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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공짜휴가 하루를 받았다. 예정된 출장기간 하루전에 일이 다 끝났는데 팀장은 그냥 하루 쉬란다. 남들 다 일하는데 하루 쉬는 건 정말 좋더라. 평일임에도 늦잠도 자보고 점심은 서대문근처에서 일하는 친구를 불러내서 먹고 혼자 영화한편 보러갔다. 코아아트홀에서 "나쁜교육"을 아직 하고 있어서 표 끊어서 들어갔는데, 객석에 앉은 사람들이 거의 혼자서 띄엄띄엄 앉아 있어서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다.
알모도바르 영화는 몇개 본게 없지만(키카, 그녀에게 2편?) 본 후에 후회한 적은 없었는데 이 영화도 역시나 그렇더라.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넘들이다. 앙헬은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형수와 바람난 옥따비오역으로 나왔던 배우고, "그녀에게"에서 봤던 등장인물들이 여럿 보인다. 신기하고도 반갑다. 특히, "그녀에게"에서 베니그노역을 맡았던 하비에르 까마라는 이 영화에서 많이도 망가지더라.
영화에는 남성들만 나와서 저마다의 사랑과 집착을 보여주는데, 나름대로 복잡한 스토리를 무리없이 잘 연결시켰다. 후반부의 반전도 쑈킹했고 말이다. 알모도바르를 나르시스트, 혹은 악동이라고 하는데 저 정도 재능이라면 그의 나르시즘은 귀엽게 봐 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겐 아직 "性"과 "예술"은 버거운 주제다. 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에 대한 어떠한 태도가 정치적으로 올바른지, 내 현재의 생각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이 영화를 보면서 참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 그런 이유에서 이 영화의 가치에 대해서 판단을 할 수는 없었다. 다만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이 낳게 되는 극도의 집착과, 사랑의 이기적인 속성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예전에 누가 쓴 글에서 "사랑 = 정주고 쪽파는 것"이란 표현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을 넘어서 버린다. 완전히...
암튼,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역시나" 화끈했다.
* 이 글은 미갱님의 [남성, 그들만의 세계를 엿보다]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미갱님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남성이 소통에 서툴다는 거 맞다. 그들의 대화에 자신의 솔직한 내면의 이야기가 상당부분 빠져있다는 것도 맞다. 솔직히 자신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건 (특히나 직장동료들과 같은 관계에서는) 거의 금기에 가깝다. 직장생활하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남성들... 왜 그렇게들 "쎈 척"하는지...
주류(?) 남성들의 세계는 나이, 직위 등의 요소에 의해 이미 짜여진 판이다. 거기에 들러붙지 않으면 "팽"당하기 쉽상이다. 대다수의 남성들은 여기에 잘 적응한다. 왜? 그것은 먹고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은 학교, 동문회, 군대에서 20여년간 이미 너무나 익숙하게 경험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남성적 소통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아마 "회식문화"가 아닐까? 지금은 내가 있는 팀에 기혼여성이 반수를 넘고 팀장이 그런 문화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회식을 거의 하지 않지만,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이노무 회식문화 너무 싫었다. 바람직한 회식이라면 맛난 것 좀 먹으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런 저런 얘기하며 리렉스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지 않나. 남성들은 항상 "자기보다 높은 분(?)들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고, 때문에 회식은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남성의 일장연설과 그를 상찬하는 용비어천가식 대꾸로 이루어지기 일쑤다. 그리고 이런 문화에 찌든 남성은 친밀한 개인적인 관계마저도 힘들게 된다.
또, 아랫사람이나 자신의 동기들과의 수평적인 관계에서 대화의 주도권은 자신이 잡아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인정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대화의 주도권을 뺏기면 기분 되게 나빠한다. 알량한 사회과학적, 인문학적 지식을 가지고 후까시 잡는 남성들도 되게 많다. 솔직히 나도 그런 면 많다. -_-;
신입사원 연수 받을 때 옆에 있던 동기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도무지 대화가 안되더라. 대화가 빙빙 도는 느낌이 들던데 일례를 들자면,
그놈 : 내가 대학시절에 글도 한번 써볼려고 했었는데...
나 : 그으래? 대단하네~ 소설쓰려 그랬냐?
그놈 : 응... 너 혹시 소설가 김영하씨 아냐?
나 : 들어봤던 것 같은데... 내가 대학교 2학년 때인가, <호출>이라는 단편집인가 한번 읽고 참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놈 : 근데 니네 팀장님은 잘 계시냐?
나 : ???
이런 식으로 얘기가 겉돌다가 밥 다 먹을 때까지 그녀석으로부터 재테크강의만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나는 재테크 얘기 듣기 싫어하지만, 그녀석은 자신있는 주제였거든. 이토록 표준적인 남성들의 대화는 일방적인 면이 많다.
예전에 책장에 꽂혀있는 <금성여자, 화성남자>를 스윽 들춰봤는데, 이런 책에 대한 나쁜 첫인상을 불식시켜 주더라. 남성이 고민이 있을 때 동굴로 들어간다는 것과, 여성이 남성에게 고민을 얘기했을 때 남성은 그에 대한 합리적인 최적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정작 여성은 대화를 통해 고민을 나누며 정서적인 위안을 얻는게 주목적인데 남성은 왜 자꾸 내가 이미 해결해 준 문제를 얘기하느냐며 "돌아버린다"니... 어머니가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을 때 나한테 전화를 해서 나한테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할 때마다, 왜 자꾸 그런 얘기 하느냐며 소리나 질러댔던 나는 차~암 반성 많이 했다. 특히 서구의 남성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건 참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디서나 남성은 "쎈 척"해야 하나 싶어 슬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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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영화 꽤나 재밌게 봤어요^^ 주인공의 영화안에서 멋진 외모로 표현되는 신부가 실제로 나타났을 때는 아저씨 같아서...조금 실망스러웠지만...크흐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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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용 이해하기 바빠서.... 느낌이 잘 안오드라구여. 4남자들의 욕망과 집착을 잘 그렸다고 평하던데... 전 그냥 심드렁하게 보고 말았답니다. 그 욕망들이 별로 이해가 안되서 그런가....?? ㅠㅠ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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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저도 신부의 진짜 얼굴 보고 깼답니다. 너무 세파에 찌든 모습의 늙은이라...juniyaho/그런 욕망을 느낀다면 저도 제 자신이 무서워질 것 같아요. 저도 사랑, 욕망, 집착... 이런 거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말이죠. 세상을 얼마나 더 살면 알게 될래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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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moon river" 넘 좋지 않나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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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순수하기만 했던 이나시오가 커서 망가진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알모도바르 감독을 보면 왠지 김기덕감독이 연상되요..
어젠 즐거우셨나봐요? 정양도 봤담서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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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사랑이란 그런 것인지... 전 좀 씁쓸하더라고요. 이나시오가 망가진 모습을 보고 왜 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어젠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대로 즐거운(?) 밤이었답니다:)부가 정보