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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으로 만든 추억

1. 화요일엔, 점을 보러 갔었다. 나름대로 목돈이 들어온 김에, 그 동안 맛난 거 많이 해 줬던 라디카 언니랑 맛난 거 먹으러 동대문 어느 네팔 식당에 갔다가 둘다 우울해 있던 차에 점이나 보러 갈까 하고 무작정 대학로 어딘가로. 추운 날이었다. 믿을 수 없는 어딘가, 자리를 잡고 앉아서 우리는 타로점을 봤다. 입냄새가 많이 나던 그녀는 나에게는 생활습관을 바꿔보라는 충고를 했고, 언니에게는 내년부터 좋은 일이 많이 생길테니 두 달만 잘 버텨 보라는 얘기를 했다. 우리는 깔깔깔 웃으며 내년에는 잘 보내보자고, 교보에 가서 내년 다이어리를 하나씩 손에 들고 웃으며 안녕하고 인사했다. 그리고, 그 다음 언니에게 온 전화는 출입국 관리소 안에서 였다. 그냥 그렇게 됐어, 언니는 웃었다.


오늘 아침 목동엘 갔다. 나는 종종 실수를 한다. 이무언니가 잡혔을 때도 라디카 언니에게 같이 보러가자고 말했다가 에크 했었는데, 이번에도 구말씨나 라주씨에게 언제 언니를 보러 갈 거냐고 물었다. 구말씨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거기 어떻게 가. 바보 같다. 나는. 북적이는 면회소, 불친절한 직원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여러 나라의 말소리들. 로션이랑 양말, 빗을 챙겨갔는데 빗은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들일 수 없다고 했다. 웃으며 언니를 만났다. 잘 됐어요, 가서 잘 쉬다가 다시 오면 되지. 언니 얼굴이 많이 상해보였다. 잠을 잘 못 잔다고 한다. 내 뒤에 언니를 면회왔던 한 분은 언니를 멀리서 보곤 눈물부터 터뜨렸다. 에이, 울지 마세요, 잘 됐다고 생각하면 되죠. 그렇게 말하곤 혼자 먼저 그 곳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부터,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묻어두었던 마음부터, 언니 일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내 문제들이 왈칵왈칵 눈물로 터져 나왔다. 날씨가 추웠다. 터덜터덜 걸어 지하철 역으로 가면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꾹꾹 눌렀다. 그래도 언니가 웃으니까 좋은 거라고 잘 된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고. 3. 서독제에 가서 영화를 봤다. 애니메이션 경쟁부문이었는데, 재미났다. 꼬물꼬물, 나도 언젠가는 재미나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 욕심이 났다. 헤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장형윤 감독님의 단아한 모습에 반해버렸다. :) 내가 궁금해 하던, 토끼와 바다거북이의 행보는 결국 부족한 제작비가 이유였다. 이런. 그래도 즐거웠다. 좋은 영화들과 간만에 만난 좋은 친구들. 수다도 영화도 다, 즐거웠삼. 4. 그리고 한 밤중에 불러낸 장주씨와 일당들. 흠.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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