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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시도: 훨더린의 송가 "라인강" - 1

[일러두기: 번역이라기 보다는 이 시를 이해하려는 독해다.]

 

라인강[의 하이데거식의 존재가 아닌 역사적인 삶]  
이작 폰 싱클레어에게 [헌사]

 

나는 [세상사의 흐름과 결별된] 무성하게 우거진 (dunkel) 담쟁이덩굴 안에서 시간의 흐름을 망각한채, 숲으로 들어가는 협로의 언저리에서, 하염없이 [독어의 과거를 희랍어 과거형인 아오리스트로 이해하고 이렇게 번역] 앉아 있었다.  생각으로 다다를 수 없는 태고의 그때였다. 샘터(Quell)를 찾아, 태고로부더 하늘님의 성이라 일컫고 내 눈엔 신의 모습인 알프스 산맥의 계단을 내려오는 금빛찬란한  [시간의 흐름이 정지된] 정오였다. 아직도 이것저것이 내밀하게 결정되어 인간에게 이른다는 알프스산맥, 거기로부터 나는 숙명을 청취했다.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 따스한 그늘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푹 빠진  나의 혼이 이탈리아로 쏠리고 나아가 뽕나무 우거진 희랍의 모레아 반도로까지 배회하기 시작한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숙명은 하이데거 식의 위로부터 오는 존재의 숙명이 아니었다. 아래로부터 오는 역사의 숙명이었다.]

 

태고의 무시간성에서 지금(ᅠjetzt)이 나를 깨웠다. [신들이 재밌게 사는 위로부터가 아니라] 산맥 안으로부터, 하얀 눈으로 뒤덮혀 은빛찬란하게 빛나는 정상이 아니라 아래쪽 깊은 곳으로부터, 그리고 [소와 양이] 유희하는 녹지 아래로부터, 우거진 숲들이, 첩첩 바위들이 전율을 느끼면서 온종일 내려다 보는 그곳으로부터, 가장 차가운 심연으로부터 나는 젊은이의 [라인강의] 소리를, 해방을 신음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미쳐 날뛰고, 어머니 지구와 그의 씨를 뿌린 천둥의 아버지게 한탄하고 자비를 구하는 걸 보았지만 덧없는 인간들은 그곳을 피했다. 광명이 없는 곳에서 결박된채 몸부림치는 그의 모습, 반신(半神)의 광란이 보기에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Der Rhein

An Isaak von Sinclair

 

Im dunkeln Efeu saß ich, an der Pforte
Des Waldes, eben, da der goldene Mittag,
Den Quell besuchend, herunterkam
Von Treppen des Alpengebirgs,
Das mir die göttlichgebaute,
Die Burg der Himmlischen heißt
Nach alter Meinung, wo aber
Geheim noch manches entschieden
Zu Menschen gelanget; von da
Vernahm ich ohne Vermuten
Ein Schicksal, denn noch kaum
War mir im warmen Schatten
Sich manches beredend, die Seele
Italia zu geschweift
Und fernhin an die Küsten Moreas.

 

Jetzt aber, drin im Gebirg,
Tief unter den silbernen Gipfeln
Und unter fröhlichem Grün,
Wo die Wälder schauernd zu ihm,
Und der Felsen Häupter übereinander
Hinabschaun, taglang, dort
Im kältesten Abgrund hört'
Ich um Erlösung jammern
Den Jüngling, es hörten ihn, wie er tobt',
Und die Mutter Erd' anklagt',
Und den Donnerer, der ihn gezeuget,
Erbarmend die Eltern, doch
Die Sterblichen flohn von dem Ort,
Denn furchtbar war, da lichtlos er
In den Fesseln sich wälzte,
Das Rasen des Halbgot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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