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 사회

2008/06/18 17:59
 

지난 달 [작은책]출판사의 월례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학벌 없는 사회’라는 주제로 김상봉 선생이 강의하였다. 깊은 공명으로 다가왔다. 몇 가지 느끼고 배운 것를 정리한다.

(‘’는 강의자 발제문을 인용한 것임)


1. 학벌사회는 불평등과 차별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계급으로 상징되는 모순보다도 훨씬 강렬하고 지독한 모순이다.


2. 학벌은 현대판 문중이다. 문중은 폐쇄적이며, 고정적이고 위계질서가 뚜렷한 가족사회이다. 이런 가족사회에서는 공공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3. 학벌사회는 ‘교육’을 절단나게 한다. 교육은 배운다는 문제이고, 한편으로는 지식의 문제이기도 하다. 감정에서 아름다움을 배우고, 의지에서 선을 배우고, 지성에서 진리를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학벌사회에서 ‘교육’은 평가을 통해서 완성된다. 한국의 현실 교육에서 평가는 ‘시험을 잘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험을 잘 본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지식의 척도는 옳지 않다. ‘지식의 핵심은 답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물음을 던지는 것!!!’


4. 스스로 물음을 던진다는 것은, ‘1)창의성 2)스스로 생각함 3)자유 4)무위의 교육’을 말한다. 그런데 ‘학벌사회가 온존하는 한 이런 논의는 공허하다. 정말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원한다면, 학생들을 시험의 노예로 만들고, 삶의 풍부한 경험을 불가능하게 만들며, 아무런 열정없는 삶을 살게 하는 지금의 학벌체제부터 타파하지 않으면 안된다’


5. 학벌사회에 관한 문제는 ‘제도’와 ‘욕망’을 같이 바꾸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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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끄집어 낸다

2008/06/17 00:01

술을 먹고 목구멍부터 솟아오르는 분노를 나는 술이 깬 낼 아침에도 느낄수 있을까

술을 먹고 아무리 생각해도 부조리 한 것들을 나는 술이 깬 낼 아침에도 합당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술을 먹고 동료들과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는 술이 깬 낼 아침에도 뚜렷이 기억할까

 

내가 그동안 배운 것이 무엇인가

내가 그동안 느낀 것이 무엇인가

내가 그동안 학습한 것이 무엇인가

내가 그동안 실천한 것이 무엇인가

 

술에 취해 고백하자면 난 항상 구체적 현실 앞에서는 뚜렷이 무기력했다

 

뜨거운 분노와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 사유들은

현재 삶의 무게 앞에 정면으로 마주보았을때,

나에게 흐트러지지 않고 다가왔나?

 

되물어본다. 나는 누구인가?

 

다시 끄집어 낸다.

禪鬪一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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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8. 5. 7.

2008/05/08 00:21

2008. 5. 3 ~ 5. 6. 두번째 일본여행. 후쿠오카, 구마모토, 나가사키를 둘러봤다.

나가사키의 평화공원과 원폭자료관이 내면에 새겨짐. 원폭자료관 앞, 머리 뒤부터 등쪽으로 섬뜩함과 차가움.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 보살. 15만명. 1945. 8. 9. 타버린 사람들. 녹아버린 유리병과 철구조물. 검은 땅. 생각보다 큰 원폭탄. 그리고 그 기억을 고스란히 보존한 원폭자료관

 

다녀와서...'죽음이 두렵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미친소 이야기들을 하루종일 둘러본다.

문득 태안앞바다 기름 덩어리는 어떻게 됐나......많은 사건들이 축적되고 그렇게 미래가 만들어진다.

 

빨래를 하고 손톱을 깍고 냉장고를 닦고 선풍기를 틀어 냄새가 없어지길 기다린다.

 

밤이 깊어간다. 삶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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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천재

2008/03/26 11:25
 

Carl von Clausewitz. 김만수 옮김. 2006. 『전쟁론 제1권』. 갈무리.

 

제1편 3장  전쟁 천재

 

- (문제의식)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어떠한 자질과 능력이 필요한지를 고려

- 전쟁 천재(=군사적 천재) : 지휘관에게 필요한 부분, 여기서 지휘관은 소위나 중령급이 아니라 일국의 왕, 최고지휘관, 원수를 말함

 

* 전쟁 천재의 정의

-우수한 업적을 내는 지성과 감성의 독특한 자질

-전쟁활동에 필요한 정신적 요소를 조화롭게 연합할 수 있는 사람이나 능력

-즉, 병사들의 여러가지 정신적인 힘, 정신적인 성향을 잘 조화롭게 하나로 묶을 수 있는냐 하는 지휘관의 자질 (ex. 총싸움 잘하고 자기는 절대 안 죽는 람보는 클라우제비츠가 말하는 전쟁천재가 아님)

 

* 전쟁의 분위기를 이루는 네가지 요소

1. 위험 - 용기로 극복

2. 육체적 긴장과 고통 -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극복

3. 불확실성 - 지성으로 극복

4. 우연 - (기술이나 훈련 등) 경험으로 극복

 

* 전쟁에서 지성의 중요성 : 용기, 체력, 정신력, 경험, 그리고 지성을 포함하여 이 모든 것은 지성에서 나온다.

 

- 지성 : 혼란 속에서도 인간의 정신을 진실로 이끄는 내면의 불빛 - 통찰력

- 용기 : 지성의 불꽃을 따르는 힘 - 결단력

 

- 통찰력 : 시간과 공간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육체의 눈+정신의 눈의 조화, 다른말로 혜안)

- 결단력 : 인간의 감성과 관련됨(인간의 감성은 지성에 의해서 생겨남)

ex) 99%패배가 확실한 전투를 수행하는 것은 결단력이 아니라 무모함이나 모험이다.

 

- 침착성

: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뛰어나게 극복하는 능력(통찰력, 결단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 지성적인 측면+감성적인 측면과 관련

 

   지성             ->         용기

    /                                 /

통찰력             ->          결단력

    /                                  /

인간의 지성적 측면       인간의 감성적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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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 번암면 대론리 221번지

2008/02/04 12:22

장수군 번암면 대론리 221번지

 

내가 잠시 머물렀던 곳.

출장 다녀 오는 길에 사진에 담아왔다

이제는 애틋한 기억만 남아있다

 

 

논실마을 학교이다

지금은 겨울이어서 깨끗하지만 봄부터 시작해서 가을까지는 풀이 운동장에 가득했다

어느 때 여름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갈매기 선생님은 학교 운동장을 걷다가 뱀을 보았다고 했다

여름에 학교 운동장을 멀리서 보면 잔디밭 같지만, 학교에 손님이 오거나 수련회 따위를 오면 풀 베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내가 남원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형수가 운동장 한켠에서 쪼그려 앉아 풀베는 모습이 기억난다

운동장에 비하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교실이나 숙소를 청소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규모가 크다 보니 여러 사람의 손이 한꺼번에 움직여야 전라도 말로 '테'가 나는 곳이다

 

 

내가 살았던 관사이다

별과 달이 그려져 있으며, 방이 두개인데, 난 달이 그려진 방에서 살았다

별과 달은 성매매 여성들이 학교에 와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뒤 편에 보이는 화장실과 관사에 그린 것이다

내부에는 화장실이 있고 싱크대가 있어 밖에 나가지 않고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겨울에는 방안의 수도관은 물론이고 화장실 물까지 모든 것이 얼어버린다

밤에 술을 먹고 관사 앞에서 운동장을 눈 밑으로하여 하늘을 보면 별이 너무 좋다.

검은 밤의 빛나는 별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 뚜렷하다

 

출근시간에는 용화나 용창이가 달려와서 나를 깨웠고,

늦은 밤에는 전주나 남원, 장수시내를 나갔다가, 5인승 1톤 트럭의 뽕짝 테이프 음악소리와 함께 나타나는 조선배가 들러서 하루 일을 간단하게 이야기 하는 곳이었다

형수가 동네 어른들 몰래 담배 피는 장소이기도 했다.

 

 

 

현관 앞에 앉아 있으면 햇볕이 참 따뜻하다

겨울에는 그 고마움이 더하고, 초봄에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아 그냥 지금 여기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가끔 바람이 불면 생각도 같이 날라간다

교실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보니, 풀을 베거나 청소를 할때도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곳이다

풍경이 달려있어 바람이 불면 그 소리가 청정한데, 나른한 봄날 오후에 담배 피기에는 지구에서 최적의 장소라 생각된다

 

이제 이 모든 기억이 저편으로 넘어갔다

학교를 떠나면서는 혼자 속으로, '언젠가는 다시 와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그 생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공간은 시간과 함께 변하며, 시간은 그것을 재거나, 영위하는 인간이나 생물들과 함께 변한다

언뜻보면, 그대로 인 것 같지만, 이제 공간과 시간과 사람이 변하여 사뭇 낮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情)은 사람이나 키우는 개들에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땅이나 건물과도 나누는 것인데, 이제 내가 매정하게 이별했으니 할 말이 없다.

 

20008. 2. 1. 점심때를 약간 넘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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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점심을 먹다가

2008/02/03 16:43

혼자 생활하다 보니 주말에는 혼자서 식당을 찾아 밥을 먹는다

 

설렁탕 한 그릇 떠 먹다가 우연히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는,

내가 국민학교 졸업할 날, 간짜장을 사주었고, 중학교를 졸업할 날, 육개장을 사주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때는, 졸업식날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새벽에 집에 왔는데, 아버지는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 밥을 먹다 보니 그 생각이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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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깨어보니 아득하다

2008/01/29 00:42

저녁 먹으면서 소주를 몇 잔 먹고, 마져 자리를 옮겨 맥주까지 걸치고 나니 기분이 좋네

과하게 마시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네

별스런 이야기도 없는 자리였는데, 기분이 좋네

 

그래서, 기분만 좋을 뿐 별일이 없어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 잤다

한숨자고 나도 아직 한 밤중이다

그런데, 깨어보니 좋았던 기분이 아득하다

좋은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이나 깨어보니 모두 꿈이네

 

그래도, 아득하게 좋은 기분만 여운이 남아 있어 살짝 부끄럽다

 

뭔가 간단하고 따뜻한 요깃거리가 없을까 하다가, 맨발에 운동화 신고 나가 오뎅국물 두어잔 먹으니 다시 일상이다. 그런데 아직 한밤중이다.

 

쪼끔 술이 덜 깨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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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술먹은 민주주의

2008/01/21 23:56

1.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월요일이라 먹었지요

술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감정이 증폭 되는데 

재미있게 시작하면 즐거운 기분이 나타나지요

슬프게 시작하면 미친 놈 되지요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그동안 보고 싶은 얼굴들 때문에 먹었지요

술은 먹으면 그 얼굴이 다가오지요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되는데

그리운 사람 생각하면 웃고요

미운 사람 생각하면 미친 놈 되지요

 

술을 한잔 먹고 집에 왔지요

한잔 때문에 먹었지요

먹다보면 술 잔이 늘어나는데

달면 많이 늘어나고요

쓰면 진짜 한잔이 되지요

 

난 오늘 기분좋게 그리운 사람 옆에 두고 여러 잔 잡쉈지요

물론 목이 타도록 담배를 피웠지요

내 모가지는 섭씨 800도의 온도로 녹아버릴 것이다

아~ 이 끝없는 갈증유발

그래서 타는 목마름. 민주주의.

   

말이 되냐?

 

 

 

2. 

(오줌 싸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조선배 당신이 그랬다지요

난 바람같은 놈이라고.

내가 바람이요? 당신이 바람이요?

지나고 나니 헷갈리요

 

난 참 생각이 많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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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있어도)

내 자신을 어디에 둘 건지 그게 중요해

 

그렇게 두고 밀려가는 거야

 

시절이 잘 맞으면 필 수도 있고, 안 필수도 있어

(할 수 없는 거라)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살아야지.

 

- 종림 스님.

 (출처 : 인터넷한겨레 조현글방

http://well.hani.co.kr/board/view.html?board_id=jh_san&uid=225829 )

 

 

 

나도 나이를 제대로 먹었나 보다.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살아야지'라는 말을 듣고 얼마나 깊이 마음에 고이던지... 이 번득임이 깨달음으로,,,나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2008. 1. 14. 오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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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천박한 욕망

2008/01/05 00:25

출장 다녀와서 집에 들렀다

전주에서 택배로 보낸 이불짐을 정리하니 제법 든든하다

달력과 무화과즙을 같이 보내준 전주식구들이 고맙다

 

한참을 뭘할까 하다가 오늘 또래 직원들끼리 술한잔 하기로 한 자리에 연락받고 나간다

저녁먹기에는 약간 늦은 시간이라 분식점에서 2500원짜리 라면 하나 먹고 지하철을 탄다

 

맥주를 세잔, 아니 네잔을 다 못 마셨나

그냥 서성거리는 듯한 술자리를 파하고 집에 오는데 따뜻한 하얀 쌀밥 한 상 먹고 싶었다

그렇게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없는데 따뜻한 뭔가가 느껴지고 싶었다

참지 못하고 기어이 집 근처 순대국밥 집에서 5000원짜리 의정부순대국밥 한그릇 먹었지

 

다 먹고 걸어오는 길에 괜히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배가 너무 부르기도 하고....

참 식욕이라는 것이. 천박한 식욕...

 

나는 아직도 욕망을 긍정하는가?

 

 

 

p.s. 내일이 토요일이라 금요일 밤은 마음이 참 한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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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인사동에서 한 시인이

2008/01/04 02:19

 

나,

그대

알고 싶어

오늘

불을 밝혀

우리...길 찾기

 

 

*** 인사동에서 만난 시인같이 생긴 아저씨가 메모지에 써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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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눈이 왔어요

2007/12/30 00:35

1. [눈이 왔어요]

토요일이라 늦게까지  안 자고 있는데 눈이 왔어요

제법 길이 하얗게 보일 정도로 왔지요

좋네요

겨울에는 눈이 와야 지요

겨울 같아서 참 좋네요

이제 나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네요 눈을 보고 기쁨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으니. 

올 겨울에는 펑펑 눈이 내리면 너무 너무 좋아하리라^^

 

2. [술]

요 며칠 년말이라는 핑계로 계속 술을 먹었다

오늘은 술 안 먹었다

좋다.

 

3. [반성]

2007년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 같다

열정이 사리진 것이다

다시 뜨거움이 내 안에서 자라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2008년에는 열심히 일하리라 다짐해본다

열심히 해야지.

 

4. [되물음]

내가 좀 더 성숙해지는 거겠지

내가 좀 더 자라는 거겠지

내가 좀 더 발전하는 거겠지

세월이 흘러감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

진심이다.

 

5. [기도]

다시 나를 사랑하고, 이로 인해 당신을 사랑하고, 급기야 세상을 사랑하는 존재가 되어야 겠다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허무함보다는 용기를

지친 어깨보다는 가벼운 발걸음을

미지근한 언행보다는 뚜렷한 뜨거움을

어리석음보다는 지혜를

과거의 연민보다는 미래의 사랑을

갈구하여 지닐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다시 한번 강렬함으로, 매력으로, 솔직한 부드러움으로 부활하리라

 

2008년. 나에게 영광과 축복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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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노래방에서 울었다

2007/12/24 10:05

일요일 저녁에 술을 한잔 하고 노래방에 갔다

노래방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방으로 되어 있는 노래방이다

방석이 놓여있고, 사각모양의 보조 소파가 있고, 쿠션도 있으며, 무선 마이크가 장착된 노래방이다.

밖은 추운데 방바닥이 따뜻해서 편안함이 더했다 

 

김광석의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을 첫 곡으로 부르고, 김민기의 [친구]를 불렀다

[친구]를 부르다가 갑자기 목이 메이더니 눈물이 흘렀다. 조금 지나니 꺼이꺼이 울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왜 울었을까, 누가 보고 싶었을까.

노래방에서 울어 보기는 처음이다

(생각해보니 노래방에서 두어번 정도 운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같이 따라 죽을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이념이나 사상, 또는 창작이 끝나면 자결할 수도 있다 

아름다움의 끝, 행복은 죽음일지도 모르며, 타인의 죽음이 자신과 같을 수도 있다

 

참 오랜만에 흘린 눈물이다

요즘 그렇게 재밌는 일도 없지만 그렇다고 슬퍼할 일도 없이 사는 형편이다

 

다시 되물어 본다.

당신의 삶에서 무엇이 그렇게 서럽고 힘들었으며, 누가 그렇게 그리웠는가.

 

 

 

 

김 민 기 - 친 구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다 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눈 앞에 떠오른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


눈 앞에 보이는 수 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어디 있겠소

눈 앞에 떠오른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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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선거와 민주주의

2007/12/20 09:46

'선거가 민주적인 방식이다' 라는 것에 대해

 

선거에 따른 정치적 복종이 도덕적 완결로 드러난다. 따라서, 그에 대한 저항은 언제나 무기력하다. 선거는 용광로와 같이 모든 것을 녹여 버린다. 선거에 의해 인증된 권력은 제도와 법률에 의해 철저하게 보장될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그 완결성이 포함된다

 

그런데, 선거가 개인의 의사를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하고 집합시키는 제도인가?

선거 해 본 사람은 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부터 지자체 의원 선거, 국회의원 선거, 노동조합 선거, 총학생회 선거 등 이 모든 선거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돈과 조직으로 좌우되는 것이며, 그에 따른 엄청난 뒷거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기에서 개별화된 개미 유권자들은 그저 강물에 휩쓸려가는 나뭇잎과 같은 것이다......(말이 되나?)

 

도대체, 선거에 의해 당선된 자들 중에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인간을 본 적이 있는가.

 

- 레닌과 선거

 

- 그래도 선거에 당선 되어서 목숨을 걸고 사는 일부 인간들-자결하는 노조 위원장, 젊은 대졸 출신 마을 이장...

 

- 착한 사람이 선거에 의해 무너지는 경우, 또는 당선 되고 나서 달라지는 경우

 

- 제도와 정서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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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이명박의 경제

2007/12/19 21:28

1. 이명박의 경제는 낡은 토목경제이다

돈만 벌면 된다는 발상이고,  눈으로 보기에만 좋으면 된다는 조경철학이며, 끝없이 창조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개발경제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일부인 상위 계급 2%정도만 또 다시 목돈을 챙기고 행복을 만대로 누릴 기쁨을 이어갈 것이며, 나머지 수 많은 인간들-수준과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98%~80%의 인간들과 인간을 제외한 생명체들은 미래에 대한 끝없는 불안정함과 슬픔, 우울함으로 현세를 살아 갈 것이다.

 

2. 이명박의 경제는 비리경제임과 동시에 위장경제이다

원래 한국의 경제는 부패와 비리, 사람을 속이는 위장경제였다.

현물 경제와 시장 경제는 현대 사회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허구경제가 진짜 경제를 움직이는 힘으로 등장한다. 관건은 버블이 얼마나 커지냐는 것이고, 그것이 언제 허무하면서도 냉정하게 터지냐는 것이다. 복지에 대한 아무런 느낌이 없는 국가의 국민들과 전쟁시에도 안전성이 보장된다는 땅에 대한 봉건적 믿음으로 부동산 투기에 열광하는 세력들은 현재의 세계 시장의 위기 또는 다가올 공황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위기에서 한국이 폭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폭풍의 눈에 현재보다 조금 더 가속을 붙여서 달려가는 것이 이명박의 그 작은 눈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의 탈모 증상은 지속 될 것이며, 따라서 전두환과 똑같이 힘과 폭력으로 자신의 정치적 어려움을 돌파하는 대머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제 체육관 선거나 관권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파시즘이 등장한다

경제의 노골적인 부정부패와 비리가 정치적 파시즘을 열망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한국사회는 겪어 본 사실이다

백만명을 학살한 이승만이나 힘으로만 실력행사을 할 수 있는 박정희 시대가 그렇다. 50년전 그들의 슬로건은 부정부패 척결이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이것을 열망했다. 파편화된 개인의 불편한 행복을 위해서 그런 것 같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다른 점은 과거에는 조작과 폭력이 가세했다면 현재는 허상과 개인적 속물 근성이 가세했다는 사실이다.

경제가 나름대로 괜찮았던 과거 군부독재는 거짓 희망으로 민중을 동원해서 지탱하는 야만의 시대였다면, 경제가 박살나고 파시즘이 도래하면 아비규환이 현실에서 연출되는 광기의 시대가 될 것이다. 그것도 편집증적인 끔찍한 광기로 어떤 해방의 출구도 찾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는 아무런 토대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 그렇고, 문화적으로도 그렇다.

  

3. 정동영이 되었으면 다가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노무현 체제를 겪여본 자가 금방 잊어버리고 그러면 못쓴다.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고 '각하'라고 부르던 시대나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 시대는 같은 것이다. 권영길이었으면 괜찮았을까, 난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노무현 정부나 그 참모들의 정치 작동방식과 권영길과 그 주변의 정치 작동방식이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의 5년은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세월이었다

 

4. 정치에 대한-선거, 대통령, 국회의원, 권력 이런 것들, 이것의 작동하는 것들로 부터 탈출된 새로운 상상이 필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깨끗히 몰락할 것이다. 그것도 오명만 남긴채 어색하게 역사 속에 사라질 것이다. 지금처럼 말이다.

 

5. 그런데, 바로 어쩌면 이미, 총선에 열망하고 있다. 암담하다.

 

6. 우리는 바다에 흘러버린 시커먼 기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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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길상사에 다녀오다

2007/12/19 17:41

그 동안 벼르던 길상사에 다녀왔다

성북구로 이사 온 뒤로 어디 산책할 만한 곳이 없을까 했는데 길상사라는 절이 있다 하여 약도를 그린 지도까지 인터넷으로 뽑아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가 오늘 기어히 다녀 왔지요

 

다른 이야기 이긴 하지만, 난 주4일 근무가 되어야 인간이 좀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 연속적으로 쉬지 않고 5일간 근무하거나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일을 하다보면 수요일 정도는 쉬어가면 좋겠다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 8시간을 안 쉬고 일을 한다는 발상도 너무 고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다

기계가 아닌 다음에야 다들 불가능한 일인데, 현대 인류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들 일하고 산다

다행히 점심시간이 있으니 어떻게 버텨볼만 하다

그러나 이틀정도 일하고 하루는 쉬어야 최소한의 '인간적 행복'이 가능할 것 같다

최소한의 '인간적 행복'은 일을 하는 사람이 노동이나 그에 따른 임금에 얽매이지 않고 조금 더 자신을 살피고 삶의 가치를 생각할 수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며, 이로 인해 인간이외의 것들과 같이 생존하거나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쉬는 문제와 이틀이나 하루를 일하고 하루를 쉬었다가 다시 일하는 문제는 다른 문제의식이다

일주일이나 한달 단위의 삶의 사이클에 복종하여 사는 것보다는 자신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삶의 양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는 발상이다. 사실 임금을 위한 노동을 멈춘다고 삶의 가치가 멈추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노동자가 임금을 받기 위해 노동을 멈춘다는 것은 참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튼 '남의 집에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노력하여 수요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는 공감을 확대하고, 실제로 법률로 이틀이상의  연속적 노동은 문제가 있으니 금지하여야 한다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대통령선거일을 핑계로 수요일인 오늘 하루 쉬니 참 좋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실컷 늦잠을 자고  길상사를 갔다는 이야기이다

 

걸어서 갔는데 딱히 몇 시까지 가야한다거나 같이 동행하는 사람이 없어서 느긋하게 걸어갔다

주변 서울지리도 익힐겸 거리의 간판들도 꾸준히 살피고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갔으니 서울 토종들은 나를 어디 촌놈같은 모양새로 보였을 것이다

 

길상사는 조용한 곳에 있었다.

주위에 대사관들이 있었고, 시골에나 있을 법한 고급 전원주택들-그럼에도 도시냄새에 풍겨나는 거대 집들을 지나서 올라가는 길목에 있었다

부처님은 보질 못하였으나, 누구나 명상을 하는 공간이 있어서 용기를 내서 그방에 들어갔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 향을 피우고 삼배를 하고 직사각형의 두툼한 방석을 깔고 앉았다

길상사에 들어설때부터 불만이었는데 길상사 한쪽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 것.

눈을 감고 앉아 있는데 온갖 잡념들이 몰려온다. 집세가 너무 비싸서 방을 옮겨야 하나, 보고서를 써야 하고 조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집을 옮긴다면 얼마짜리로 옮겨야 하나, 옥탑방은 그래도 싸고 살기에도 괜찮지 않을까, 침대를 하나 살까, 그래도 에이스 침대를 장만하면 방이 누추해도 우와하지 않을까......이런 잡념들을 그대로 지켜 보다가 몸의 흔들림을 느낀다 가만히 앉아서 정지하고 호흡만 하고 있으면 가끔 몸이 흔들릴때가 있다. 이런 느낌은 대학시절 국선도를 접할때 느낀 것인데, 나중에 명상공부를 하다가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괜찮다고 했다. 몸의 느낌을 알아차릴 정도가 되니 내 몸이 참 가볍고 호흡도 스르르 잠이 올 정도로 안정되어 갔다. 근데 공사장의 드드득 땅 파는 소리가 들려 다시 현실의 잡념이 몰려왔다. 계속 밀고 나갈까 하다가 주변 여건을 핑계로 명상을 중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피어놓은 향불이 거의 다 타들어 갔는데, 신기하게 내가 앉아 있는 쪽으로 향 연기로 몰리우고 있었다. 음...기분 좋군.

다시 삼배를 하고 명상방을 나온다

 

길상사를 한 바퀴 산책하고 나온 김에 북악산 쪽으로 올라가 본다

장작불 설렁탕 집이 있고, 역시 고급 주택과 빌라들이 공기 좋은 쪽과 산 가까운 쪽은 내 차지라는 심보를 드러내듯 계속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나도 이런 곳에서 살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지나가다 부동산 유리에 붙여진 시세를 보니 전세도 1억이 넘고 매매는 22억짜리도 있으니 나에게는 언감생심이다

 

이렇게 길상사를 다녀왔다

올때는 마을버스를 탈까 하다가 역시 딱히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뚜벅뚜벅 걸어왔다

 

집에가서 따뜻한 커피한잔 타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자 마자 커피를 타서 먹었다. 좋다~

 

가스 검침하는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가 나를 계속 괴롭히고 있어 집에 오는 길에 오후에 들러달라고 전화도 했다

 

대통령 선거 결과가 궁금하기도 하다

사실 대통령은 분위기이지 않은가

실제로 대통령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구체적인 김대중, 노무현, 박정희, 전두환이라는 인간이 존재할 뿐이며,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대통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허구로 존재하는 대통령이 항상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실제보다도 허구가 더 무섭게 촘촘하게 나를 움직이는 세상이다

사실 대통령과 왕이 사회적으로 똑같이 작동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아직도 봉건시대를 사는 듯 하다

 

그래도 대통령이 누가 될까

그 인간은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이 됐을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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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는 외롭지 않다

2007/12/18 22:48

참으로 오랜만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다

언제나 보고 싶고 얼마나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내 처지가 딱하여 그러지 못한 내가 못났다

아무튼 망설임 반, 설레임 반으로 약간의 용기를 곁들여 만났다

......

밥 먹고, 차 마시면서 한참을 이야기 한 후 헤어졌다

......

헤어진후 돌아보니 내 모습은 내가 봐도 어색했다

......

그녀들과 헤어진 후 사무실에서 직원 송별회 하는 자리가 있어 잠깐 들러 맥주를 두어잔 마셨다

......

모든 사람들과 헤어진 후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했다

 

'난 이제 외롭지 않다!'

 

 

(그런데, 집에 와서 한시간쯤 경과하여...)

다시 고개가 푹~ 숙여진다

역시 내 마음 속에서 허전함이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힘내자 아자 아자 !!! (유치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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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는 나를 사랑한다

2007/12/07 21:56

사무실에서 야근하고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계단 올라오면서 생각했다

타인의 향기가 부담스럽거나 불쾌하거나 귀찮거나 짜증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

 

그러다가...

 

'나는 나를 사랑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설렌다. 마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은근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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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내면이 바뀌어야 한다

2007/12/07 00:53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자신의 내면을 바꾸는 문제이다

자기반성과 성찰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잘 살펴서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놓칠 수 없는 것.

 

모처럼 기분좋게 집에 들어왔다

하늘에서 눈이 온다

나도 가끔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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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독기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 무지막지한 상황에서도 쭉 뚫고 나가는 그 독기가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다

 

난 운동에 있어서 '독하게 마음을 품는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깨달은지 5년이 되어간다

지난 5년 동안

조건없이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으며

미련없이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법을 알았다

모든 잘못은 근원은 나에게 있으며,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것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다시 겨울이 오는 찬바람 검은 하늘밤에

문득 샤워하다가 내 얼굴을 보니 5년의 세월이 무심할 정도로 서서히 독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내 눈을 내가 보니 그렇다

 

난 어쩔수 없는 지구의 생명체인가보다

살려고 보니 그렇다

서울 생활이 그렇다

 

참 무심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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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념] 눈부처

2007/11/21 02:18

술 먹고 집까지 걸어올때까지만 해도 차갑게 춥기만 했는데 문득 창밖을 보니 눈이 온다

 

눈이 오면 생각나는 사람

 

당신은 눈처럼 내려서 눈처럼 사라졌다

 

당신은 눈부처

 

아니면, 바다로 나리는 소금인형

 

참 그리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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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닷물

2007/11/16 02:20

0선배가 나한테 물었다

 

바닷물이 왜 짠지 아냐?

원래 바닷물은 짜지 않아요

 

바닷물이 왜 짜다고 생각하냐?

글쎄...나트륨...잘 모르겠는데요

 

바닷물은 3%의 소금끼 때문에 짜다.

......

 

난 생각했다.

맞아. 바닷물이 짠 이유는 3%의 소금끼 때문이야. 

'한 알의 불씨가 광야를 태운다'  바로 이거야~!

 

 

그리고, 한참이 지난 후에...

'바닷물이 3%의 소금끼 때문에 짤까'

'바닷물이 3%' 때문에 짤 수 있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

.

.

 

이제 비로소 알았습니다.

바닷물은 3%의 소금끼 때문에 짤 수 있는 이유는 나머지 97%가 소금끼를 받아 들였기 때문입니다. 

코가콜라에 3%의 맹물을 넣어도 97%의 콜라는 변하지 않습니다.

 

3%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남은 97%가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97%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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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어떤 것

2007/09/14 17:24

죽지 않는 어떤 것


두려움 없는 사람,
이 사람은 자기 자신 속에서
죽지 않는 어떤 것을 발견한 사람이다.
내면의 존재, 불멸의 존재, 내면 깊숙한 곳의
영원한 존재를  안 사람이다.
그때 그곳에 어떤 두려움도 없다.

- 오쇼 라즈니쉬(Osho Bhagwan Shree Rajneesh). 류시화 옮김.  2006. [장자, 도를 말하다].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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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7. 8. 8.

2007/08/08 21:21

0.

 '내가 갈대처럼 흔들릴때조차 결코 전진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이미 내가 애초에 태어나지도 소멸하지도 않는 존재임을 알아버렸기때문이다.

하여 나는 난 날도 모른다. 돌아갈 날에도 무심하다.

그리고 다만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 사랑하는 사람아.'

 

 

1.

하루종일 비가 왔다

無心하게 내리는 비를 보고 있다가

'인간이 자신의 죄업을 씻고 참회하는  방법은 종교에 귀의하는 것인가'라는 말을 했다

같이 마주 서 있는 동료가

'그것은 자기 만족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이 맞는 것 같네'라고 답을 했다.

 

2.

나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언제 끝이나 어디로 갈 지도 無願하다

단지 두려울 뿐이다 !

平常心은 사라지고 妄想만 지배한다. 안타깝다.

 

3.

나는 지금 전진하지 않고 있다.

전진하는 힘이 없는 것인지 나아갈 방법을 모르는 것인지 아무튼 멈춰있다.

나는 無力하다.

 

4.

인간의 존재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있다. 가끔 '끝'을 생각해 본다. 역시 두렵다.

 

5.

다시 날고 싶다. 이것이 진짜 이유다.

나를 존재하게 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생명체들에게 깊히 감사한다 

죽을 때까지 反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6.

두려움이 사라질 때 비로소 '나는 무한한 자유와 대자비의 화신'이 된다.

공포는 정신의 무능력에서 생긴다.

두려움 너머에 생동하는 反省의 힘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제낄 것이다. 그러면 열린다.

 

 

 

 

 

* '내가 갈대처럼...~...사랑하는 사람아' : 조문익 선배의 시에서 인용

* 공포는 정신의 무능력에서 생긴다 : 스피노자 [에티카] 제4부 '인간의 예속 또는 정서적 힘에 대하여'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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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아침에

2007/06/04 08:44

6월 아침. 눈뜨기 전에 문득

 

참 많은 잡념과 미련과 미움과 기대감이 나를 잡아 흔들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회문을 외우고 삼배를 했지요

 

눈물은 흘리지 않았으며, 참 많은 복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출근 길. 걸어가면서

 

'인간은 누구나 분명히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래서 생존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밀고 나갔습니다.

 

 

- 모든 생물체가 존재하므로  조심조심 잘 살펴서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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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 새가 나는 이유?

2007/02/28 11:07

 

뉴질랜드에는 날지 못하는 새가 5종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를 관찰해 본 결과 뉴질랜드에는 새의 천적이 없어 새가 굳이 땅을 박차고

힘차게 비상할 이유가 없어서 오랜시간 날지 못하는 새로 진화되었다고 한다.

 

절대절명의 위기와 긴장감이 새가 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매너리즘과 나태한 일상의 수레바퀴에 젖어 있는 한 영원히 날 수가 없다.

마치 날개가 있어도 날아오르려 하지 않는 뉴질랜드의 새처럼 말이다.

 

 

- lifephilo 카페 [마주보기]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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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고해(苦海)

2007/02/21 12:13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면서,

 

사람이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인가? 

불가에서는 인간세상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의미에서  고해(苦海)라고 말한다.

 

탐(貪 탐냄), 진(瞋 화냄), 치(痴 어리석음)

고통의 바다! 바다는 참 넓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이다. 

 

참 세상 사는 일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질 않는다.

예전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였지만, 지금은 그런 에너지가 많이 고갈된 것 같다.

 

괴로움이 없는 하루, 자유로운 하루.

이것이 내가 오늘 갈망하는 하루다.

 

 

-200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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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남쪽으로 튀어 !

2007/02/19 00:09

 

어른이 아이의 세계에서 무력하듯이 아이는 어른의 세계에 관여할 수 없는 것이다. (p. 304)

 

인간이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건 자신이 안전할 때 뿐이다. (p.  348)

 

마치 내일 또 만날 사람 같은 인사였다. (p. 395)

 

센티멘털한 기분에 빠지는 건 대부분 어른들이다. 어린이에게는 과거보다 미래가 훨씬 더 크다. 센티멘탈한 기분에 빠질 틈이 없는 것이다. (p. 397)

  

-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2006. [남쪽으로 튀어! 1]. 은행나무

 

 

"집도 사람이나 매한가지야."

"사람이 와서 살아주지 않으면 금세 늙어버려. 그러다가도 사람이 들기만 하면 갑자기 젊어지거든" (p. 45)

 

 "남의 것을 훔치지 않는다, 속이지 않는다, 질투하지 않는다, 위세부리지 않는다,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나름대로 지키며 살아왔어. 단 한 가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이 있다면 그저 이 세상과 맞지 않았던 것 뿐이잖니?"

 

"아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주 작고 작아. 이 사회는 새로운 역사도 만들지 않고 사람을 구원해주지도 않아. 정의도 아니고 기준도 아니야. 사회란 건 싸우지 않는 사람들을 위안해 줄 뿐이야." (p. 287)

 

인류는 돈을 지닌 시대보다 지니지 못했던 시대가 훨씬 더 길었다. 그러한 인류 끄트머리의 기억이 000에게만 진하게 남은 것이다. (p. 299)

 

힘으로 인간을 억압하는 것을 끝까지 허락하지 않은 영혼이 지금도 저 먼 남쪽에서 바람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p. 310)

 

 

- 오쿠다 히데오. 양윤옥 옮김. 2006. [남쪽으로 튀어! 2].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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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묵고] 몇가지 생각들

2007/02/15 00:57

오늘 그동안 계속 밀려왔던 일들을 일단락했다

그래서 술한잔 기분좋게 먹었다

 

술먹고 생각해보니

내가 서른다섯이 넘어서

'나도 참 현실과 타협할 줄 아는 인간이 되었구나'

 '살려면 어쩔수 없지'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은 변한다. 나도 변한다.

나는 어디까지 변할 수 있을까

 

내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아직은 잘 모르겠다

좀 더 깊은 생각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행복하지 못하면 내일도 행복을 기약할 수 없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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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하나님과 거울

2007/02/14 09:30

1.

아침 지하철 출근길.

기계음과 숨소리와 답답함만 들리는 비좁은 공간에서 어느 젊은 분이

 "......하나님은 온세상에 충만해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이 어쩌면 하느님이 자신의 내부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충무로역에는 공중전화 박스 밑에서는 가끔 노숙자가 늦잠을 자기도 한다

그는 이불을 덮고 잔다

볼때마다 '관세음보살'하며 기도한다

 

2.

나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를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울은 타인과의 타협의 결과물이며, 그로 인한 이미지이다

진실은 자신만이 알 뿐이다

어쩌면 주관이 객관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지하철의 노숙자가 편하게 늦잠을 잘 수 있고, 젊은 전도사가 악을 쓸 수 있다

다만,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면서 말하기'에 익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거짓을 진실인양 고귀하고 강력한 목소리로, 때로는 요염한 목소리로 말하는 자들을 보면 나는 분노한다.

대통령, 대변인, 국회의원,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판사, 검사, 변호사, TV에 연예인처럼 나타나는 박사들, 연예인, 뉴스 아나운서들이 그렇다. 가끔 자기욕심이나, 돈에 다급하여 말하는 내 주변과 내가 그렇다.

 

나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를 볼 줄 안다고 생각한다

 

 

- 2007. 2. 14.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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