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이 세상
나의 화분 2005/11/25 02:55쌀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었습니다.
식량주권을 스스로 포기하자는 것이 이 나라 정권과 정치인들의 생각인가 봅니다.
우리 삶의 결정권을 남에게 줘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농민들을 죽이는 이 끔찍한 세상을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농민들과 풀뿌리 민중들의 절규가 너무도 절절하게 들려옵니다.
쌀비준안 통과로 농민들에게는 사형선고가 내려졌어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일 같이 불안하고 고통스런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나게 되면 새만금 어민들은, 갯벌의 그 많은 생명들은 더이상 살 수가 없게 됩니다.
평택에서는 미군기지 확장을 이제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평택 주민들이 강제로 수십년 살아온 땅에서 쫓겨나게 생겼어요.
여전히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언제 강제추방의 칼날이 자신의 목을 칠지 몰라 공포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천성산 도롱뇽과 뭇생명의 목숨 역시 풍전등화에요.
KTX라는 쾌속열차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무리한 터널을 뚫는다고 하죠.
이라크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미군의 총에 목숨을 잃고 있는데, 자이툰 부대는 뻔뻔하게도 1년 더 주둔하겠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이라크를 돕고 싶다면 총대신 빵과 의약품을 보내야지요.
도대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요.
왜 들려오는 소식들은 이다지도 절망적일까요.
그런데도 경찰은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며 항의행동에 나선 시위자들을 폭행하고, 연행하고, 구속시키고 있어요.
11월 15일 농민집회에서 경찰의 몽둥이에 얻어맞은 농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요.
우리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폭력적이고 끔찍한 일들이 언제쯤 사라질 수 있을까요?
이 세상이 완전히 무너져내려야 없어지게 될까요?
매우 힘이 들고, 추운 겨울이 되겠지만 그래도 이런 사안들에 굳게 연대해 함께 저항해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함께 차별과 폭력에 맞서나가기로 해요.
일단 코 앞에 닥친 몇 가지 일정을 알려드릴께요.
11월 26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홍대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새만금 '갯벌살판'이 열립니다.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이날 펼쳐지고요, 많은 이들이 참여해 제각기 갯벌살리기를 합니다.
12월 1일은 평화수감자의 날이에요.
평화를 위해 헌신하다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날이죠.
오전 10시에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3명의 새로운 병역거부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요, 오후 5시부터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길바닥평화행동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과 함께 '작은 거리 문화제'를 엽니다.
우리의 함성이 총보다 강해질 때 이 세상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믿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