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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3
    화합과 통합, 집권기반 강화를 위한 수사일 뿐
    PP

화합과 통합, 집권기반 강화를 위한 수사일 뿐

용산은 7개월 전 예전의 용산 그대로다. 시신은 여전히 차디찬 냉동고에 안치되어 있고, 유족들은 장례식장에서 생활하고 자녀들은 학교와 장례식장을 오간다. 남일당엔 열사들의 영정이 변함없이 드리워져 있고, 유족과 천주교 사제단의 천막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렇듯 용산은 그대로인데 이 땅은 재개발의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공황으로 주춤하던 재개발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하고 집값은 물론 전세값은 27주 연속 급등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공황을 맞아 이명박정권은 결정적인 붕괴를 막기 해 구제금융과 정부의 빚보증을 기본으로 하고 거품을 유지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지급보증을 포함하여 1/4분기에만 132조나 되는 돈을 풀렸다. 시중에는 돈이 넘쳐나고 주식, 부동산에 불이 붙었다.

 

허울이야 좋은 ‘서울르네상스’라는 프로젝트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명박의 아류에 불과한 오세훈도 내년 지자체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용산에서뿐만 아니라 재개발이 있는 모든 곳에서 돈과 관련한 잡음과 분쟁이 생기자, 조합이 아니라 구청이 시행자가 되는 ‘공적개발’을 얘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 말이 공적개발이지 여전히 거주자 특히 세입자, 영세상인들은 배제된 재개발정책일 뿐이다.

 

상황은 이렇듯 변한 것이 없는데 얼마전 서울시장 오세훈은 조계사 총무원장과 천주교 사회사목 주교를 찾아가 용산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책임을 지지 않고 종교계가 나서서 모금을 하고 유족들을 설득해서 마무리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문제의 본질을 모르지 않는 바에야 그에게는 미봉과 서울시장 뱃지만 눈앞에 아른거릴 뿐이다.

 

주식과 부동산이 춤을 추고 공황이 끝나간다며 출구전략이 어떠니 떠들썩해도, 일자리를 찾기는 더 어렵고 가계부채는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더구나 이제 찬바람이 불어오면 재개발지역에서 쫓겨날 사람들의 심정이야 어디에 비유를 하겠는가. 외환위기 이후 벤처열풍에서부터 부동산까지 바람의 원조격이랄 수 있는 김대중대통령이 쓴 일기 1월 20일 자에 “용산구의 건물 철거 과정에서 단속 경찰의 난폭진압으로 5인이 죽고 10여 인이 부상 입원했다. 참으로 야만적인 처사다. 이 추운 겨울에 쫓겨나는 빈민들의 처지가 너무 눈물겹다”는 언급 한마디에 위안을 삼는 이 상황과 처지가 개탄스럽기만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화합과 통합의 구심력을 만들어내려면 중도실용의 길을 가야한다”고 밝힌 데 이어 24일 22차 라디오연설에선 “국정운영에서 ‘통합’을 가장 중심적인 의제로 삼을 것”이라고 역설했었다. 날치기처리 한 미디어법이 원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그리고 4대강 살리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화합은 없고, 정리해고 저지투쟁에 나섰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통합은 없다. 용산에서 다섯 분의 열사가 요구한 임시상가와 임대상가를 보장하는 순환식 개발이 보장되니 않는 한은 화합은 없고, 이명박대통령이 다섯 분의 열사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한 통합은 없다. 그렇기에 그토록 외쳐대는 화합과 통합은 취약해진 집권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그 싸움에 유족 그리고 범대위가 주저않는 일도 없음은 분명하다.

이종회(용산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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