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립미디어센터를 세우자

경계를 넘어 2005/01/25 15:51
한국 독립미디어센터(Indymedia Center, IMC)를 세우자 1999년 시애틀에서 일어난 반세계화 투쟁의 결과 세계 각지에 독립미디어센터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20개가 넘는 독립미디어가 지역 풀뿌리 운동에 기반을 두고 건설되었으며, 지역의 이슈들과 투쟁 소식들이 독립미디어센터를 통해 전파되면서 훌륭한 대안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세계화 진보진영에서도 일찍부터 독립미디어센터에 주목하였고, 지금까지 여러 경로를 통해서 한국에서도 독립미디어센터의 활동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에서도 독립미디어센터를 만들려는 노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독립미디어센터를 세우려는 노력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독립미디어센터가 할 수 있는, 또는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이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독립미디어센터는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조건에 따라 몇 가지 다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 먼저 대안언론으로서의 역할입니다. 많은 도시에서 대안언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 지역의 독립미디어센터는 상업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많은 이슈들을 다루고, 나아가 지역의 풀뿌리 활동가들이 교류하는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진보넷을 비롯해 이미 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많이 있기 때문에 만약 독립미디어센터가 만들어진다 해도 이와 같은 역할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2. 다음으로 세계 각지의 반세계화 활동, 대안적 체제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소개하는 역할입니다. 독립미디어센터라는 이름으로 연결된 수 많은 지역의 독립미디어센터는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활동과 중요한 자료들, 정보들을 수평적으로 나누는 네트워크가 되고 있습니다. 즉 독립미디어센터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벌어지는 진보진영의 소식, 풀뿌리 민중의 소식, 시위와 직접행동에 관한 정보 등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 독립미디어센터가 세워진다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이미 많은 단체들이 각각 국제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며, 다양한 소식들이 이미 한국어로 번역되어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대안언론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3. 지역의 소식을 해외로 널리 전파하는 역할을 독립미디어센터가 담당합니다. 우리는 마닐라에서 일본에서 브라질에서 이탈리아에서 그 지역의 진보진영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www.indymedia.org 를 접속하면 곧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한국 진보진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들과 소식을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지금으로서는 마땅한 채널이 없는 실정입니다. 각 단체들이 자신의 소식을 영어로 번역하여 자신들의 채널을 통해 알리고는 있지만 이것들이 한 군데로 모여있지 못함으로 인해서 해외의 많은 활동가들은 한국의 소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점에 주목합니다. 한국어를 모르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건강하고 생동감있는 진보적 활동들을 안타깝게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운동 단체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단체와 국제적 연대를 맺고 있는 한국의 단체를 통해 소식을 접할 수 있겠지만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한국 진보진영의 소식을 접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에 독립미디어센터를 세우려는 주요한 목적이 이와 같습니다. 즉 한국의 운동 소식을 세계로 알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독립미디어센터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저희들은 독립미디어센터가 가진 수평적 특성, 네트워크적 특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전문적 편집기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해 자신의 기사를 올릴 수 있는 것이 독립미디어센터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영어를 구사하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이들과 연대해 다양한 소식들을 꾸준히 한국 독립미디어센터를 통해 알려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어느 한 단체가 독립미디어센터를 운영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인터넷의 공간으로서 한국의 저항의 목소리를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또는 기타 다른 언어를 통해 알려나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독립미디어센터가 앞으로 더욱 많은 일을 하면 물론 좋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한국의 소식이 해외로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단은 그 역할만이라도 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제약상 주요 소식은 아마도 영어로 업데이트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몇 년 동안 한국에서 노동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운동에 참여하면서 특히 영어로 소식을 주고 받아온 사람들이 한국 독립미디어센터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준비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한국 독립미디어센터를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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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5 15:51 2005/01/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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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2005/03/05 03:00 DELETE

    Subject: 카메라를 든 사람

    알엠님의 영화 "엄마..."가 개봉을 했다. 개봉 첫날의 보고서-_-를 보니, 일단 만족스러울 만큼의 관객들은 오지 않았나 보다. "난 유료관객이 될테야!"라면서 시사회도 짼 나로
  1. 미류 2005/01/26 14:29 Modify/Delete Reply

    지지~ ^^;;
    (돕헤드님, 정말 많은 일을 준비하고 계시네요.건강도 잘 챙기세요.)

  2. 돕헤드 2005/01/27 03:53 Modify/Delete Reply

    캄사합니다!

  3. rmlist 2005/01/28 00:47 Modify/Delete Reply

    저도 지지와 연대를 보냅니다. 학력고사 보고서 를 보았는데 그 때 라디오 방송으로 정부와 협상하던 그 사람들 엄청 멋져보였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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