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출처:http://sarangbang.or.kr/bbs/view.php?board=hrnews&id=321

 

[인권, 영화를 만나다] '독립'을 포기한 KBS 독립영화관
선관위 압력에 <돌 속에 갇힌 말> 방영 취소
 
     
이진영 
 

  한국방송(KBS)의 독립영화 소개 프로그램 '독립영화관'에서 87년 구로항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돌 속에 갇힌 말>의 방영을 갑작스레 취소하고 이를 감독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의 관련기관인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의 입김이 <돌 속에 갇힌 말> 방영 여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나 감춰진 한국 현대사의 복원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행되는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돌 속에 갇힌 말 스틸 사진 [출처] 제9회 인권영화제



올해 인권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한 <돌 속에 갇힌 말>은 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구로구청에서 발생했던 부정투표·폭력적 시위진압 등의 사건 면면을 파헤치면서, 얼룩진 한국 현대사의 몸통을 체험한 감독 자신에게 각인된 폭력의 기억을 말하는 다큐멘터리다.

'독립영화관' 측은 <돌 속에 갇힌 말>을 6월 9일자로 방영한다고 홍보했을 뿐 아니라 관련 내용의 사전 녹화까지 완료한 상태였다. 하지만 방영예정일 오전에 감독에게 취소 결정을 알렸고 시청자들에게는 홈페이지를 통해 "축구방송 관계로 한 주 쉬게 되었다"고 간단히 공지했다. 이후 작품의 갑작스런 방영 취소에 대한 항의가 봇물처럼 밀려들자,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 당일까지 계약이 미완료 되었고, 해당 작품에 대해서 서울시 선관위가 이의를 제기, 해당기관의 명예훼손과 방송금지가처분 등이 예상되어 방영이 취소되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독립영화관' 측이 방영 취소의 이유로 계약 미완료를 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나루 감독은 "계약서 내용에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제공이 포함돼 제작팀과 계속 협의하고 있었을 뿐 계약서 작성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독립영화관'에 국내 작품이 방영된 선례도 있다고 알려져 계약서 작성 문제는 방영 취소의 중요한 이유는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 '독립영화관'의 홈페이지



오히려 주된 이유는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선관위의 압력으로 보인다. '독립영화관'의 서병철 프로듀서는 "<돌 속에 갇힌 말>의 9일 방영이 취소되고, 16일 방영을 고려하던 중 서울시 선관위에서 '구로구청에서 부정투표함 및 반출 부정이 없었다'는 89년 대법원 판례를 제시한 공문이 도착했다"고 입을 떼었다. 또 선관위 측이 전화로 "만약 작품이 방영 된다면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방송이 유보될까봐 이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 결국 청산되지 못한 현대사가 '말하려는 자'의 입을 틀어막은 셈이다.

선관위 김범식 홍보과장은 "<돌 속에 갇힌 말>은 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에서 부정투표가 발생했다고 바라보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영화의 내용 자체를 부인했다. 그는 "문제가 되었던 투표함은 부정 투표함이 아니며, 투표함을 반출했던 행위 역시 사무실이 협소했기 때문에 이를 개표장으로 옮기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5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는 당시 부상한 김병오 씨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바 있어 선관위가 군사독재 시절의 판례를 근거로 드는 것은 억지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홍보과장은 "작년 말부터 <돌 속에 갇힌 말>이 영화제 등에서 상영된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영화를 접할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고 밝혀 영화의 행보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음을 인정했다. 공중파를 통해 작품이 공개되면 "국민들이 충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KBS에 공문을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것.

이에 대해 나루 감독은 "기본적인 의견 수렴 과정조차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관의 입장을 방송사에 통보하는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며 "만약 이전부터 작품의 제작과 상영 여부를 알고 있었다면 사건을 둘러싼 선관위의 입장을 좀더 솔직하게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영화가 제기하는 의혹에 선관위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관련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풀리지 않는 실마리를 규명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했었다는 것.

감독은 "작품을 제작하면서 선관위의 입장을 들으려 시도했으나, 부정투표 사건에 관하여 답변을 해줄만한 사람이 없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구로항쟁 참여자이자 작품에서 인터뷰 대상자로 등장한 한 노동자는 주변 친인척 등에게 방영 사실을 알리며, 지금까지 입을 열지 못했던 속내의 상처를 나누기를 바랬는데, 그런 사람의 소망이 짓밟혀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나루 감독과 독립영화 관계자들은 우선 KBS 책임자를 상대로 면담을 시도해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한 다음 이후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인권하루소식 제 2835 호 [입력] 2005년06월18일 10:06:39
 
 
 
   
 

 

 

영화‘돌속에 갇힌 말’ 방송국에 갇혀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의혹 다룬 다큐 방영 연기 
 
 
구로타임즈 webmaster@kurotimes.com
 
 
 87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의혹을 다룬 다큐로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등 각종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았던 ‘돌속에 갇힌 말’이 방송국에 갇혔다.

당초 지난 6월9일 밤 KBS ‘독립영화관’(제1TV)프로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던 ‘돌속에 갇힌 말’은 방송사 저작권계약 미완료를 이유로 방송이 미뤄지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이의제기로 방송이 잠정 유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KBS 독립영화관은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초 방송예정일이던 9일 긴급공지를 통해 방송 200회 특집에서 ‘돌속에 갇힌 말’을 방영키로 결정했으나 방송권료 협상에 따른 저작권계약이 완료되지 못해 다른 방송으로 대체됐음을 알린데 이어, 13일에는 방송 논의 중 선관위의 이의제기를 받아 논란이 증폭될 우려가 있어 잠정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영화 ‘돌속에 갇힌 말’방영 유보에 대해,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KBS 독립영화관 담당 서병철 PD는 “부정투표가 아니라고 결정한 대법원 확정판결(89년)로 법리적 해석은 끝났다”며 “방송될 경우 선관위에서 명예훼손 및 방송금지가처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돼 방송을 잠정적으로 유보했다”고 밝혔다.

또 계약과 관련해 “계약서가 늦게 나가는 등의 내부적인 문제도 있었다”고 전제하고 9일 당일 방송이 되지 않은 이유는 “계약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선관위측은 “이 다큐멘터리는 당시 사건을 구로구청 부정투표함으로 단정 하고 있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의혹은 증거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의혹이 이제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정투표함’이라는 표현 역시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이 다큐영화를 만든 나루(38) 감독은 선관위에서 내용까지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나루 감독은 “6개월 동안이나 알고 있었으면서 방송만 문제시 하는 것은 황당하다”며 “최소한 영화를 만든 사람에게 미리 알려줬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선관위에서) 방송 당일에 막으려고 한 것은 납득이 안된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영화를 보고 공청회에서 토론하자”고 의견을 피력했다.

나루감독은 이와 함께 KBS 방송사측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나 감독은 “방송제안을 해왔으나, 계약전반에 대해 모르고 있어 서너번씩 계약서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계약 전날에야 보내줬다”며 계약과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영화가 방송되지 않은 것과 관련, “이미 (방송사측에서 9일 당일 ) 정오 경에 (방송)안된다는 연락이 왔다”며 “선관위 공문이 결정타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방송여부와 관련해 KBS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기현 기자>haetgue@kurotimes.com   2005년 06월 28일 

 

*  *  *

 

독립영화 통권 25호 (80~85쪽)

*아래글은 pdf 파일입니다, 제목 클릭!

 

공공성에 대한 오류

- KBS독립영화관의 <돌 속에 갇힌 말> 방송취소에 붙여…

 

 

2005/11/06 00:39 2005/11/06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