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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목) 밤 12시55분

 

<독립영화관>이 위태롭다. 6월9일 방송예정이던 나루 감독의 <돌 속에 갇힌 말>이 축구중계로 긴급 편성됐다. 방송 당일까지 계약 미완료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가 이유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방영을 촉구하는 게시물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마당에도 대책을 논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축구 재방송에도 자주 밀리는 편성이고 보면 독립영화가 마치 미운 오리 새끼가 된 듯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의제기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아무튼 이번주에 방영되는 <과잉시대>는 소비지상주의에 빠져들고 있는 현대사회를 냉철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G8 회담에 참여한 세계 정상들의 모습과 세계화를 반대하는 시애틀 대투쟁을 시작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소비를 부추기고 있으며, 인류사회를 파괴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쾌한 음악과 그에 걸맞은 정교한 편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비관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투쟁해야 하고 그 투쟁은 정당하다는 메시지를 강력히 전달하고 있다. 상당히 급진적인 내용의 이 다큐멘터리에는 아직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 같다. 혹시 부시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 영화를 본다면 소송을 걸지도 모르겠다.

글 : 조영각 (계간 <독립영화> 편집위원)

2005/06/23 16:21 2005/06/23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