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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잡담

(쌍둥이칼)

추석 직전에

아내가 출장으로 집을 비웠던 8일동안

아내가 집에 있었으면 마땅히 지출했어야 할 돈까지

내 지갑에서 꺼내야만 했거든.

어쩌다 내가 주말 출장이라도 가게 될 때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지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줄 아느냐 하면서

꼭 내 지갑에서 돈을 울궈내던 아내를 기억해 내고는,

오늘 아침에 넌지시 그래 봤다.

"출장갔을 때 내가 대신 내줬던 돈 안 갚어?"

아내의 한마디,

"쌍둥이칼 값이 얼만줄 알아? 그걸로 됐지."

 

독일 출장에서 돌아와서

아이들에게는 이런저런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는데

내겐 쌍둥이칼이 선물이라고 했다.

아니, 자긴 쌍둥이칼 안쓰나.

 

 

(술)

지난 주말

수련회 하나 길게 이어지면서

당초 예정했던 서울행이 취소되었다.

수련회 뒷풀이에서 소주와 동동주가 얼콰하게 돌았고(30명 정도),

서울행이 취소되자마자 오산에 있는 동지(간장오타맨)를 급히 불러

전어회와 소주를 신나게 들이키면서

여기저기서 일하거나 쉬고 있던 동지들을 불렀더니(날세동, 이상동, 이모, 김모...),

그게 급기야

늦은 밤에

서울에 있던 이들까지 부르기까지 하게 되었고(술라, 바다소녀),

일요일 아침, 해장국을 먹으러 간 집에서까지

소주잔이 넘치게 만들었다.

생각해 보니

참 징하게도 술을 마셨다.

집 나온지 23시간쯤만에 집에 돌아갔더니

아내가 그러더군.

12시간 안에 오겠다던 사람이...

24시간을 꼭 채우고 오지 그랬어?

 

비실비실 장을 봐다가

모시조개와 콩나물과 무우채를 넣고

시원하게 끓인 국물 한사발 먹고서야 겨우 기운을 차렸고,

늦은 밤에도 허기가 져서

양송이와 양파를 듬뿍 넣은

스파게티 한 접시를 비우고 나서야

정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다시, 불면)

참으로 불규칙적인 생활에

지금 당장 아니면 연말까지는 풀어내야 할 여러 숙제들이

내 역량에 대한 회의까지 겹치고

이런저런 고민들까지 더해지면서

일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잠도 설치는 날이 잦아진다.

불면의 밤이 낯선 일은 아니지만

불면의 밤에 내다보는 세상 풍경은 때로 낯설고 안으로 들여다보는 내 자신은 더욱 낯설다.

 

(그밖에)

뭐하고 있나, 출근부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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