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2021/05/15
- ou_topia
- 2021
-
- 2021/03/10(1)
- ou_topia
- 2021
-
- 2021/03/09
- ou_topia
- 2021
-
- 2021/03/08
- ou_topia
- 2021
-
- 2021/02/06
- ou_topia
- 2021
착수한 일을 쭉 진행하여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정리부터 좀 해야겠다.
1. 정신현상학 번역.
번역이 멈춰진 지점에서 전치사 "durch"의 번역에 고민하게 되었다. "durch"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번역하기 위해서는 피히테를 읽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피히테 전집을 샀다. 근데 아직 한 줄도 읽지 못했다.
2. HKWM(Historisch-Kritisches Wörterbuch des Marxismus/마르크스주의의 역사적-비판적 사전)에서 몇 개 article을 번역하는 일. “일반지성”에 이어 “일반노동”에 착수했지만 방치해 두고 있다.
3. “프로클라”(계급투쟁의 문제들)의 포스트모던 관련 논문 번역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4. 벤야민의 메시아주의를 ‘저항의 미학’의 ‘기억의 여신’에 대조하는 일이 머릿속에서만 진행 중이다.
5. 아젠다 2010 서술 및 비판
6. 독일 통일관련 발제, 연설 등 전환점을 이뤘던 사료 번역
7. 번역에 대한 숙고
8. 뮌헨 축구클럽 회장 울리히 회네스의 탈세와 자유형선고 관련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독일 엘리트들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어떤 심성이 형성되었는지 서술하는 일.
9. 우크라이나 문제를 민중(das Volk)과 민족(ein Volk/Nation)이 어긋나는 걸로 이해하고 서술하는 일. 관련 우크라이나 민족의 형성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일.
헤겔의 diktum "Die Kraft des Geistes ist nur so groß als ihre Äußerung, seine Tiefe nur so tief, als er in seiner Auslegung sich auszubreiten und sich zu verlieren getraut.(정신현상학 서론)에 기대어 폼을 잡고 “괜찮아” 해 본다.
2021/05/15 |
2021/03/10 |
2021/03/09 |
2021/03/08 |
2021/02/06 |
댓글 목록
일몽
관리 메뉴
본문
6,8,9번을 연관지어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는 것 같네요. 최근 유럽에서 극우의 부상은 주목할만한 점이죠. 그들은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 국민전선은 자유주의적인 가치를 존중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들의 적은 우리가 아닌 그들, 이민자들이고 헝가리 극우의 적은 집시들이고 우크라이나 극우에게는 경제를 말아먹은 러시아와 유대 마피아들입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서방의 극우는 유럽연합에 반대하고 또 자기들끼는 유럽극우연합을 결성하려고 합니다. 골때리는 상황인거죠. 심지어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는 자기들에게 유리하다는 이유로 푸틴을 숭배합니다. 그 반대편에는 유럽연합과 유라시아연합이 있고 유럽의 극우현상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역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상황은 푸틴에게 유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서방을 포기하고 동유럽을 택하면 독일의 동진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러시아가 부상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많은 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미스터리입니다.부가 정보
ou_topia
관리 메뉴
본문
이번 EU 의회선거에서 극우가 더 많이 득표할 거라는 건 거의 기정사실이라는 점, 프랑스에서는 어쩜 FN이 최대 득표정당일 될 거라는 점, 몇몇 EU 회원국에서는, 특히 동유럽에서는 쉽게 30%을 넘을 거라는 점 등 극우 세력의 정치세력화와 그 확대가 걱정스러운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발전이 어디까지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유럽의 상황과 비교될 수 있는지 분석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독일의 경우 기존 극우 외 유로반대파들이 창당한 AfD(Aufbau für Deutschland/독일을 위한 약진)당이 있습니다. 지난 독일 총선에서 5%을 약간 밑돌게 득표해서 연방하원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유럽의회에는 진출할 거라고 다들 내다보다 있으며, AfD이 겉은 ‘못난 남유럽을 유로 존에서 나가게 하여’ 독일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지만 속은 사실 극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의 독일 엘리트의 재구성과 관련해서는 대충 이런 생각입니다. 우선 세련되었습니다. 독일 신자유주의 개혁의 대명사가 된 아젠다 2010 개혁안이 정당, 정부, 그리고 연방하원에서의 토론을 거쳐서 만들어진 공화주의적인 개혁이 아니라 베르텔스만 재단을 마련한 청사진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 개혁이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여기 진보넷에서 한두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베르텔스만 재단이 진행한 연구영역과 policy advice를 보면 다문화사회 등 언뜻 매우 진보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옹호에는 한 발짝의 물러섬도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예컨대 다문화 사회, 차이 존중 등등이 자본주의 현대화/재구성에 필수적인 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뮌헨 축구팀 회장 회네스와 관련해서는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얽혀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만을 언급하자면, 아젠다 2010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개혁으로 과거 서독의 복지국가를 와해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게 뭐냐면 복지 문제를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불쌍한 마음에 구제하는 구제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회네스는 사실 상당히 많은 돈을 기부하고 사회구제사업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내가 니들 공공사회보다 모든 면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교만이 있었습니다. 이런 발언을 현재 시청률이 가장 높은 토크쇼 “Günther Jauch"에 나와서 서슴없이 했고요. 뭐 복지의 미국화라 할까요. 복지를 자선사업으로 보는 시각.
부가 정보
일몽
관리 메뉴
본문
"여기서 우리가 흔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예컨대 다문화 사회, 차이 존중 등등이 자본주의 현대화/재구성에 필수적인 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중요한 점을 지적한 것 같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세요.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4/feb/15/austria-jorg-haider
The secret of its success, he says, has been to tap into the anger of the "losers from globalisation" under its leader since 2005, Heinz-Christian Strache. "Austrians are very anxious and very conservative. And now a majority are against the EU," says Bauer.
유럽의 극우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최근에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기사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독일에 갔던 90년대 초반에만 해도 독일에서 터키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기승을 부려서 독일에 갈 때 겁을 먹었는데 막상 가보니 일상은 평온했습니다. 그것은 그 당시 뉴스에서 매일같이 시위가 나와도 일상은 평온한 것과 같은 거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독일에 가기 전에 독일어를 배웠던 한 독일인은 한국에 갈 때 친구들이 한국에서는 매일 데모를 하는데 위험하니까 가지말라고 만류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독일에 있을 때 잊지 못할 일이 있습니다. 지하철에 4명이 앉는 칸이 비어있었는데 제가 거기 앉았습니다. 독일인들이 저를 보고서 모두 다른 자리로 가서 결국 그 자리에 저를 포함해서 네 명의 외국인이 타고 갔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스카프를 한 여성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금 우리가 지금의 정세를 냉전이나 또는 제국주의와 많이 비교를 하는데 결국은 어떤 양의 차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평소에도 실업, 범죄, 이민에 대한 불만이 존재하지만 위기에는 그것이 증폭되면서 마치 새로운 현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정병기 교수는 서유럽 네오포퓰리즘 발흥의 정치ㆍ경제적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http://jungbyungkee.net/partyelection/comparatisticetc/west_european_populism.htm
"또한 세계화의 이념이 확산됨으로써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갈수록 ‘열린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이것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열패자를 양산하고 이들의 불만을 누적시켰다( 정환, 2008: 14). 그에 따라 귀속감의 대상을 상실한 사회경제적 열패자들은 이른바 ‘닫힌 사회’를 부르짖는 네오포퓰리즘 정당들의 좋은 고객이 될 여지가 생겨났다. 이 정당들은 기존 지지층인 소시민 계급(petite bourgeoisie)을 향해서는 법과 질서의 확립이라는 국가 고유 기능의 강화를 내세우며 조세 저항 등을 부추기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한편, 산업자본주의가 제공하던 안정된 삶을 그리워하는 노동자 계급에게는 부의 재분배와 불평등의 완화 그리고 자국민에 국한해 혜택을 주는 복지를 약속하기 시작했다. 특히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네오포퓰리즘 정당인 진보당이 내세우는 ‘복지국수주의론’은 이러한 배경에서 복지 재원의 고갈을 불안해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쟁을 두려워하던 노동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왔다(Hermet, 2001: 350-362).
서유럽 네오포퓰리즘의 성장에는 유럽 통합도 크게 작용했다. 유럽 통합은 지구적 차원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항하고 경쟁하기 위해 지역적으로 블록화한 ‘작은 세계화’로 추진되었기 때문이다(정병기, 2005 참조). 유럽 통합은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 정체기에 이르기까지 경제 통합을 위한 정치 통합으로 진행되어 오다가, 그와 동일한 맥락에서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지구적 세계화에 대항하는 ‘작은 세계화’로 재촉진되었다. 이 ‘작은 세계화’는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화에 대항하는 지역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유럽 차원에서 새로운 경쟁 블럭을 형성하여 역내 국가들을 통합해 나감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다. 따라서 지구적 차원에서 경제적 효율성 제고와 영향력 확대를 두고 타경제권의 세계화 전략에 경쟁하고 저항하면서 역내에서는 또 다른 세계화를 추진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사실들을 이해하고 있다면 먼 일처럼 느껴지는 독일 사정도 이해하기 쉬울 것이고 아마도 그것은 우리에 대해서도 많은 사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줄 겁니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