을 위해서 뭐든지 한다.
 
 
골든브릿지, 먹튀의 전형  
 
골든브릿지 이상준 회장은 한탕주의의 발로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퇴출을 막으려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자금을 빼돌렸다. 소규모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적어 대주주의 사금고처럼 운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게 자금을 빼돌린 과정도 위법과 탈법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에 이상준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무상증자’와 ‘유상감자’로 돈을 빼가려고 시도한다. 
주주들에게서 주식을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자본을 축소하는 유상감자는, 대주주의 입장에서는 큰 돈을 빼돌리게 되니까 좋을지 모르겠지만 기업은 부실해지고, 이것은 결국 구조조정의 원인이 된다.
대주주가 단기적으로 돈을 빼가도록 하는 유상감자는 먹튀자본의 전형적인 수단이다. 정부도 이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에 유상감자를 금융위원회에서 승인하도록 바꾸어놓기는 했으나 여전히 절차는 형식적이다. 그래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동자들은 유상감자를 막기 위해서 금융위원회 앞에서 농성 중이다. 
 
 
노동자들의 통제 
 
제도도 부실하고 감독당국의 의지도 높지 않은 이상 대주주의 자금 빼돌리기를 막는 유일한 힘은 노동조합이다. 이상준 회장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창조컨설팅을 동원해 노조를 깨려고 했다. 노동자들은 금융의 공공성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유일한 견제장치인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서 1년이 넘는 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 투쟁에 연대하는 이유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가 돈 놀음에 열중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발악에 맞서서 투쟁하는 아주 소중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가 투쟁에서 승리해 유상감자도 막아내고, 단체협약도 잘 체결한다고 해도, 여전히 다수 금융기관의 자금 빼돌리기는 지속될 것이다. 그래서 투기자본감시센터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유상감자를 제한하는 법안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한 사업장의 투쟁을 넘어 제도적인 규제장치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조차도 넘어서야 한다. 
이 끝없는 없는 자본의 탐욕을 제어하고자 한다면 노동조합의 힘도 필요하고 제도적 장치도 만들어야 하지만, 노동자들의 사회적 통제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상준회장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할 때 ‘공동경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자본의 탐욕 앞에 이내 무너졌다. 이제는 노동자들이 의지를 갖고 금융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하며, 그 힘은 한 사업장을 넘어서 전체 노동자들의 정치적 의지로 표현되어야 한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면서 그 소중한 싹을 만들어나가자.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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