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초래한 한국 영화계의 혼란과 파행을 우려한다'
-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입장
지난 3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 영화인 선언>이 발표되었다. 영화인들은 이번 입장발표를 통해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 시네마테크에 대한 공모의 문제점과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비정상적인 운영방안 등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행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화인들은 현재 한국 영화계의 발전을 도모해야할 민간자율기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영진위가 다시금 올바른 자리를 찾아갈 것을 촉구하였다.
이번 영화인들의 입장발표에 대해 문화예술인들은 깊은 공감을 표하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들을 영진위가 책임 있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왜냐하면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영진위의 비상식적인 파행행정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번 영진위의 행보를 비판하는 지점은 사회적이고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공모제, 그 본래 취지 자체가 아니다. 철저히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하여 시작된 공모제가 그 과정에 있어서도 너무도 정치적이었고 비상식적이었기에 비판을 하는 것이다. 또한 “사업자 선정”에만 급급하여, 그간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가 다양성, 독립성, 자율성을 기반으로 수년에 걸쳐 축적해온 사회적 성과와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한 영진위의 무능력함이 이번 공모제를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이러한 영진위의 무리한 공모제 추진과정과 그 결과는 공모제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객관성, 전문성, 투명성을 상실하고, 오로지 정치적 이해관계를 충족시키기 위한 비리와 조작만이 난무하였다. 이로 인해 이번 영진위의 행보는 영화계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시민들에게도 아무런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영진위는 영화계와 소통은커녕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없이 비민주적인 절차로 오히려 영화계의 퇴보를 조장하고 있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정책과 사업이 생산되어야 할 기관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당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영화계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이에 영진위는 이번 공모제에 대한 영화인들의 우려와 문제제기를 겸허히 받아드리고,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영화인들과 함께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영진위의 일방적이고 파행적인 행보는 한국 영화계에 혼란과 실패만을 양산할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0년 3월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일동
강내희(문화연대 공동대표), 강세진(푸른영상), 강지은(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극단지회), 강환규(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무용단지회), 고남현(풍물패 터울림), 고명철(평론), 고승욱(미술작가), 고영직(평론), 고재선(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고준식(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고창수(미술), 고한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극단지회), 곽경안(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곽은태(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곽재영(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구승택(풍물굿패 삶터), 권경우((사)문화사회연구소 연구기획실장), 권명현(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뮤지컬단지회), 권범철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권상원(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권정일(문학), 권혜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강(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 연구원), 김경화(공연기획자), 김근(시), 김기영(연극연출가), 김남은(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남일(소설), 김동원(푸른영상), 김동원(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 김두범(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두진(문화예술기획자), 김명신(문화연대 공동대표), 김민경(미술작가), 김민수(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민숙(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민정(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합창단지회), 김민정(춤), 김백겸(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전충남지회장), 김병균(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인천지회부지회장), 김보건(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서울시무용단지회), 김상화(부산국제 어린이영화제 집행위원장), 김상훈(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서령(소설), 김선관(연극), 김선민(풍물패 터울림), 김선일(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선효(공공노조 세종문화회관지부 국악관현악단지회), 김성범(전남작가회의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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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선언문 출처:한독협 게시판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1천인 선언’
일시 | 2010년 3월 16일(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
기자회견 참가자 |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김영덕 프로듀서, <발레교습소> 변영주 감독,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경계도시2> 홍형숙 감독, 전국영화산업노조 최진욱 위원장, <오로라 공주> 방은진 감독(/배우), 한국영화아카데미비상대책위 이용배 위원장
영화인 1천인 선언 참가자 |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차승재 대표, <괴물> <마더> 봉준호 감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 <호우시절> 허진호 감독, <말아톤> 정윤철 감독, <전우치> 최동훈 감독 등, 1,692명
[선언문]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1천 영화인 선언
2010년 3월 현재, 한국영화의 미래를 고민하는 중심축인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영진위는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주체의 사업성과와 정책에 대한 세밀한 평가 없이 무리하게 공모를 진행해서 파행을 이미 예고했습니다. 두 사업에 대한 공모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가지 의혹과 문제점이 국회와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공모를 책임지고 있는 영진위는 ‘문제없음’이라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답변만을 개진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2010년 2월 1일부터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운영단체로 선정된 단체들 또한 독립영화감독들을 비롯한 영화계의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공간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공모와 관련한 여러 문제점들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진위는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반발 속에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공지를 냈습니다. 그러나 민간에 의해 설립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네마테크 전용관 사업에 연간 예산의 30% 수준의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운영자를 공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의 사업자를 첫 번째 공모에서 선정하지 못했던 것처럼,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 공모에는 아무 단체도 공모에 응하지 않아 공모제 자체가 영화인들과 관객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함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영진위는 3월 12일자로 시네마테크 전용관 운영자를 재공모한다는 공지를 내어 영화인들과 관객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그리고 시네마테크 사업은 문화의 공공성과 다양성 그리고 관객의 문화향유권을 위한 사업입니다. 이 사업들은 애초에 민간에 의해 제안되고 주도된 사업들입니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민간단체들이 낸 것이고, 전반적인 운영 정책도 민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공모가 필연적으로 파행을 불러온 것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영진위에 있음을 우선 밝히고자 합니다. 영진위의 조희문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인사들에 의한 독단적인 전횡이 파행적인 공모를 불러왔으며, 문화공공성 확대라는 구체적인 정책에 의한 공모제가 아닌 ‘나눠먹기’와 ‘제 사람 챙기기’가 이 사태의 본질임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들의 의견수렴 절차는 애초에 무시되었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조차 원천봉쇄 되어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조희문 위원장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사태는 이런 비민주적이고 비문화적인 독단적 행정 집행이 낳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구체적인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채 2개월 반 동안 원장이 공석인 채로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영진위의 철학과 계획 부재에서 오는 행정 무능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학생들과 동문들은 영진위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아무 답변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27년 동안 수많은 영화인을 배출해온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는 영진위와 학생들과 동문들이 함께 결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파행을 거듭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의 합의제 준 민간기구인 영진위는 최소한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여러 영화인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공감하는 정책과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시네마테크 등과 같은 소중한 공공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시민들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영진위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영진위는 그런 기본적인 역할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영화계에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영화인들과 관객을 위한 영진위는 존재하지 않고, 정부의 문화정책에 과잉충성하는 영진위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 영화인들은 영진위가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촉구하며, 영진위 정상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최근 현안에 대해 영진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하고자 합니다.
하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에 대한 공모과정의 정당성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사업자를 재공모하라!
두 공간이 정상화될 때까지 현재의 독립영화전용관, 영상미디어센터의 그 어떤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현재의 비정상적인 공모를 즉각 철회하고 서울아트시네마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라!
하나.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정상화하라! 아울러 한국영화아카데미의 미래에 대해 민주적인 공론화과정을 충분히 거쳐 정책을 입안하여야 한다.
2010년 3월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영화인 일동
[영화진흥위원회 정상화 촉구 영화인 1천인 선언 , 총 1,692명]
갈재민(<땅의 여자>촬영), 감효정(감독), 강국현(전국영화산업노조 촬영지부 <스파이파파>), 강경훈(<죽어도 해피엔딩>감독), 강금영(<성폭력에대처하는우리들의자세>작가, 여성영상공동체 핀다), 강나루(<탈주>연출부), 강다은(진주시민미디어센터 제작팀), 강대웅(<땅의 여자>스틸), 강명찬(강제규필름 라인프로듀서), 강명현(<상유를 만나다>감독, 광주독립영화협회), 강미자(<푸른강은 흘러라>연출), 강민석(영화음악감독), 강민석(한양대 연극영화학과 학생), 강민영(<0.1kg>, <이상한 나라0의 이상한 상식들>감독, <필름에 관한 짧은 사랑>편집장, <네오이마주>편집에디터), 강민우(신씨네), 강백룡(동국대 영화영상), 강병성(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산(음향감독), 강상협(<껍데기>촬영), 강새미(건국대 영화전공), 강석필(<경계도시2>프로듀서), 강선형(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성식(<마강호텔>, <스위치>촬영감독), 강성한(<꺾여진 날개>연출), 강성훈(<후회하지 않아>, <화려한 휴가>조명감독), 강소영(디마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강소영(씨네2000 기획실,<거북이 달린다> 외 3편 마케팅 관리), 강소원(부산대학교영화연구소 전임연구원), 강수림(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강수연(<액션V>PD), 강수진(중앙대 영화학과), 강수진(<프랑스중위의 여자>프로듀서), 강숙(전국영화산업노조 연출지부, 콘티작가 <너는내운명>,<그놈목소리>,<그림자살인>), 강승표(<졸업영화의 이론과 실제>감독), 강시민(감독), 강연하(<수진들에게>연출), 강영수(<방독피>미술부), 강유가람(<왕자가된소녀들>제작팀), 강유석(한양대 영화학과 학생), 강유진((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스크리닝매니저), 강윤희(<계몽영화>분장팀장), 강이관(<사과>연출), 강준원(<정현아>연출), 강진국(
(2010년 3월 16일, 총 1,692명)
*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국내신작전 상영작 (가나다순)
[장편]
<개청춘> 여성영상집단 반이다 / 2009 / DV / Color / 83분
<꽃다운> 장희선, 김진상 / 2009 / DV / Color / 61분
<대추리에 살다> 정일건 / 2009 / DV / Color / 83분
<땅의 여자> 권우정 / 2009 / HD / Color / 95분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홍지유, 한영희 / 2009 / DV / Color / 117분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조세영 / 2009 / DV / Color / 72분
<오체투지 다이어리> 지금종, 최유진 / 2009 / HD / Color / 83분
<쿠바의 연인> 정호현 / 2009 / DV / Color+B&W / 93분
<호수길> 정재훈 / 2009 / Beta / Color / 72분
[단편]
<그 날 이후,> 김주현 / 2009 / DV / Color / 26분
<나의 길 위에서> 하샛별 / 2010 / HD / Color / 38분
<내 청춘을 돌려다오> 김은민 / 2009 / DV / Color / 35분
<명소> 김민지, 조샛별, 허철녕 / 2009 / HD / Color / 33분 15초
<미얀마 선언> 최신춘 / 2010 / DV / Color / 31분
<방, 있어요> 석보경, 정동욱, 장경희 / 2009 / DV / Color / 21분 33초
<수현 지현> 박정회 / 2009 / DV / Color / 23분 30초
<시야 미안하다> 김휴리 / 2009 / DV / Color / 21분 16초
<역사(歷寫)> 나들 / 2009 / HD / Color / 3분 52초
<자기만의 방> 심민경 / 2010 / DV / Color / 8분 32초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24> 임덕윤 / 2009 / DV / Color+B&W / 33분
<행복한가요?> 정혜은 / 2009 / HD / Color / 48분 11초
<현기증 ver1.0> 노경태 / 2010 / DV, HD / Color / 12분
* * *
(본문 내용중 굵은 글씨와 밑줄은 제가 강조한 것임)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국내신작전 심사총평
2009년 동안 제작되어진 다큐멘터리 중 '인디', 즉 '독립'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우리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58편입니다. 작년 77편의 출품작에 비해서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나라님들이 좋아하는 숫자 놀음에 편승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내, 외적인 독립영화에 대한 공격과 그로 인한 위기 속에 이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근심 어리게 바라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번에 출품작들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눈의 띄는 점은. 중견 다큐멘터리스트들의 노력과 그 성과입니다. 우리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 했었던 정호현, 이미영 감독님의 'return of the SIDOF'와 2000년대를 관통한 '대추리와 사람'들에 대한 사려깊은 시선을 담아주신 정일건 감독님. '농가일기'에서 '땅의 여자'로 더욱 깊어지는 작품세계로 사람들을 주목하게 한 권우정 감독님. 그리고 독특하면서도 매혹적인 스타일로 전국의 음신(音神)들을 소개해주는 기채생 감독님. 어떻게 보면 독립다큐 키드에서 이제는 자기만의 세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이들의 변화를 짚어보는 것도 이번 영화제가 관객 분들과 나눌 소중한 테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제 막, 카메라를 들고 세상과 소통 하려는 젊은 작가들에게 우리 시대는 경쟁의 피곤, 불안정한 미래, 그로인한 공간의 파괴로 함축될 수 있을 듯 합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속에 자신의 존재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카메라와 다큐멘터리는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고, 그 소중한 결과는 이번 영화제의 단편 다큐멘터리 향연 속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지와 시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도 이번 단편 다큐멘터리의 두드러진 특징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낡은 것들에 대한 새로운 것에 대한 매력은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이 젊은 작가들의 열정과 시도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는 것도 이번 영화제와 관객들의 몫일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이런 신진 작가들과 중견 작가들 사이에 놓인 '사라져 버린 현장'입니다. 중견 감독이 자기만의 세계로 긴 시간동안 세상과 시대를 사유하는 동안, 신진 작가들은 '주변의 스토리텔러'로서의 자기규정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2009년 용산에서의 철거민 참사와 평택에서의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권력의 사냥에, 독립다큐멘터리가 ‘현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는 단지 소재 차원에서의 문제는 아닙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과 접근이 있을 수 있지만, 진보적인 사회변화를 위한 다큐멘터리의 정치적이며 미학적인 고민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서입니다. 거대담론과 현장이라는 독립다큐멘터리의 도그마는 사라져야겠지만, 독립 다큐멘터리의 밑바탕에 대한 실천까지 사라져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서 그동안 이분법적으로 사고되고 평가되어졌던 독립다큐멘터리의 정치와 미학의 실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또 다시 봄은 올 것입니다. 거대영화제의 물량과 브랜드 사이에서 이 영화제가 봄의 연두와 함께 지속적으로 푸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관객 여러분들과 지난 1년을 거침없이 달려온 출품 작가들의 순전한 덕일 것입니다. 자신의 소중한 작품을 출품하고 비록 상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다큐멘터리의 현장에서 다시 만날 작가 분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고 상영의 기회를 얻은 25편의 작가들에게 자그마한 축하 말씀을 남깁니다.
분노와 웃음, 따뜻함과 냉철함의 축제가 될 이번 영화제가 어서 오기만을 바래봅니다.
- 인디다큐페스티발2010 프로그래머 (가나다순)
안정숙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현 영화인)
오정훈 (미디액트 교육실장)
태준식 (다큐멘터리 감독)
기자회견을 하는지는 몰랐고, 연대서명을 한다는 이메일이 왔길래 '저도 넣어주세요' 했더니
오늘 그 결과물이 또 이메일로 왔다. 다들 추운 날 고생이 많으시다. 당장 달려갈 수도 없고
무슨 큰 돈을 기부할만한 처지도 아니지만, 이렇게 제 이름이라도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연락주시라. 아무리 정신 없어도 하루에 한번 이메일 확인은 꼭 할테니.
( 이메일 주소 : 다큐나루 @ 쥐메일 닷 컴 )
* * *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에 반대하는 독립영화감독 100인 기자회견
일시 : 2월 18일 14시
장소 : 참여연대(서울 종로구 통인동 132 대표전화 02-723-5300) 지하 1층 느티나무 강당
사회 : 김동명
발언 : 박동훈, 신동일, 양익준, 양해훈, 이충렬, 장형윤, 주현숙 외 독립영화감독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을 규탄한다!
1. 무엇을 위한 운영주체 공모제 전환인가?
2년 2개월간 독립영화배급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던 인디스페이스, 출범 이후 8년간 독립영화 창작 지원 사업과 시민 대상 영상 미디어 교육의 근거지로서 국제적으로도 전례 없는 성과를 올려왔던 미디액트가,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조희문/이하 영진위)의 느닷없는 ‘독립영화전용관/영상미디어센터 운영주체 1년 단위 공모제 전환’ 결정으로 간판을 내리고 거리로 내몰렸다.
2. 졸속/편파의 과정으로 독립영화를 철거하고 있다
졸속으로 치러져 결국 선정자를 내지 못했던 1차 심사에서 각각 차하위, 최하위를 받고 탈락했던 단체의 임원들이 2차 심사에서 버젓이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고, 이름만 바꾸었을 뿐 1차 때와 그 구성원과 추인세력이 동일한 신생유령단체들이 이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되었다. 이들 (사)시민영상문화기구와 (사)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는 모두 조희문 위원장이 법인 설립자인 (사)문화미래포럼과 그 협력단체 (사)비상업영화기구와 관련이 깊을 뿐만 아니라 1차 공모 당시 (사)문화미래포럼과 (사)비상업영화기구가 낸 서류와 2차 공모에서 선정된 (사)시민영상기구의 서류가 법인명과 이사진의 명단만 다를 뿐, 사업계획서가 거의 동일해 심사가 졸속/편파로 이루어졌음이 명백하다.
3.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한 우리의 창작물은 상영되지 않을 것이다
졸속/편파심사로 얼룩진 독립영화전용관과 영상미디어센터 운영업체 공모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사)한국다양성영화발전협의회’에 의해 운영되는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우리의 창작물이 상영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이것은 성명을 내는 현재부터 발효되어 영진위 측의 납득할 만한 응답이 있을 때까지 무기한 지속된다.
4. 근시안적 공모제도 철회를 촉구한다
영진위가 사업연속성과 정책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는 근시안적 공모제도를 철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에 기초한 합리적인 사업자 선정 체계를 원점에서부터 재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연대서명인 155명 (가나다 순)
강미자(푸른 강은 흘러라) / 경순(쇼킹패밀리) / 고은기(내 사랑 유리에) / 공미연(전장에서 나는) / 구자환(우공이산) /권우정(땅의 여자) / 권효(원웨이 티켓) / 김경만(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 김경묵(청계천의 개) / 김곡(고갈) / 김동명(이상한 나라의 바툼바) / 김동령(아메리칸 엘리) / 김동원(송환) / 김명준(우리 학교) / 김미례(외박) / 김선(자가당착) / 김성균(기타이야기) / 김숙현(모던한 쥐선생과의 대화) / 김영남(내 청춘에게 고함) / 김영근(산책가) / 김예영(산책가) / 김유리(뭐 때문에 살아) / 김은경(뉴스페이퍼맨: 어느 신문지국장의 죽음) / 김은민(내 청춘을 돌려다오) / 김이찬(동행) / 김일란(3xFTM) / 김일안(피바랜 광주) / 김조광수(친구사이?) / 김종관(Down Down FTA!) / 김준호(길) / 김주현(그날 이후) / 김지곤(오후 세 시) / 김지현(앞산전) / 김지현(고양이들) / 김진열(진옥언니, 학교 가다) / 김태진() /김태일(안녕 사요나라) / 김현성(흩날리는 것들) / 김형남(외가) / 김홍완(기차역에서) / 김환태(국경은 없다) / 김효정(춤추는 동물원) / 김희철(진실의 문) / 나루(돌 속에 갇힌 말) / 나비(개청춘) / 남다정(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 / 남태제(학교) / 란희(쉼터를 만나다) / 류미례(엄마…) / 류형기(너와 나의 이십일 세기) / 문정현(할매꽃) / 민동현(지우개 따먹기) / 민용근(도둑소년) / 민환기(소규모아카시아밴드이야기) / 박경태(나와 부엉이) / 박동훈(계몽영화) / 박성용(춤추는 동물원) / 박소현(우리 학교) / 박수정(다시, 삶으로) / 박은영(토굴 속의 아이) / 박인희(청춘예찬) / 박정숙(동백아가씨) / 박종필(거리에서) / 박준영(허웅이야기) / 박지완(여고생이다) / 박홍열(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 박홍준(소년마부) / 백승기(출동 사십삼 호) / 백승빈(장례식의 멤버) / 백현진(디 엔드) / 변해원(철탑, 2008년 2월25일 박현상씨) / 부지영(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서동일(핑크팰리스) / 서재경(외출) / 선우문영() / 성충경(출동 사십삼 호) / 소상민(나는 곤경에 처했다) / 소준문(올드랭사인) / 손경화(개청춘) / 손광주(단속평형) / 손영(잊지 않을 거야) / 손영성(약탈자들) / 송해나(환심) / 신이수(구보씨일보) / 신동일(반두비) / 안슬기(지구에서 사는 법) / 양익준(똥파리) / 양해훈(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 언저리(그의 자연) / 연상호(사랑은 단백질) / 오건영(에필로그) / 오영필(서쪽나라) / 유동종(간이역) / 윤강로(가지 않는, 모든 것들) / 윤성호(은하해방전선) / 윤영호(바이칼) / 윤지석(스위치) / 이강길(살기 위하여) / 이강현(파산의 기술) / 이걸기(시합) / 이경원(경북 문경으로 시작하는 짧은 주소) / 이란희(파마) / 이마리오(주민등록증을 찢어라!) / 이성강(살결) / 이송희일(탈주) / 이숙경(어떤 개인 날) / 이승영(여기보다 어딘가에) /이영(OUT: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 / 이용배(사랑을 찾아서) / 이우정(개를 키워봐서 알아요) / 이유림(새끼여우) / 이재수(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 이정아(남의 속도 모르고) / 이종필(불을 지펴라) / 이지상(몽실언니) / 이지연(김문정) / 이진필(알고 싶지 않은) / 이충렬(워낭소리) / 이현정(192-399: 더불어사는집이야기) / 이혜란(우리들은 정의파다) / 임덕윤(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24) / 임창재(바람의 노래) / 임춘민(평촌의 언니들) / 임호경(Act of life) / 장건재(회오리바람) / 장세경(누구세요) / 장은주(교미기2. 비밀스런 짐승) / 장형윤(무림일검의 사생활) / 장훈(불한당들) / 전경진(학교이야기) / 정경록(고기도시) / 정미나(불안의 최전방) / 정병길(우린 액션배우다) / 정재훈(호수길) / 정지연(봄에 피어나다) / 정창영(경계에 선 인생) / 조대흠() / 조세영(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 조재형(그 날) / 주현숙(계속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 / 지민(개청춘) / 지윤정(Page_214) / 진소영() / 채기(빛나는 거짓) / 최신춘(알바당선언) / 최영태(스크린플레이) / 최창환(호명인생) / 태소정(더 밴드) / 태준식(샘터분식) / 한영희(레즈비언 정치도전기) / 한범승(가리봉 오거리) / 홍지유(레즈비언 정치도전기) / 홍형숙(경계도시2) / 황윤(어느 날 그 길에서) / 황철민(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그 때, 그들을 만나는 대신 제대로 싸웠어야 했다.
그들은 적어도
'워낭소리'가 상영되던 극장과 '미디액트'에서
웃으면서 만나 악수를 나눠도 될 사람들은 아니었던 거다.
그들은 나와 당신의 뒤통수를 치며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 때, 그들을 만날 것인가, 어떻게 만날 것인가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서로 좀 더 들어보고 더 좋은 생각으로 다듬을 수 있었다.
귀를 기울이기 전에 훈계하기 바빴던 그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려나.
들을 사람도 말할 사람도 없이 지금 나는 혼자라
한없이 답답하지만
그래도, 기운을 내보자
그 때 그 논란보다는 현명하게, 그리고 좀 더 신중하게
이번에는 좀 더 제대로 대처하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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