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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김치찌개 맛이 좋아 소주 한잔 곁들여 은근한 상태에서 지난 메일함을 뒤져 보았다.
다시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래 그건 그냥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였던 걸 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닌가. 분명히 나에게 잘못된 무언가가 있어서는 아닐까. 그런 생각은 변명 아닐까.
은수님의 [변화는 있다?] 에 관련된 글.
변화는 있다. 너무 소소하고 느려 터져서 문제지.
'물음표'를 떼는 건 각성한 이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아마 은수님 역시 그런 의미로 글을 올렸으리라.
최근 겪었던 두 가지 에피소드들을 그냥 나열해 볼까 한다.
#1.
1박 2일로 현장노동자들과 함께 수련회를 다녀왔다. 말은 거창하지만 그냥 산좋고 물좋은 데 가서 학습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숙박 장소 등의 준비는 남성 동지들에게 일임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방을 하나만 잡아 놓은 것이었다. 그 동지들은 방을 두 개 잡는다거나 남녀의 공간을 나누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던 상태였다. 대공장 노조에서 전투적으로 싸우는데 앞장서는 동지들이었는데 그런 교육이나 토론의 경험이 전무했던 것이다. 그래서 남성방 여성방 분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한 뒤(주도는 그 모임의 리더 격인 여성 동지가 하고, 난 옆에서 거들고) 방을 하나 더 잡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공간을 나누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교육과 토론'을 하지는 못했다. 다음 모임에는 자료라도 뽑아가서 배포하고 설명해야겠다.
#2.
한 동지가 '우리들은 정의파다' 감상문을 썼는데, 그 글을 함께 검토하면서 나는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
(분명히 기억나진 않지만) "솔직히 노동운동에서, 사회주의 운동에서 여성 문제에 대해 대해 어떤 인식과 실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얘기했던 것-
"아니, 왜 잘 모르겠다냐.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글쓴이의 위치를 운동 밖에 설정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분명히 이 문장이 각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강하게 쓴것이긴 하지만 굉장히 미약해 보일지 몰라도 분명히 존재하는 운동 내 흐름들을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구공탄이나 노학연같은 젊은 계급의식적 동지들이 있지 않냐. 이 사람들이 출발선들 아닌가. 또, 노조의 여성위원회 같은 상층 흐름 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이런 문제의식들은 존재한다. 비정규직노조에서도 여성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잘 굴러가지는 않는 것 같지만 이게 얼마나 소중한 거냐. 그리고 분명히 동지도 이런 상황들을 알고 함께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잘 모른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저 문장은 좀 손을 보기로 했다.
어떻게 고쳤는지는 나중에 다들 보게 될 것이다.
현직 학원영어강사가 캐나다 유학 시절 포르노 배우로 출연한 경험 때문에 법의 처벌을 받게 되었다.
며칠 전 포털 첫화면에 떠 있던 그 기사를 보고선 바로 들었던 생각.
'인터넷에 불 나게 돌고 있겠군...'
포털 사이트의 토론방에서도 댓글이 무수하다.
"유학생활하면서 돈 마련하려면 별 수 없으니 그리 욕할 것 없다"는 주장
"그래도 법을 어긴 거다"
"다들 포르노 보면서 욕할 것 없다" 등등
소수의견으로 "신고한 놈이야말로 이상하다"
정말 어이없는 내용들도 많이 있다.
"한국 망신 다 시킨다"
혹은 "다행이다. 깜박 속을 뻔 하지 않았나"
그리고 대체로 동의하는 부분들이 있다
"과거 연예인 섹스비디오 때처럼 어쨌든 사회적으로 매장당한다"
대다수 남성들이 가진 이중성.
그런데 또 하나 굉장히 분노할 만한 것은 바로 '언론'이다.
언론사들에게 이것은 정말 최고의 뉴스감이었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에선.
이러한 기사가 미칠 파장과 피해자에 대한 영향 (그녀는 명백한 피해자다) 따위는 고려하지 않은채 상업적 술수로 가십거리로 기사화시킨 언론기업들의 비열함.
11월부터 노동자민중의 집회시위에 대해 대대적으로 이어진 '교통체증 유발하는 불법/폭력 시위 엄단 캠페인'을 보면서 했던 생각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를 뽑았다.
생이빨을 뽑으니 아프긴 아픈가 보다.
비명을 지르고 데굴데굴 구를 만큼은 아니지만
작은 불편함이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핑계를 만들어 낸다.
게으름을 만들어 낸다.
문득 베네주엘라에 가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상이라도 좋으니 희망을 잡고 싶다.
그래야 '계획'을 짜지..
그놈의 '계획'
일단, 공짜로 밥을 얻어먹거나 술을 얻어먹거나, 잠을 잘 수 있을 만한 곳들-
조암 : 밥,술,잠?
서산 : 밥,술,잠
하동 : 밥,잠
창원 : 밥,잠
부산 : 밥,술,잠
울산 : 밥?,술,잠
대구 : 밥,술,잠
동해 : 밥,술,잠
음.. 이 정도군. 도통 전라도는 없구나 ㅠ.ㅠ
몇 달 동안 뻔질나게 다녔는데(그래봐야 한 달에 한 번 꼴이지만...) 이렇게 소득이 없다니;
이번엔 만나볼 만한 사람들
태안 : 휴일에만
군산 : 그래도 한 번은 봐야지.
전주 : 밥 정도는 먹을 수도.
동두천 : 휴일에만
예상루트
천안(by 전철)
왜목마을?
서산
태안
대천(by 배)
군산
변산?
담양
주암호
땅끝?
보성?
하동
삼천포
통영?
창원
부산
울산
대구?(by 버스)
포항
영덕
울진
추암
동해
강릉
춘천(by 버스)
가평
청평
운주사
두물머리
팔당
서울
동두천(?)
겨울이니까 눈오거나, 못버티겠거든 바로바로 점프하자.
보름 안에는 왠지 무리일 듯 하지만... 흠...
11월 발바리. 세번째 발바리다.
원래는 등벽보를 만들어 가려고 했다. 일주일 전쯤 떠올랐던 아이디어.
"집회/행진 때문에 차가 막히나? 단지, 차가 너무 많을 뿐"
노대회를 전후로 도심 집회 때문에 말들이 많길래-
이렇게 하려 했는데 또 집에서 이리저리 밍기적 거리다 보니... 못했다.
깃대가 생겼으니 다음 달엔 진짜 뭐라도 써 가야겠다.
여하튼 위 사진은 잘 잡았다. 저 주차되어 있는 경찰버스 때문에 한 차선이 날아가서 대열이 삐질 튀어나오는 장면. 집회만 했다 하면 길거리에 잔뜩 늘어서 있는 경찰버스 때문에 차가 막히는 줄은 모르고서들 원...
오늘도 무사히 마포대교를 건너 한강에서 발바리는 끝났고. 돌아가면서 인사하고 끝나는 와중에, 미리 모여 계시던 진보넷 블로거들 모임에 따라 붙었다.
사실 모임이 있을 거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발바리 중간에 쉬는 시간. 즉석에서 깃발을 만들며 'No FTA, 사람들이(?, 잘 기억 안난다;) 살고 있어요' 등의 말들을 적어 놓는 걸 보면서 저 분들이 바로 진보넷 분들이겠군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심한 나는 결합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냥 혼자 여유롭게 일상적인 토요일 저녁을 보내느냐.(여의도에 봐둔 인도음식점에라도 가볼까.)
아니면 새로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챈스를 잡느냐.(내가 보는 사람들이 뻔하니깐)
여의도에 도착해서야 나는 '그래 밥이나 먹자'라는 생각에
뻘쭘하게도 "저도 껴주세요..."를 내뱉았던 것이다.
그래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지음님, 스밀라디님, 동소심님, 지각생님, 그리고 광명의 고등학교 선생님 두 분이자 그 중 한 분은 지음님과 학교동기.
여의도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인사도 하고, 잔차 얘기도 나누고.
지음 님께 깃대 선물도 받고. (허허 언제 장착해 볼까나-)
그리곤 2차를 가자는 제안에 한강대교를 지나 숙대앞으로 이동-
까칠한 강단있는 매니저가 있는 퓨전술집에서 이런저런 얘그들 나누다가, 영 피곤해서 11시쯤 먼저 퇴장.
진보넷, 노동넷 등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얘기도 들을 수 있었고,
지각생님께 들었던 채식주의 이야기. (마침 세 분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노동운동(?)이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지에 대한 것도 있고.
이것저것 새롭게 머리를 말랑하게 하는 시간들이었다. 호호
(아. 그리고 20인치 미니벨로가 땡기기 시작했다. 어이쿠)
(내 잔차는 떼 내고 남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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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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