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책 내용 갈무리
아무리 오랜 시간을 일해도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면?
아등바등 살지 말고 인생을 즐기고 잘 먹어라, 그리고 돈을 지불하라.
안심하고 마시고, 아이들을 잘 놀게 하라.
다른 사람처럼 똑같이 소비하고 살아라.
그런데 만약 힘들고 중요한 일을 하는데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노동의 최상의 복지다” “도움이 아닌 자립을”
노동당이 노래하듯 외치는 구호들은 시대의 흐름과도 잘 어울리는 말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한계선 이하의 삶을 산다는
암담한 현실이 구호 이면에 숨어 있다면?
P14
경영컨설턴트가 지나다니는 계단을 청소하거나 그의 양복을 세탁하고
그의 나이든 부모를 돌보거나, 그의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보조교사를 하는 따위는
그가 하는 대단한 일에 비하면 ‘잡무’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가 원만히 굴러가기 위한 필수요소가 아니라 그저 보조수단에 불과하다고 여겨진다.
‘보조’라는 뜻의 영어단어 ‘ancillary’는 라틴어 ‘ancilla’ 즉 여자노예인 하녀에서 온 말이다.
하녀가 하던 일은 오늘날의 서비스 경제에 속하지만 서비스 산업은 여전히 비천하고,
여자가 하는, 따라서 전통적으로 남자가 해온 일보다 가치가 낮은 일로 인식된다.
P26
중산층의 운명은 집만큼이나 안전해서, 하층민은 하층민의 운명이 따로 있고, 그들은 그들의 운명이 따로 있었다.
…이 책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을 만한’ 빈곤층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앞으로도 집을 장만하지 못할 것이며, 저축할 수 있는 돈은 극히 적은 액수에 불과하고,
노후에도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자칫 병에 걸리거나 사고라도 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이들은 노동에 시달리다가 일찍 사망한다.
최상위에 속하는 남성의 평균수명은 78세인 반면,
최하위에 속하는 저임금 남성 노동자의 평균수명은 고작 71세에 불과했다.
P31-32
수중에 돈이 없다면
돈을 빌리는 일도 그리 대수롭지 않다는 것을 알 만했다.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판국에 꺼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사람들에게는 빚을 진다고 해서 더 문제될 것도 없었다.
주머니에 4펜스 밖에 없는데, 집세 70파운드와 다른 대금이 이미 연체되었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나빠진단 말인가?
그렇다면 꺼릴 일이 없지 않은가?
P93
선택의 범위가 넓을수록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반대로 선택의 범위가 좁을수록, 즉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나
갈 수 있는 장소나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기회 또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면
삶은 비참해진다.
부가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풍요로움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 풍요에서 차단되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는 사람이 삶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빈곤감은 ‘상대적’이다.
P144
…정말 건디기 힘든 일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용케도 살아갔다. P147
텔레마케터의 수입은 평균노동자 수입의 약 40퍼센트 수준이다.
‘반복사용 긴장성 손상 증후군(RSI)’이 컴퓨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종 병이라면,
‘음향 충격’은 전화통화를 집중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신종 산업병으로,
우울증에 빠지거나 소음을 참지 못하는 증세를 보인다.
이 일을 몇 시간씩 하다보면 누구든지 기분이 우울해지곤 한다.
내게는 이 증세가 ‘반복사용 뇌손상 증후군’처럼 느껴졌다.
P245-246
나는 이제까지 인종에 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하층의 일을 찾아갔을 때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늘 흑인 일색이었다.
그렇지 않은 곳은 모두 백인 여자였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 해야 하는 아이를 둔 엄마들이었다.
P314
참으로 이상하게도 고위관리자협회는
최저임금을 위협으로 간주해 그토록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임금인상은 문제삼지 않았다.
고위 임원의 임금이 인플레를 얼마나 유발하고 경제안정을 얼마나 위협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으면서,
최저임금을 50펜스 인상하면
국가경제가 흔들린다고 말한다.
P334
현대의 평등은 오히려 하위 3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이
여전히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그들의 자녀 역시 타고난 빈곤을 탈출하기가 여전히 힘들다는 사실을
교묘히 가릴 뿐이다.
그러나 현대적 평등주의는 ‘제법 점잖은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신화이다.
평등주의 덕에 우리는 두 다리를 뻗고 잠을 잔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정당화하기에는 평등 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
나는 좋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흡족해 할 수 있는 변명거리가 필요하다.
특권층 역시 얼마나 자기 기만적이든 간에,
기회는 모두에게 주어진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P337
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실업자가 대량으로 발생할까?
경제학자에게 물어보라.
십중팔구는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 것이다.
저임금관리위원회에서 일하는 워릭대학교의 마크 스튜어트 교수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344
교육과 훈련은 저임금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정치인들이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한 가지 분명한 이유 때문이다.
훈련을 받고 안 받고 간에 청소하고, 요리하고, 환자를 돌볼 수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주머니에 국가자격증을 얼마나 많이 넣고 다니든 간에
밤낮없이, 때로는 오밤중까지도 이어지는 고된 노동은 기본이다.
도카스는 앞으로도 계속 그곳 요양원에서
매일 아침마다 여성 명의 노인을 침대에서 들어올려 욕실에 들여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토록 중요한 일을 하면서도
생계비조차 벌 수 없는 현실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P356
1970년도 초에 자동차 생산업체인 복스홀과 노조 사이에 체결된 협정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1)남성 인력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는 여성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다.
2)기존의 남성 피고용인을 여성으로 대체하지 않는다.
3)여성 인력은 광범위하게 합의된 특정직에만 고용한다.
합의된 일은 주방일이나 청소따위를 말하는 것으로,
이 회사에서는 유아용 카시트를 만드는 일이 여성에게 돌아갔다.
P371
3c 업종- 여성과 관련
catering, cleaning, c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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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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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꽝님 덕분에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되게 재밌게 읽었었어요. 감사!아직도 캐나다에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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