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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복들을 벗다?

지난 월요일이었구나, 오전에는 정례적인 상집회의 진행하고,

오후에는 출장간 위원장을 대신해서 공무원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 갔다가,

5시로 예정된 단위노조 순회 간담회에 부랴부랴 달려갔다.

 

조합원이 50명 남짓한 작은 사업장인데 열댓명의 조합원들이 모였고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0-40분쯤 열심히 떠들고

민주노총의 최근 상황에 대한 곤혹스런 질문에 성의껏 답하고

퇴근 시간이 지난 노조 사무실에 위원장과 마주 앉았다.

 

-처장님, 고생많으시죠?

=에유, 요즘은 노동자라면 특히 모두들 고생이지요. 어디서나...

-사실 아까도 질문이 나왔지만,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사태를 놓고 말들이 많아요.

=언론이 좀 설쳤습니까? 기아차 사태에 이어서 말이죠...

-저도 노조 위원장한다는 게 챙피하더라구요.

=그러셨어요?

-연맹 단체복 하나 구해서 맨날 입고 다녔는데, 요즘은 벗고 다녀요.

(그러고 보니 양복차림이 말쑥하다)

=하하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 같애서...

=하하, 저야 연맹의 간부고 총연맹의 대의원이기도 하니까, 손가락질 받아도

  할말 없지요 뭐.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때마다 더 반성하고 스스로

 채찍질하자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입고 다닙니다.

(평소에도 일년의 절반 이상은 단체복이나 투쟁조끼로 다니는 것 같다)

-그렇습니까? 하하, 저녁이나 하러 갑시다.

=예...

 

그렇게 대화는 끝이 났고, 소주 몇잔 마시고 다시 연맹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 대화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연맹 정기대의원대회를 진행하다 보니까

얼추 300명 가까운 동지들이 모여 있는데

단체복이나 투쟁복을 입은 숫자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실제로 그런 분위기들이

현장의 노조 간부들에게까지 은근하게 확산되어 버린 것일까.

 

눈썰미 좋은 동지들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다.

 

말이 난 김에, 요즘 내가 입고 다니는 옷차림의 일부를 소개한다.

길가다가 이런 사람 보면 난 줄 알고 술마시자고 하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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