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희망을 노래하라 2005/12/30 04:13
보라돌이님의 [잘가요. 할머니.] 에 관련된 글.

긴긴 겨울밤을 품에 안고 나는 노래를 만들고 불러봅니다.
왠지 쓸쓸해보인다고요?
괜찮습니다.
추운 밤 홀로 앉아 작곡을 하는 것도 정신적으로 보통 튼튼하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저는 누구보다 굳세게 모진 시련을 이겨낼 수 있을거에요.
 
겨울 나무
 
글 이밝은진
곡 조약골
 
푸르렀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이파리 한 잎
 
그잎 조차 풍성했던 여름의 그림자.
이제는 모두 떨궈 앙상하게 서 있지만,
 
붉은 비단으로 겨울을 기다리던 가을도 있었죠.
마른 잎 하나 간직하지 못했다고 원망하지 말아요.
 
지난 기억으로 지금 모습,
보기 싫다고 저어하지도 말아요.
 
지금 내 안에 머금은 생명은,
앙상한 가지 끝에 한 숨 한 숨 매달린
겨울을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한 연민
 
이제 다시 꽃도 푸른 잎도 피우지 못한다 한들
지금 함께 겨울을 보내는 시간에 대한 약속
 
최선을 다해 가파른 바람을 품고,
가지를 꺽는 눈의 가혹함을 견디는,
 
절대 다시 푸르름이 오지 않아도,
붉은 황홀함을 다시 입지 못해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이 시절을 통과하는 시간에 대한
마지막 남은 간절함.
나무는 겨울을 품에 안고 갑니다.
 
 


♪ 이밝은진, 조약골 - 겨울 나무 ♪
http://dopehead.net/files/winter-tree-01.mp3 에 파일을 올려두었으니까 직접 내려받아서 맘대로 요리하세요.
구워드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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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30 04:13 2005/12/30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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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2005/12/30 11:07 DELETE

    Subject: 가수 친구

    돕헤드님의 [겨울 나무] 에 관련된 글. 돕이 노래를 만들어 주었다. 언니들이 넘는 산에 이어서... 가수 친구가 생기니까 내 글이 호사를 한다. 고마워. 돕. 겨울 나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1. pink 2005/12/30 11:01 Modify/Delete Reply

    고마워. 특히 겨울나무가 고맙다고 하겠네.

  2. 아침 2005/12/30 15:14 Modify/Delete Reply

    노래 좋다.. 이 노래도 나의 노래상자에 담아서 라이딩할 때 들어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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