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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시

어쩌다 펼쳐든 신문에서 시 한편 보게 되면

그것이 유명 시인의 시가 아니더라도 반갑다.

 

황우석 교수 때문에 줏어든 신문에

이런 시가 한편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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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여.

 

나는 그대의 하얀 손발에 박힌

못을 빼주고 싶다.

그러나

 

못 박힌 사람은 못 박힌 사람에게로

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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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의 "시계풀의 편지 4"라는 시이다.

 

정호승 시인이 그 아래 다음과 같이 몇 마디 써붙였다.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가슴과 손발에 못이 박힌다. 일찍이 예수도 사랑 때문에 손발에 못이 박혔다. 그러니 어쩌랴. 못 박힌 사람이 못 박힌 사람의 못을 빼주러 가야 한다. 내 고통을 돌보기 전에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먼저 돌보러 가야 한다. 그게 사랑이니 어쩌랴.

 

신문을 접고 눈을 감으니

수많은 노동자들이 허공에 못박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광경이 내 망막에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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