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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3

  • 등록일
    2009/07/03 13:59
  • 수정일
    2009/07/03 13:59

2009년7월3일의 단골 커피숍아침에 그녀가, 왜 요즘은 블로그에 '글' 쓰지 않느냐, 고 했다. 응? 아, 일상 얘기?, 라고 대답하고 문득 요사이 내 생활의 보폭을 생각하게 된다. 가만히 보니, 다시 잰걸음이다. 천천히 걷자고, 둘러보며 걷자고, 그렇게 다짐하고, 말하고 했는데 어쩌다 보면 어느새 걸음이 빨라져 있다. 

 

다시 느긋해지기로 한다. 번역은 꾸준히 진행중이고, 8월까지는 무난히 해 낼 것이다. 논문관련 책들을 읽고, 틈틈이 의뢰 받은 글과 칼럼글을 쓰면 된다. 독서계획도 별 어긋남 없이 진행 중이다. 다음 주면 이사를 갈 것이고, 이제는 정말 햇살을 받으며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지하생활자는 ya basta ~~

 

지금 있는 여기 커피숍도 이제 올 일이 없어질 것이다. 새 터전에 또 익숙해져야 하리라. 조용하고 싼 커피숍이 있으면 좋으련만 ... . 공원이 근처에 있다는데 반드시 가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나 혼자 살 곳이 아니니까, 그 사람과 함께 조곤조곤 얘기하면서 걸어다닐 산책로가 거기 있으면 좋겠다. 여름이면 과일 싸가서 자리 펴고 먹고, 겨울이면 뽀드득거리는 눈을 밟을 수 있게 말이다. 

 

아, 그리고 꽤나 놀라운 책을 발견했다. 내 논문 주제를 그대로 담고 있는 새 책이 곧 출간될 예정이란다.논문 주제를 '강탈'당한 느낌이 들어서 처음엔 좀 충격이긴 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나와 흡사한 생각을 저 먼 곳에서 같이 하고 있는 이 학자가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대뜸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계속 관심을 가질 듯...   

 Deleuze and Ricoeur: Disavowed Affinities and the Narrative Self, by Declan Sheerin

 

리꾀르의 'the self'를 들뢰즈의 주체화 양식 비판을 통해 재구성하고 극복하려는 시도로 보이는데, 내 의도와는 좀 다르다. 한 번 읽어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논문의 범위와는 좀 차이가 있을 듯 ...

 

아,,, 비가 한참 오더니 날씨가 개고 있다. 어제는 굉장한 천둥-번개였다. 연구실 선생님 한 분이 오는 도중 뒷차에 벼락이 떨어진 현장을 목격했다고 겁에(?) 질린 채로 상황 설명을 했었다. 옆에 있던 분이 그러시더라. 어째 벼락 맞을 놈들은 안 맞고  (이 말에는 분명 명바기 패거리들은 안 뒈지고, 라는 함축이 있다. 점잖은 분이라 표현이 그렇지 않은 거다) ...  

 

기사스크랩을 좀 더 하고, 수업을 갈 것이다. 감기가 한 달 넘게 그녀를 따라 다닌다. 뭘 먹어야 건강해 질런지 ... 어디 히말라야 정상에 핀 연꽃이라도 따다 다려 주려나 ... 음. 갑자기 골똘해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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