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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넷 블로그 글들을 보니 엄마가 되는 것,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읽으면 좀 가슴이 아프다. 나는 아직 아이도 없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으니 ‘애송이들아’ 라는 말을 듣겠지만 (아 노래방 가고 잡다) 재작년에 여섯날 난 성현이랑 싱글맘 오정이랑 함께 살면서 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을 곁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것을.
자기 손으로 자기 똥꼬를 닦을 수 있는 인간과 남이 똥꼬를 닦아줘야 하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당시 여섯살에 접어든 성현이는 거의 내 몸무게의 절반이 나가는 ‘다 커부렀네’는 느낌을 주는 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똥 싸고 나서 화장실에서 “엄마, 엄마”를 불렀다. 나는 부모가, 특히 엄마가 내 기저귀를 빨며 날 키운지는 알았지만 저렇게 덜컥 클 때까지 똥꼬를 닦아주면서 키운지는 몰랐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의 의미, 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그렇게 절절할 수가 없었다.
박민규의 말대로 ‘다음 세기에는 이 세계를 찾아온 모든 인간들을 따뜻하게 대해 줘야지’ 라는 경건한 마음이 들어드랬다. 모두들 똥꼬를 제 손으로 닦을 때까지 그 무수한 시간들을 누군가의 헌신으로 채운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누군가는 많이 힘들었을 테니까, too much work에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
그리고, 좀 짠, 했다.
내 하우스메이트였던 휴지는 논문을 써야함에도 불구하고, 또 휴지통과의 끈끈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 있는 아달과 1년을 보내기 위해서 올 6월에 한국을 떴다. 지난번 하우스메이트였던 오정은 물론 자기 욕심도 있었겠지만 아달 성현이에게 자기가 겪은 고생을 안 하게 해주고 싶다며 8살난 그 놈 손을 잡고 뉴질랜드로 어학연수를 갔다. 나랑 함께 살 때 오정은 그런 말을 했었다. 아무리 다 잡으려 해도 이혼한 것 때문에 성현이에게 상처준 것 같아 늘 마음에 걸린다고 말이다. 아마 영어를 솰라솰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기회들을 성현이에게 주는 것으로서 좀 위로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쳇, 돈도 없음시롱 방값 보증금 빼서 가면 어쩌란거야??)
언젠가 내 친구, 씨앗이 잡지사에서 편집일을 하다가 아이를 낳고 일을 잠시 쉬고 있는 선배를 찾아갔던 이야기를 했다. 나름 ‘평등 결혼’ 이런 것을 하고 나름 의식있는 부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그 언니를 ‘공적인 자리’에서 찾을 수가 없어졌다. 씨앗이 그 집으로 찾아갔던 날, 언니는 씨앗을 배웅하면서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서는 집 밖에 나온 것이 오늘 처음이야, 라고 했다. 씨앗과 헤어지는 순간, 이야기를 하는 순간,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는 순간, 순간순간 그녀는 유모차의 손잡이를 잡고 앞 뒤로 천천히 흔들고 있었다.
진보넷 블로그 글들을 보니 엄마가 되는 것,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읽으면 좀 가슴이 아프다. 나는 아직 아이도 없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으니 ‘애송이들아’ 라는 말을 듣겠지만 재작년에 성현이랑 오정이랑 함께 살면서 한 아이를 기른다는 것을 곁눈으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는 것을.
자기 손으로 자기 똥꼬를 닦을 수 있는 인간과 남이 똥꼬를 닦아줘야 하는 인간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당시 여섯살에 접어든 성현이는 거의 내 몸무게의 절반이 나가는 ‘다 커부렀네’는 느낌을 주는 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똥 싸고 나서 화장실에서 “엄마, 엄마”를 불렀다. 나는 부모가, 특히 엄마가 내 기저귀를 빨며 날 키운지는 알았지만 저렇게 덜컥 클 때까지 똥꼬를 닦아주면서 키운지는 몰랐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의 의미, 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너무 무거웠다.
박민규의 말대로 ‘다음 세기에는 이 세계를 찾아온 모든 인간들을 따뜻하게 대해 줘야지’ 라는 경건한 마음이 들어드랬다. 모두들 똥꼬를 제 손으로 닦을 때까지 그 무수한 시간들을 누군가의 헌신으로 채운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누군가는 많이 힘들었을 테니까, too much work에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노동이 한 사람의 여성이나 한 쌍의 핵가족 부부에게만 전가되는 한 사람들은 존재들을 키워가는 것에 진절머리를 치게 된다. 그건 ‘4인용 식탁’에 나오는 장면처럼 젖 달라고 기어오는 아이들이 그악스럽게 느껴지면서 자기 새끼를 베란다 아래로 떨어뜨릴만한 고통일지 모른다. 그 뭐신긴가의 말처럼 (아프리카 속담에서 왔다고 했던가, 암튼 고들리에 책에서 봤으)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
(이렇게 알았으면서도 함께 살때 성현이 구박하고 혼내고 그랬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 그랴 -_-;;;; 뉴질랜드에서 잘 지내라옹, 성현.)
댓글 목록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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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두 아직 완선한 성인이 아니잖아.나두 -,.-;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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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을이 필요하다...음...절대동감.부가 정보
dak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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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아직도 우리는 부모가 똥꼬 닦아주고 있는 식인겨, 제길슨부가 정보
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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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저도 저도 씨앗 친구 :)부가 정보
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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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이 잘 지내는가 모르겠다.. 예전에 얘기한것 같지만 (지금 동생과 싸웠으니 말인데) 내동생도 그무렵 나이까지 아빠!한테 닦아달라고 부르곤 하여서 듣는 입장에서도 정말 황당했었지.. ㅋㅋ 그래도 아빠는 해주었지만.. -_-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