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조선 산업 자본가들의 불황 타개책


침체기에 빠진 조선 산업
2008년 8월만 하더라도 활황에 젖어있던 조선 산업이 급전직하를 하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BDI)만 보더라도 2008년 5월 1일 1만 1793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BDI는 2008년 11월 26일 762포인트를 기록해 BDI가 6개 월 여 만에 93.5% 떨어진 것이다.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009년 C&중공업의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진세조선, 녹봉조선 등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신조의 발주취소와 인도 연기, RG(선수금 환급 보증) 중단 등으로 인해 작년 12월에는 중견기업인 SLS조선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빅 7에 속하는 한진중공업은 작년에 수주가 없다는 이유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예고했다.
한편 조선 산업의 선행산업인 해운업도 위기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외신에 의하면 작년 9월까지 세계 주요 해운사 16곳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 누적 적자가 120억불에 달한다고 한다. 국내 해운사들도 올 들어 줄줄이 영업적자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저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윤 쫓아 과잉설비
이렇게 조선 산업이 급격한 침체를 겪게 된 배경은 다름 아닌 과잉설비에 있다. 2003-2008년 동안 조선 산업은 유례없는 최대 호황을 맞았다. 2007년의 경우 발주량 대비 건조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 결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설비를 새로 확충하기 시작했다. 선박이 부족하니 신조가가 올라가고, 해운운임이 올라가는 선순환과정이 이어졌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급격한 침체는 해상 물동량 감소→해운 운임 용선료 하락→선박 가격 하락→선박 발주 취소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결과 2009년 전 세계 신조선발주량은 전년대비 83.6%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선박제조 가격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2009년 4분기 말 선가는 최고치인 2008년 8월에 비하여 27.4% 하락한 수준) 수출 1위, 무역수지 흑자 1위 산업이었던 국내 조선 산업 역시 세계 조선 산업의 불황과 맞물려 수주량이 떨어지고 있다.


2010년 경제회복 전망과 맞물려 조선 산업 역시 회복세를 전망하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 산업은 장기호황과 맞물려 신규업체들의 신조 사업진출과 설비증설을 통해 최대의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바로 늘어난 설비자체가 문제가 돼버렸다. 

1월 22일. 정리해고 반대 투쟁에 나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사진출처 금속노동자


‘위기 극복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 

대규모 조선업체는 조선 산업이 포화된 상태와 중국의 추격이라는 상황에서 풍력, 태양전지, 석유운송사업, 부동산, 유전개발 등 업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동시에 이미 주요 조선소는 사내하청 형태의 비정규노동자들이 정규직 보다 2~3배 이상 많으며, 중소형 신조 조선소는 노동자가 모두 비정규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은 비정규노동자들을 대량 해고가 일 순위다. 하지만 소리 없이 사라지는 비정규노동자들의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선 산업 호황시기와 전면적인 노동유연화가 맞물려 최대의 이윤을 뽑아냈던 자본들은 이제 ‘불황’을 이유로 노조도 없이, 법제도적 보장도 없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며 노동하던 비정규 노동자들을 잘라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급기야 해고의 칼날은 정규직 노동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비용절감을 이유로 한 해외공장도 확대되고 있다.(신조보다 블록공장은 해외에 더 많이 진출해 있다) 일부 조선소는 도크의 축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조선설비의 과잉의 문제와 해외공장 문제가 같이 연동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조선 산업 비정규직 조직화와 해외공장에 대한 규제와 대응이 조선 산업 노동자들에게 절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안재원(금속노조 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