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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현상학 A. 의식 II. 지각; 혹은 사물과 착각 (번역 재개) -(§ 15) - 가재걸음 3

[Charakter] - 이어서

 

앞서 인용한 곳에서 심플리키우스는 ‘pros ti'는 그 자체(kathauta)로 있지도 않고, 뚝 떨어져 홀로(apolyta=absolut/절대적) 있지도 않으며, 필히 차이의 관계에(kata diaphoran) 있는 것으로서 이런저런 Charakter를 통해서(meta tinos characteros) 인식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pros ti란 고유한 charakter에 따라서 상호관계에 놓인 것들이(hosa kata oikeion charactera diakeimena)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으로부터 고개를 돌려/aponeuei] [특정한] 다른 것을 향할/대할(pros heteron) 때, 즉 다른 것을 마주할 때(aponeuei)  생기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원문 참조: Theologisches Wörterbuch zum Neuen Testament, Band IX, S. 409)

 

Charaktēr에는 도구적인 의미가 있다. χαρασσειν(뾰쪽하게 하다)에서 파생되어 ‘나무나 돌 판에 글자를 파 새기다’란  의미에서 ‘동전 주조’의 용어로 발전한 말이다. 접미어 -ηρ(ēr)는 행위자를 명시한다. 그래서 Charakter는 어원적으로 charassein하는 행위자다. 그러나 동전을 주조하기 시작한 시기에 이르러 행위자를 명시하는 접미어가 -ηρ(ēr)에서 -ης(ēs)로 (예: politēs=폴리스에 참여하는 사람/시민) 변한 후 -ηρ는 도구적인 의미를 명시하게 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관계로 Charakter는 ‘뭔가에 뭔가를 각인하는 도구’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동전 주조에서 동전의 의미로 발전하고, 복수로 사용하면 재산이란 의미까지 갖게 된다. 나아가 소유를 명시하는 ‘도장 찍기’(예컨대 가축이나 노예), 혹은 소속을 명시하는 ‘도장 찍기’(예컨대 용병)에서 뭔가를 증명하는 ‘도장 찍기’로까지 발전한다. 이런 맥락에서 Charakter는 기호(Zeichen)란 의미까지 갖게 되는데, 뭔가를 명시하는 기호(=도장)에서 유래된 기호(=각인된 자국)라는 면에서 찍힌 형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Charakter는 또한 사본(복제)이 되기도 한다. (참조 같은 곳, 40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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