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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간다

해마다 조금씩은 바뀌지만

우리나라는 1월 초순 앞뒤로 걸쳐

12-13일쯤 아침 7시 47분에 해가 뜬다.

 

그리고 6월 중순쯤이면

또 그만큼의 기간 동안은

아침 5시 10분에 해가 뜨곤 한다.

 

지난 1월에

내가 처음으로 서울로 출근하던 날은

해가 가장 늦게 뜨는 기간이었다.

 

아침이면 늘 엇비슷한 시간에

허겁지겁 집을 나서서 부리나케 역으로 달렸는데

처음엔 음주단속이나 하는 밤길이었다가

눈부신 햇살이 앞을 가려 차를 멈추게 하더니

비 내리고 바람 불고 어떤 날 노란 유채꽃이 넘실대며 내게로 왔지.

 

대전천과 유등천을 흐르는 물도

해뜨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가물었다가 넘쳤다가

하상도로를 따라 늘어선 키큰 코스모스와 이름모를 꽃잎들이

철도 없이 피고 지고, 진줄 알면 또 피고

 

해뜨는 시간이

하루 또는 이틀에 1분씩 빨라지고 늦춰지면서

오늘 아침 해뜬 시간은 다시 6시 24분이다.

 

그렇게 세월이 간다.

2년을 어떻게 서울로 다니냐고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는데

일년 중 사분의 삼이 지나고 있다.

 

힘들겠다 힘들겠다 남들은 자주 묻고 걱정하는데

어떤 사람은 6개월을 버티는가 보자고 큰소리쳤는데

그게 무어 대수랴,

나의 여전한 고민과 숙제는

세월은 가는데

나는 변할 줄 모르고 

내 일도 변함없이 지지부진하다는 것,

하루하루 해뜨는 시간의 변화만큼씩이라도

내 자신을 죽기로 반성하고 살아있는 이유를 찾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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