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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나흐트

 

 

크리스탈나흐트

뭔가 덜컹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뭔지 알 수 없는 소리가 내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크지 않는 작은 소리가
간혹 들어 본 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게 깨지는 소리지만
바로 꿰뚫어 볼 수 있게 들려오는 법이 없는 소리
깨어나 눈을 비비고 보면  
부르겔 그림인지 보쉬 그림인지 알아볼 수 없는 그림
여신 사이렌을 깨우는 사람이 없는 그림
위기/경보해제의 비용이 반 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코는 크리스탈나흐트 냄새를 맡는다.

폭풍 전야의 고요함인가, 뭐야?
누가 아무도 모르게 슬쩍 도시를 빠져나가지?
자신의 모습을 감춘 명망가들이 바삐 지나가네
그들은 공식적으로 그런 곳에 있기를 싫어하지  
인민의 혼 – 인민의 혼? – 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비등점을 향하여 끌어오르고 성난 목소리로
"하일 [히틀러]? 할랄리 [사냥개시를 알리는 소리]", 모든 방향을 상실한 보복심으로, 시샘으로 달아오른 모습으로
크리스탈나흐트 밤에

다른 것이라면 다 눈에 거슬리는 그들에겐   
흐르는 물에 헤엄치는 것을 정상으로 생각하는 그들에겐  
동성애자는 범죄자이고  
외국인은 찌꺼기인 그들에겐  
그러나 유혹자가 반드시 있다.
유혹되면 어떤 기마부대도 구제하지 못하고
어떤 쪼로(Zoro)도 사태수습에 나서지 않고  
잘해봤자 쌓인 눈에 „Z“나 오줌으로 갈기지   
풀어진 혀바닥으로 꼬부라진 말하다가 자빠져
"그래서 어쩌란 말이야? 크리스탈나흐트인데!"

예배당엔 프란쯔 카프가 시계가
시간 선만 있지 침은 없는 시계가 걸려 있고
거기 맹인이 비둘기 한마리에게 스트루벨페터를 읽어주고
세번이나 잠근 문 뒤에서
그리고 열쇠고리를 찬 파수꾼이  
천재영웅 행세를 하는 곳  
출구를 가루내어 팔아먹는
크리스탈나흐트의 폐소 공포증 해소약으로  


그런 사이 시청 앞에서는 어쩌면 오늘도
가면을 벗어 버린 드러난 얼굴로,
돌을 모으고, 칼을 벼르면서
이미 고발된 자들을 상대로  
린치 몹이 최후의 심판을 연습하고 있다.
그리고 선적하려고 부두막에 느슨히 묶인
갤리선들이 이미 증기를 올리면서
노예들을 기다리고 있다
비열한 싸움에서 쓰레기장으로 떨어진 노예들을  
크리스탈나흐트 밤의 비열한 싸움에서   

다윈이 모든 것의 증인이 되는 곳에  
사람을 추방하나 못살게 구나 
권력 뒤에 돈이 있는 곳에  
강자가 되는것이 다인 세상에  
엎드려, 차려 호령으로 길들여진 왜곡된 모습으로  
빗으로조차 찬송가를 부르는 곳에
이윤을 향한 짐승같은 욕심이 있는 곳에  
"호산나" 와 "십자가에!"를 번갈아 외치는 곳에  
그렇게 어떤 이익이라도 보려고 하는 곳에  
크리스탈나흐트가 우리의 일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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